망가진 부츠 11켤레에 복숭아뼈가 4개로 불었다, "후회 없이 뛰었다"는 차준환의 '위대한 4위' [IS 스타]

윤승재 2026. 2. 2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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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3974="">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갈라쇼가 끝난 뒤 차준환이 관중에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yonhap>


"강하게 마음 먹었죠."

빙판 위에서 아름다운 연기를 펼치며 전 세계를 감동시킨 차준환(25·서울시청) 화려한 비상 뒤에는, 뼈를 깎는 고통을 꾹 참고 올림픽을 위해 끝까지 내달린 눈물겨운 투혼이 숨어 있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역대 최고 성적인 4위를 기록한 차준환이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심각한 발목 부상과 싸워야 했다. 완벽한 연기를 위해 11번이나 스케이트를 교체했는데, 교체하는 과정에서 탈이 났다. 점프와 착지를 반복할 때마다 스케이트화에 지속적으로 맞닿는 복숭아 뼈, 발목에 무리가 왔다. 통증은 물론 발목에 계속 물이 차올라, 수시로 물을 빼내며 훈련을 강행해야만 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대회도 많았지만, 올림픽에서의 완벽한 연기를 위해 고통을 참고 더 뛰었다. 

<yonhap photo-3065="">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갈라쇼에서 차준환이 연기를 마친 뒤 관중에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yonhap>

하지만 차준환은 무너지지 않았다. 올림픽이라는 간절한 무대를 위해 그는 철저히 고통을 삼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빙상장 안에서는 결국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이 혼자 이겨내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그는 더욱 강하게 스케이트화 끈을 조였다. 경기 후 "복숭아뼈가 4개나 되는 느낌이다"라며 극심한 고통이 있었다고 고백한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 강하게 마음을 먹었다. 나 혼자서 오로지 준비해 온 과정을 쏟아내는 경기라, 내게도 의심을 주고 싶지 않았다. 경기 때는 흐트러짐 없이 잘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차준환은 동메달과 불과 0.98점 차이로 시상대에는 오르지 못했다. 쇼트 프로그램에서의 아쉬운 점수가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차준환은 웃었다. 그는 "(쇼트 프로그램 후) 점수에 대해서는 조금 아쉬움이 있었다. 내 생각보다 낮았다고 생각했다"라면서도 "경기하는 동안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했다. 모든 것을 다 쏟아부었기에 후회나 아쉬움은 전혀 없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차준환(가운데). 인천공항=윤승재 기자
<yonhap photo-7268="">한국 피겨 남자 싱글의 '간판' 차준환이 23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yonhap>

지난 한 달 반 동안 부상을 잊은 채 오직 연습과 실전에만 몸을 던졌다. 올림픽 준비에만 매진하느라 자신의 몸을 돌볼 여력조차 없었던 차준환은, 이제 모처럼의 휴식과 함께 다음을 기약한다. 귀국하자마자 "가족들과 따뜻한 식사를 하고 싶다"는 그는 "다음 올림픽(2030 알프스 대회) 출전에 대해선 아직 모르겠다. 2018 평창 때도, 2022 베이징 때도 다음 대회를 생각하지 못했다. 하루하루, 한 달, 1년 보내다 보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여지를 남겼다.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올림픽 무대를 향한 열정 하나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그의 헌신은, 그 어떤 메달보다 눈부신 '위대한 4위'로 팬들의 가슴 속에 짙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인천공항=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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