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재, 윤석열 '출금'한 출입국본부장에 "야당과 결탁했냐"

김종훈 2026. 2. 23.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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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중요임무종사 공판] 박성재 측, 배상업 전 본부장에게 "직업 있냐", "여전히 서운한가" 질문

[김종훈 기자]

▲ 박성재 전 법무부장관, 영장실질심사 출석 박성재 전 법무부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11-13
ⓒ 이정민
전 대통령 윤석열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한 배상업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야당과 결탁했냐"는 질책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박성재 전 장관 측은 불리한 증언을 한 배 전 본부장에게 "본부장 사임 후 지금까지 직업이 없지 않냐"며 "서운한 마음이 남아있지 않냐"고 물었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3부(재판장 이진관)는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의 재판에 배 전 본부장을 증인으로 불렀다.

이날 그는 지난해 4월 갑작스레 사의를 표명한 배경과 5월 사직 경위를 밝혔다.

"장관님(박성재)이 탄핵 기각으로 4개월 만에 복귀를 했다. 다음날 제가 업무 현황을 보고하러 들어갔다. 인사 문제를 보고했고, 윤석열 출국금지 관련해서 보고했다. 그랬더니 '왜 그것(윤석열 출국금지)을 국회에 공개했느냐'는 질책이 있었다. 질책하실 수는 있는데 결정적으로 그 와중에 '야당과 결탁했냐'는 그런 말을 들었다. 그래서 책임지고 사직하기로 했다."

배 전 본부장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 긴급 간부회의에 참석했던 인물 중 한 명이다. 25년간 출입국 관리 업무를 담당한 공무원으로, 12.3 내란 당시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으로서 출입국 심사, 출국금지, 대테러작전 부서 등을 총괄했다.

박성재 측, 윤석열 '출금' 시킨 증인에게 "직업 없지 않냐" 질문

배 전 본부장의 답에 재판부가 직접 박 전 장관의 질책 내용을 확인했다. 배 전 본부장은 박 전 장관의 질책은 "'보고 없이 왜 공지했느냐'는 취지"라고 말했다. '질책을 듣고 가만히 있었느냐'고 묻자 "공직 생활을 했지만, 그런 식으로 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한 걸음 더 들어갔다. 배 전 본부장을 향해 구체적으로 질책 받은 이유가 ⓵ 대통령에 대해서 출국금지 조치를 한 걸로 질책 받은 것인지 ⓶ 국회에서 출금 조치 사실을 공개한 걸로 질책을 받은 것인지 ⓷ 관련해 보고를 안 해서 그런 것인지 물었다. 이에 배 전 본부장은 "세 가지 이유가 다 있다"라고 답했다.

반대신문에서 박 전 장관 측 변호인은 공세를 취했다. "특정인에 대한 출국금지 공개가 원칙인지" 물었고, 배 전 본부장은 "통상적으로는 (공개를)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면서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밝히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박 전 장관 측은 배 전 본부장을 향해 "사직 이후 현재까지 직업이 없지 않냐"며 아래와 같이 물었다.

- 박성재 측 변호인 "증인(배상업)은 피고인(박성재)에게 질책을 받고 사직하겠다 한 뒤 5월 1일에 사직했다. 지금까지 직업은 없나?"
- 배상업 "없다."

- 변호인 "피고인의 질책, '야당과 결탁했냐' 이런 말을 듣고 서운했을 거 같다. 그런 마음이 남아있을 것 같은데."
- 배상업 "개인적으로 중요하다 생각하지 않는다."

- 변호인 "증인의 원래 임기는 언제까지인가?"
- 배상업 "2026년 말까지다."

이 말을 들은 재판부는 "서운하거나 화 나는 감정 때문에 증인의 증언에 영향이 있냐"라고 물었고, 배 전 본부장은 "그 당시에 그런 감정 있었겠지만, 나는 개인적인 감정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완전히 없어졌다고 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영향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2024년 8월 출입국본부장이 된 배 전 본부장은 앞서 '12.3 내란 사태' 뒤인 12월 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지휘를 받아 윤씨에 대한 출국금지를 했다. 배 전 본부장은 같은 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출국금지 사실을 직접 밝혔다. 그리고 4개월 뒤 박 전 장관이 복귀하자 질타를 받고 사직 의사를 밝히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성재, 출국금지팀 출근 대기 시켜라"
▲ 박성재 전 법무부장관, 영장실질심사 출석 박성재 전 법무부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11-13
ⓒ 이정민
배 전 본부장은 비상계엄 직후 박 전 장관이 출입국심사과 내 출국금지팀을 출근 대기시키라는 지시를 했다고도 증언했다.

배 전 본부장은 2024년 12월 3일 오후 11시 3분께 박 전 장관으로부터 전화로 '출국금지팀을 빨리 대기시켜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출국금지팀만을 출근하라고 한 이유에 대해서는 "장관이 그렇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체포 대상자로 특정된 정치인에 대한 출입국조회, 여권검색 등 출국금지를 위한 사전조치 등에 대해 "어떤 요청, 어떤 조회 기록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계엄사령부에서도 이같은 요청을 해온 적이 없다고 부연했다.

다만 배 전 본부장은 지난해 2월 검찰 비상계엄특별수사본부에서 수사를 받을 당시엔 박 전 장관이 "비상 상황인 것을 알고 있느냐, 빨리 와라"라는 정도의 말을 한 것이 전부라고 진술했지만 6개월 후인 8월 내란특검의 수사에서는 "출국금지팀을 대기시켜라"라고 말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내란특검은 박 전 장관이 포고령 위반자에 대한 체포 등에 가담하기 위해 이같은 지시를 한 것으로 보고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적용했다.

박 전 장관 측은 이 지점을 파고들어 배 전 본부장의 진술이 왜 바뀌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에 대해 배 전 본부장은 "조사 받으며 장관께서 법무부 간부 중 저한테 제일 먼저 전화하셨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며 "뭔가 함의가 있는 게 아닌가 그 다음부터 더 기억을 하고 (구체적으로)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 전 본부장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 법무부 실·국장 간부회의에서 계엄의 위헌·위법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일부 간부들의 주장을 박 전 장관이 제지했다는 증언도 했다.

앞서 오전 증인으로 나온 승재현 전 법무부 인권국장도 "포고령 1항이 말하는 국회 정치활동 금하는 것은 명확한 위헌·위법"이라며 "문제가 있단 걸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일부 간부들이 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박 전 장관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내란 특검은 지난해 12월 불구속 상태로 박 전 장관을 재판에 넘겼다. 박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후 법무부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에 비상대기 명령을 내리고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교정시설 수용 공간 확보를 지시하는 등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또 김건희씨로부터 부정한 직무수행을 청탁받고 관련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게 한 혐의, 법무부 검찰과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담긴 문건을 작성하게 하는 등 의무 없는 일을 지시한 혐의도 있다.

박 전 장관은 모든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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