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놓치면 4년 기다려야 해... 이재명 정부 5극 3특 필요하다"

이영광 2026. 2. 2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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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이영광 기자]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행정통합이 이슈로 떠올랐다. 수도권 집중으로 인해 지방 소멸 우려가 커지자 지역이 통합하겠다고 나섰고, 정부는 통합한 지역에 예산을 많이 배정하겠다고 했다. 지역 통합이 지방 소멸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지방 소멸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 통합 문제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들어보고자 지난 19일 서울 용산역에서 마 교수를 만났다. 다음은 마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5극 3특 시도, 굉장히 필요하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이영광
- 이재명 정부가 5극 3특으로 지역 균형 발전을 시도하는데 어떻게 보세요?

"저는 굉장히 필요한 시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교통·통신의 발달 때문인데요.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면서 공간이 축소되고 있어요. 예를 들어 1950년대에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12시간 정도가 걸렸지만, 지금은 2시간 30분 걸리죠. 시간 거리가 줄어드니까 생활권 영역이 훨씬 넓어졌습니다. 이렇게 넓어진 생활권에 맞는 생활 인프라와 산업 인프라가 제대로 공급돼야 하는데, 지금은 행정구역이 이를 가로막고 있는 형국이에요.

우리나라 행정구역은 기본적으로 조선시대에 정해진 틀을 기반으로 하고 있거든요. 현재 비수도권에는 160개 정도의 기초 자치단체가 있는데 대부분 인구 감소 위기에 처해 있어요. 그래서 행정구역 통합을 통해 도시 경쟁력 강화해야 하고, 생활권에 맞는 인프라도 통합된 행정구역 안에서 제대로 설치할 필요가 있는 겁니다.

반면에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쏠리는 수도권 같은 경우 광역 교통망 개선 요구가 지속적으로 있어 왔어요. 그러다 보니 수도권은 촘촘한 광역 교통망을 기반으로 하나의 거대한 도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근데, 지방은 도시끼리 쪼개져서 있으니 어떻게 거대한 수도권을 이길 수가 있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권역을 넓게 보며 국토 계획 짜는 지금의 '5극 3특'은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방향이라고 봅니다."

- 광주·전남을 예로 들어볼게요. 원래 하나였다가 분리된 거잖아요. 그럼 통합했을 때 어떤 게 달라지나요?

"옛날에는 떨어져 있어도 행정을 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교통·통신이 발달했잖아요. 광주와 전남 주변 지역은 교류가 워낙 강하니까 하나의 생활권이 점점 넓어지고 있는 거예요. 그런 상황에서 광주과 전남에서 행정을 따로 하다 보니 엄청난 비효율이 생기죠.

옆에 있는 지자체들은 '광주한테 인구도 뺏기고 일자리도 뺏긴다, 청년들이 광주로만 향한다'며 불만이 있는 거죠. 반면 광주는 '내가 행정을 잘하니까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거다'라고 하니 협력하기 힘든 구조예요. 그렇다 보니 광주만 조금 발전하고, 그 광주마저도 수도권에 인구를 뺏기는 구조가 됐어요. 그러니까 '야, 이거 안 되겠다' 싶어 힘을 합치려는 거예요. 수도권이 하나의 통으로 묶인 큰 도시니까 우리도 경쟁력 있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합칠 경우 뭐가 좋냐면, 광역 인프라를 제대로 깔 수 있어요. 예전에는 군끼리도 서로 싸우잖아요. 그러면 중앙 정부 입장에서는 갈등을 완화하려고 철도를 딱 중간 지점에 배치해요. 응급 의료시설도 '나누기 N'으로 다 나눠주고요. 그러다 보니 규모가 크지 않은 시설들이 조각조각 들어가게 됐죠. 하지만 통합하게 된다면 아주 적당한 지역에 제대로 된 규모로 시설을 넣어서, 초광역권 주민들이 다 쉽게 활용할 수 있게끔 만드는 거죠."

- 그럼, 차라리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로 통합하면 어때요?

"저는 그래야 한다고 보고 있어요. 그런데, 기본적으로 통합이 가능하려면 단체장과 합의돼야 하고 주민들의 수용성도 있어야 해요. 사실 호남권도 지금 광주·전남 논의가 있지만, 저는 전북까지도 같이 포함해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거든요. 그런데 이게 힘든 거예요. 그래서 일단 될 수 있는 것부터 먼저 진행하고, 차츰 교통·통신이 더 발달하게 되면 덩어리를 더 크게 키워나가는 방향이 실현 가능성 높지 않나 생각합니다."

