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심 꺾는 중복상장… 비율 18%에 이르러 증시 정상화 걸림돌

이광수 2026. 2. 23.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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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가 연초부터 가파르게 상승하는 데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가 맞물려 있다.

중복상장은 소액주주 손해로 이어지고, 한국 기업 지배구조에 대해 투자자의 불신을 높여 왔다.

중복상장은 언제든 한국 증시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시장 비판에도 국내 기업들이 중복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는 최대주주의 지주사 지분을 희석하거나 높은 금리로 차입하지 않아도 손쉽게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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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증시 프리미엄을 향해서]
기업들의 손쉬운 자금조달 수단
주주 손해·지배구조 불신 높여


한국 증시가 연초부터 가파르게 상승하는 데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가 맞물려 있다. 주주 이익이 제고되는 시장 환경의 변화가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는 게 ‘중복상장’이다. 한국 증시의 중복상장 비율은 18%에 이른다. 이례적인 수치다. 중복상장은 소액주주 손해로 이어지고, 한국 기업 지배구조에 대해 투자자의 불신을 높여 왔다. 중복상장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코스피 상승 랠리 지속 가능성은 지속해서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복상장은 언제든 한국 증시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중복상장으로 모회사와 자회사가 모두 상장되면 기업 가치가 중복으로 평가(더블 카운팅)돼 모회사 주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주요 지주사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보면 중복상장 리스크가 확인된다. 23일 기준 SK(0.75배), GS(0.48배), POSCO홀딩스(0.53배) 등의 지주사는 PBR이 1배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사가 직무를 수행할 때 회사는 물론 주주의 이익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내용이 상법에 포함됐지만 중복상장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복상장을 추진 중인 곳으로 SK㈜의 SK에코플랜트와 SK이노베이션의 SK플라즈마, HD현대의 HD현대로보틱스 등이 거론된다. 상장 주관사를 선정했거나 선정을 앞둔 상황이다. 최근 중복상장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일단은 절차를 중단하거나 연기를 검토하면서 상황을 살피고 있다. 그러나 상장 계획 자체를 철회한 것은 아니다.

중복상장은 매번 소액 주주의 반발에 직면한다. 그러나 반발이 관철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LS그룹은 시장 비판에도 자회사 LS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을 추진하려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거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야 상장 절차를 중단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L 들어간 주식은 안 사’라는 제목의 언론 보도를 인용하면서 “이 같은 중복상장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국민일보 1월 23일자 6면).

시장 비판에도 국내 기업들이 중복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는 최대주주의 지주사 지분을 희석하거나 높은 금리로 차입하지 않아도 손쉽게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어서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래 성장을 위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함이라면 모회사 증자 등을 통해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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