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트럼프와 관세 협상 체결한 韓…NYT '실수였을까'

이민재 기자 2026. 2. 2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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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한국과 일본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일찍이 미국과 무역 협상에 나선 것이 실수였을지 자문하고 있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2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한 주를 무역 승리로 시작했지만, 주말 무렵에는 누가 이기고 있는지 아니면 누구도 이기고 있지 않은지 불분명해졌다고 논평했다.

지난주 초 일본이 미국에 360억 달러의 투자를 약속하고 주중 인도네시아가 자국 경제의 핵심 부문들을 미국 기업들에 개방하는 합의에 서명했지만, 주 말에 나온 미국 대법원의 관세 판결이 무역 협정 향방의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미국 대법원은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징벌적 관세의 법적 근거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판결 후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협정들 중 많은 수가 유효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일부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스스로 인정했다.

뉴욕타임스는 세계 상품의 대부분이 생산되는 아시아 각국 정부가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을 벌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나섰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들 국가들의 목표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자국 산업의 관세를 낮추는 것이었다"며 "정부 지도자들은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상당한 약속을 하면서 너무 많은 것을 양보하고 심지어 국가 주권을 희생했다는 정치적 비난까지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 인도네시아, 대만,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인도와 같은 국가들이 막대한 관세 부담에 직면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상당 부분 철폐하는 등 어려운 양보를 했다고 강조했다.

또 일부는 제재와 국가 안보 문제, 핵심 광물 조달 등과 관련해 미국과 보조를 맞추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는 자국 유권자뿐 아니라 중국과 같은 무역 파트너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주요 사안이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이 제한되면서 "아시아 여러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서둘러 무역 협정을 체결한 것이 실수였는지, 그리고 기존 협정들이 유효할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밝혔다.

APAC어드바이저스의 스티븐 오쿤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미국과 협정을 맺고 15% 이상의 관세에 동의한 국가들은 이제 불리한 입장에 놓였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해당 국가들이 재협상을 통해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해야 할지 아니면 보복을 피하기 위해 현재 상황을 유지해야 할지 고민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도쿄 주재 객원 연구원인 폴 나도는 "승자는 실제 무역 협상을 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아예 일본처럼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국가들"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과 일본이 자동차와 철강 부문에서 훨씬 더 높은 관세를 부과받았는데, 대법원 판결은 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도 짚었다.

매체에 따르면 한국의 알루미늄과 철강,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한국 정부가 지난해 10월 3천500억 달러 대(對)미 투자 대가로 관세율을 15%로 낮추기 전까지 가파른 관세에 직면해 있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의회가 합의안을 비준하지 않아 약속된 투자를 지연시키고 있다며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지만, 이런 위협 또한 이번 대법원 판결 이후 다소 그 위력을 잃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진단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원 판결 직후 15%의 새 관세를 부과한 것을 두고 한국과 일본, 유럽 등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들이 추가 부담을 떠안을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무역 연구기관 세계무역경보(GTA)는 새로운 단일 관세 체제에서 가장 큰 손해를 보는 나라는 영국으로, 평균 관세율이 2.1%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의 무역 협정에서 15%의 관세율에 합의한 유럽연합(EU)은 관세율이 0.8%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약 1천100개의 면세 품목을 계산에 포함시키면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됐다.

GTA는 한국과 일본의 경우 평균 관세율이 유럽연합(EU)의 0.8%포인트 상승보다는 적겠지만 일부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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