- 근데 그렇게 하면 인구가 너무 많지 않을까요?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반대 의견도 있어요. 옛날에 '리전 스테이트(Region State)'라고 지역 국가 개념이 있었거든요. 엄청난 자치권을 가지고 그 지역이 국가처럼 작동하게 하는 건데, 대략적인 사이즈가 인구 500만 정도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인구 500만 정도가 되면 의료, 일자리, 복지 정책들을 자기들만의 자율권을 가지고 할 수 있습니다. 도시 국가들도 되게 조그맣지만 하나의 국가잖아요. 광주·전남의 경우 330만~340만 정도로 조금 부족하긴 하지만, 그 정도면 엄청난 자치권을 가지고 다른 국가와 경쟁할 수 있는 사이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구가 그렇게 많다고만 볼 수는 없어요."

"제일 중요한 건 교통망 확충"

- 지역 통합을 정부가 추진하는 건 어떻게 보세요?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이에요. 지금은 통합 자체에만 신경을 너무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통합은 수단입니다. 통합한다고 해서 지역이 저절로 발전하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더 안 좋아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통합의 궁극적인 목적을 고민해야 합니다.

최근 갑작스럽게 논의가 확 올라오면서 공간 계획이나 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 나중에 되돌릴 수 없는 정책으로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도 됩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 놓치면 또 다른 4년을 기다려야 해요. 그 과정에서 지역 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작용이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지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만 진행 과정에서 행정구역 통합의 본질은 무엇인지, 공간 계획이나 권한 이양, 특례 적용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반드시 병행해야 합니다."

- 정부는 통합한 지역에 예산을 많이 투입하겠다고 했습니다. 이게 지역 소멸을 막는 데 효과가 있을까요?

"투입된 예산이 정말 중요한 데 쓰여야죠. 그리고 우리가 그런 돈을 쓸 때는 중요도에 따라서 설계를 잘해서, 중요한 것부터 먼저 써야 돼요. 제가 보기에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 고민해 보면, 제일 중요하게 다뤄야 할 게 교통망을 제대로 까는 거예요. 바로 광역 교통망이죠. 지역과 지역이 서로 연계돼 이런 '선택과 집중'의 거점 체계가 제대로 설계될 수 있는 교통망을 먼저 까는 일에 굉장히 큰돈이 들어가야만 합니다.

그렇게 교통망으로 공간적 뼈대를 먼저 만들었다면, 그 위에서 우리 대학 교육은 어떻게 설계할지, 그다음 의료 시스템은 어떻게 구축할지, 또 문화관광 자원은 어떤 식으로 박물관 같은 것들을 제대로 구축할 것인지 고민해야죠. 최소한 서울만큼은 아니더라도 수도권에 견줄 수 있는 그런 시설들이 들어갈 수 있게 하는 전략이 필요한 겁니다."

- 지역 통합 이전에 메가시티론이 있었잖아요. 지역 통합과 메가시티는 같은 건가요?

"메가시티가 조금 더 큰 개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메가시티는 행정구역 통합이 없이도 서로 지역과 지역이 연계되면서 형성될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서울 같은 경우 광역 지자체인 서울, 경기, 인천이 통합은 안 했잖아요? 하지만 메가시티예요.

그런데 행정구역 통합은 그런 거대 도시를 만들기 수월하게 해주는 일종의 행정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행정구역 통합을 하게 되면 광역권을 대상으로 직접 계획 세울 수 있으니까, 메가시티를 더 잘 만들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이 두 개념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유사한 개념이고요. 메가시티라는 개념이 행정구역 통합 이후의 초광역권까지 모두 끌어안는 개념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지방 자치제를 시행했습니다. 근데 지역 분권은 잘 안되는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지방분권과 그를 통한 자치는 우리가 반드시 지향해야 할 방향이에요. 지역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지 못하면 그만큼 역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지방자치 분권의 개념은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여태까지 권한 이양이 잘 안됐던 측면이 있어요. 지방이 160여 개의 기초 지자체로 자잘하게 나눠져 있다 보니, 정작 중요해지는 광역 행정의 수요와 매칭이 안 되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어떤 지역에 광역철도를 스스로 설계해서 넣어야 한다면 지역끼리 협력해서 '우리 광역철도 이렇게 놓겠다'는 계획을 올려야 하잖아요? 또 응급 의료시설을 제대로 된 위치에 설치해서 가능한 많은 주민이 혜택을 누리게 하려 해도 광역적인 행정이 필요하죠. 그런데 지금 구조에서는 그게 불가능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꾸 중앙정부가 기구를 만들어서 '너희끼리 두면 싸우니까 내가 하겠다'라고 개입하게 된 거죠. 결국 '나누기 N'이다 보니 지역에는 조그마한 시설들이 자잘하게 들어가는 결과만 초래했고, 지역은 살아나지 못했던 거죠.

