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사망에 멕시코 축구 '올스톱' 사태…이거 무서워서 월드컵 하겠나?

배지헌 기자 2026. 2. 23.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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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불과 넉 달 앞둔 멕시코가 거대한 불길에 휩싸였다.

멕시코 프로축구 리가 MX는 23일 열릴 예정이던 케레타로와 FC 후아레스의 경기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케레타로는 멕시코시티에서 약 210km, 이번 사태의 중심지인 과달라하라에서는 480km가량 떨어진 곳이지만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당장 25일 케레타로에서 열릴 예정인 멕시코 축구 대표팀과 아이슬란드의 친선 경기 개최 여부도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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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카르텔 수장 사망 후 멕시코 전역 소요 사태
-리가 MX 등 축구 경기 줄지어 연기 사태
-오토바이 소리에 여성 선수단 대피…테니스 대회는 강행
멕시코 축구 리그가 군과 마약조직의 폭력사태로 중단됐다(사진=나노바나나 생성이미지)

[더게이트]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불과 넉 달 앞둔 멕시코가 거대한 불길에 휩싸였다. 축구 경기장은 환호성 대신 사이렌 소리로 가득 찼고, 팬들이 있어야 할 관중석은 텅 비었다. 멕시코 최대 마약 카르텔의 수장이 군 작전 중 사망하면서 촉발된 보복 소요 사태가 멕시코 전역의 스포츠 시계를 멈춰 세웠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22일(한국시간) 멕시코 군이 감행한 습격 작전이었다. '엘 멘초'라는 별칭으로 악명 높은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의 수장 네메시오 루벤 오세구에라 세르반테스가 군과의 교전 끝에 숨졌다. 59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마약왕의 죽음은 폭동으로 이어졌다. 카르텔 조직원들은 도로를 점거하고 대형 마트와 은행, 차량에 불을 지르며 도시를 마비시켰다.
사망한 마약조직 두목 네메시오 루벤 오세구에라 세르반테스(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마약왕의 죽음이 부른 거대한 후폭풍

대규모 폭력사태는 축구계를 직격했다. 멕시코 프로축구 리가 MX는 23일 열릴 예정이던 케레타로와 FC 후아레스의 경기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홈팀 케레타로 구단은 팬들에게 "경기장으로 오지 말아 달라"고 간곡히 당부했다. 케레타로는 멕시코시티에서 약 210km, 이번 사태의 중심지인 과달라하라에서는 480km가량 떨어진 곳이지만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여자 축구 리그인 리가 MX 페메닐도 패닉에 빠졌다. 네카사와 케레타로의 경기 중 후반 초반 갑자기 선수들이 비명을 지르며 라커룸으로 도망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기장 인근에서 들려온 오토바이 배기음이 총성으로 오인된 탓이다. 현장의 한 관계자는 "당시 모든 이들이 극심한 공포에 질려 있었다"며 "오토바이 소리 하나에 발칵 뒤집힐 만큼 상황이 엄중하다"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소요 사태의 본거지인 과달라하라가 2026 월드컵 개최 도시라는 점이다. 과달라하라는 오는 6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조별리그 두 경기를 포함해 총 네 경기가 열릴 도시다. 당장 이번 주말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릴 예정이던 치바스 과달라하라와 클럽 아메리카의 라이벌 매치는 취소됐다.

할리스코 주정부의 파블로 레무스 주지사는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시키고 모든 대면 수업과 대규모 행사를 금지하는 강수를 뒀다. 국제축구연맹(FIFA) 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주정부 관계자는 "FIFA로부터 우려 섞인 연락을 받은 바는 없다"며 사태 수습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약 카르텔의 보복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월드컵의 안전한 개최를 낙관하기는 이르다.
대회 중단을 알리는 리가 MX의 공지(사진=Liga BBVA MX SNS)

공포 속에 강행되는 '아카풀코의 테니스'

축구와 달리 테니스 코트는 일단 문을 연다. 멕시코 게레로주 아카풀코에서 열리는 ATP 투어 멕시코 오픈 주최 측은 보안상의 이유로 대회가 취소됐다는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아카풀코는 미국 정부가 강력하게 여행 금지를 권고한 위험 지역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주최 측은 "모든 보안 프로토콜에 따라 정상적으로 대회를 운영할 것"이라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당장 25일 케레타로에서 열릴 예정인 멕시코 축구 대표팀과 아이슬란드의 친선 경기 개최 여부도 불투명하다. 멕시코 축구협회는 아직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거리에 군 장갑차가 깔리고 화염이 치솟는 상황에서 국제 경기를 치르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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