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 71.6% "통합, 주민투표 필요"… 반대 41.5%·찬성 33.7%

장재완 2026. 2. 2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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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리얼미터 의뢰 여론조사 결과 발표... 이장우 "껍데기·졸속 통합은 갈등 키워, 시민 뜻 받아들여야"

[장재완 기자]

 대전시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대전시민 인식 조사 결과.
ⓒ 대전시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법안이 국회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대전시가 시민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전시민 71.6%가 '주민투표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행정통합에 반대하는 의견이 찬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23일 오전 긴급 브리핑을 갖고, 지난 주말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대전시민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충남대전행정통합 대전시민 인식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전시 발표에 따르면, 주민투표 필요성에 관한 질문에 대전시민은 '적극 필요' 49.6%, '필요' 22.0%로 응답해 대전시민 71.6%가 '주민투표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 밖에 '보통' 13.7%, '불필요' 14.6%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행정통합 추진 과정에서 주민의 직접 참여를 통한 민주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시민의 인식이 드러난 결과"라고 해석했다.

행정통합 찬반을 묻는 질문에서는 '반대' 41.5%, '찬성' 33.7%로 조사됐다. 대전시는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의결에 따라 올해 7월 1일을 목표로 추진되는 행정통합에 대해 반대가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보통'이라는 응답은 24.8%였다.

지역별로는 유성구(46.6%)와 서구(43.6%)에서 반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연령대별로는 30대(53.4%)와 18~29세(51.1%)에서 반대 응답이 두드러졌다.

"지역갈등 심화·의견수렴 부족·정체성 훼손" 반대 이유 상위
 대전시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대전시민 인식 조사 결과.
ⓒ 대전시
반대하는 이유(복수응답)를 묻는 질문에서는 '지역 간 갈등 심화'(29.4%)가 가장 많이 꼽혔고, '주민 의견 수렴 절차 부족'(26.7%), '대전 정체성 훼손'(15.7%)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찬성 응답자들은 찬성 이유로 '행정 효율화'(46.4%)를 가장 많이 꼽았고, '수도권 일극체제 해소'(25.3%), '주민 편의 증대'(15.7%) 순으로 응답했다.

통합 시기와 관련한 질문에서는 '5년 이상 장기 검토 후 추진'이 38.4%로 가장 많았고, '2년 후 출범' 26.5%, '올해 7월 출범' 25.7% 등이 뒤를 이었다. 대전시는 "속도보다는 일정한 준비 기간을 두고 충분한 논의와 제도 보완을 거쳐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장우 대전시장 "절차 정당성 결여… '껍데기 통합'은 갈등만 키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 "행정통합이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추진되면서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주민 저항과 지역 내 갈등이 생기고 있는데, 이를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이 시장은 통합 추진 방식과 통합특별법 내용 논란을 언급하며 "고도의 자치권과 재정권 이양이 빠진 '껍데기 통합', '몇 년짜리 한시 특례에 그치는 졸속 통합'은 오히려 지역갈등을 키우고 통합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면서 "시민 다수가 요구하는 만큼 행정통합 추진 과정에서 주민투표를 실시해 직접적인 민의를 확인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시장은 "이번 조사 결과 71.6%의 대전시민들께서 주민투표가 필요하다고 응답하셨다"며, "그런데도 우리 시가 행정안전부에 주민투표를 요구했지만 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장은 "70%가 넘는 시민들이 주민투표를 해달라는 이런 결과가 나오는데도 답을 안 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밀어붙여서 과연 대전시민들이 통합에 대해서 용납하겠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통합 시기에 대한 응답과 관련해서도 "5년 이상 검토 추진이 38.4%, 2년 후가 26.5%나 됐다. 이 통합을 이렇게 빠르게, 그리고 제대로 된 권한이나 숙의 없이 추진하는 것에 대해 대전시민들은 상당히 부정적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전시민들의 71.6%가 주민투표가 필요하다고 하고 또 통합에 대한 충분한 숙의 시간을 가져야 된다는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행정통합은 근본적으로 지방분권에 맞는 재정·조직·인사·사업과 관련된 법안 안에 법률로 확실하게 담아서 지역에 혼란이 없을 때까지 논의를 충분히 해서 통합하는 게 맞다"라며 "이번 밀어붙이기식의 행정통합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장우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시민 의견 받아들여야"... "여권 지지층까지 반대"
 이장우 대전시장.
ⓒ 대전시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 여당을 향해 "대전시민들의 71.6%가 주민투표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고, 통합에 대한 충분한 숙의 시간을 가져야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 시장은 "행정통합은 근본적으로 지방분권에 맞는 재정·조직·인사·사업과 관련된 내용을 법률로 확실하게 담아야 하고, 지역에 혼란이 없을 때까지 논의를 충분히 해서 통합하는 게 맞다"며 "이번처럼 밀어붙이기식의 행정통합은 즉각 중단하고, 대전시민·충남 도민의 의견과 충분한 숙의 시간을 가지면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또 자신을 향해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는 민주당과 민주당 대전지역 국회의원들을 향해 "그동안 우군처럼 여겨왔던 시민단체부터 설득하기를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그는 "대전참여자치연대, 대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천안·아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전시민사회연구소, 대전공동체운동연합, 대전마을활동가포럼, 대전시민의회포럼, 정의당, 소상공인연합회 등 일부 여권 지지층까지 반대하는 상황을 뼈아프게 생각하라"고 일갈했다.

또 이 시장은 박정현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을 겨냥해서도 "페이스북에 '관변 단체를 동원'했다는 취지로 표현했던데, 요즘 관변 단체가 있느냐"며 "대전시는 누구한테도 직접 항의 집회(24일 예정된 통합반대집회)에 참석하라고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께서 가짜 뉴스 척결을 강조하고 있는데, 민주당 대전시당 위원장이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성을 찾으시기를 바라고, 대전시민들의 이익을 지키는 데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2월 20일부터 22일까지 대전 거주 만 18세 이상 시민 215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전화(자동응답 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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