지금 행정구역 통합이 중요한 이유는, 예전에 중앙정부가 광역 행정을 명분으로 쥐고 있던 권한들을 이제 지역이 합쳐서 '우리 이 정도 큰 지역을 커버할 능력이 되니까 이건 우리가 세우겠다'라고 당당하게 받아올 수 있는 토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힉부터 짜야"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이영광
- 정부는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저는 지금 서두를 필요 없다고 봐요. 하지만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은 확고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5극 3특'이라는 공간 구조로 재편되는 과정이잖아요. 이 구조가 재편되고 각 초광역권에서 구체적인 공간 설계가 나온 다음에, 공공기관이 지역과 잘 밀착해서 활력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입지해야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5극 3특에 대한 큰 담론은 있지만 아직 아주 구체적인 그림까지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조금 더 구체화될 때까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협업하며 이전 방식을 논의해야 합니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건, 첫째로 이걸 중장기적 과제로 남겨둬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협력입니다. 중앙정부는 이미 어떤 기관이 수도권에 꼭 있지 않아도 되는지 대략적인 리스트는 알고 있어요. 한 번 계획을 해봤으니까요. 하지만 여기서 핵심은 중앙정부가 '너희는 여기 가라'고 일방적으로 정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지역과 협업하면서 피드백 과정을 통해 결정해야 합니다. 1차 이전 사례를 보면 중앙정부가 주도하다 보니 지역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기관들이 갑자기 내려갔고, 결과적으로 지역과 밀착되지 못했거든요.

2차 이전을 한다면 지역에서 먼저 플랜을 짜야 합니다. '○○ 공공기관이 내려오면 우리는 지자체와 이렇게 협업하고, 지역 기업들과는 어떤 시너지를 내고, 대학과는 어떻게 연계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거죠. 그러면 지자체도 마음의 준비가 되잖아요. 물론 서로 좋은 기관을 데려가려 하겠지만, 거버넌스를 만들어 중앙과 여러 초광역권이 계속 피드백을 주고받다 보면 지역 스스로 설계한 밀착형 이전을 이룰 수 있을 겁니다.

참여정부 때 행정중심복합도시 하나와 혁신도시 10개를 만들어서 150여 개의 공공기관이 내려갔어요. 그런데 혁신도시 10곳은 너무 많았던 거예요. 게다가 그 혁신도시들을 기존 도시 외곽에 신도시 개발 방식으로 짓다 보니, 공공기관이 거기 가도 혁신이 일어날 수가 없었어요. 우리가 과거로 돌아가서 조금 다르게 했다면 어땠을까요? 예를 들어 광주권, 충청권, 호남권, 영남권 이렇게 몇 군데 거점에 150여 개의 기관을 집중시키고, 그 기관들이 가능한 기성 시가지(기존 도심) 안으로 들어갔다면 제 생각에는 지금처럼 지역 위기가 심각하게 이야기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 앞으로 전망은 어떻다고 보세요?

"앞으로 넘어야 할 허들이 꽤 있는 것 같아요. 행정구역 통합에서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는 '정치적 리스크'입니다. 어떤 단체장에게는 유리할 수 있지만 어떤 분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도 '통합하면 우리만 손해 보는 거 아냐?', '우리 인프라가 다 빨려 들어가는 거 아냐?' 혹은 '우리가 다 퍼줘야 하는 거 아냐' 같은 불안감을 가질 수 있죠.

이런 불안감들이 실질적으로 통합을 추진하고 특별법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큰 허들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만 우리가 지혜롭게 헤쳐 나간다면, 저는 행정구역 통합이 나중에 우리 지역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아주 소중한 첫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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