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민 “제 한복 핏 좋았다고요?…매 작품 새로운 날 발견해”

권남영 2026. 2. 2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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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은애하는 도적님아’ 도월대군 역
첫 지상파 주연… 배우 문상민 인터뷰
드라마 ‘은애하는 도적님아’ 주연배우 문상민. 어썸이엔티 제공


“평소 돌아다닐 때 사람들이 저를 잘 모르세요. 그런데 ‘은애하는 도적님아’ 방송 이후에는 길거리나 식당에서 어머님들이 바로 알아보시더라고요. 모자를 쓰고 있어도 ‘도월대군?’ 하며 알아봐 주세요. ‘이게 지상파의 힘인가’ 너무 신기했습니다(웃음).”

지상파 첫 주연작 ‘은애하는 도적님아’(KBS2)에서 도월대군 이열 역으로 뭇 여심을 사로잡은 배우 문상민(26)은 인기를 체감하느냐는 질문에 이처럼 해맑게 답했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드라마가 방영되는 두 달 동안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다. 그만큼 작품에 대한 애정이 컸다”며 “사랑해 주신 분들이 많아 감사한 마음”이라고 미소 지었다.

조선시대 배경의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낮에는 혜민서 의녀로, 밤에는 의로운 도적으로 살며 배곯은 백성들을 살피는 홍은조(남지현)와 왕의 이복동생인 이열(문상민)이 사랑에 빠지며 벌어지는 판타지 로맨스 사극이다. 우연한 계기로 영혼이 바뀌는 두 사람은 서로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게 된다.

드라마 ‘은애하는 도적님아’ 한 장면. KBS 2TV 제공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탄탄한 시청층을 토대로 높은 시청률을 이어왔다. 21일 15회에서는 7.7%(닐슨코리아·전국 기준)로 자체 최고 기록을 세웠다. 문상민은 “주연인 만큼 시청률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며 “‘과연 내가 사극 로맨스를 했을 때 사람들이 설레고 재미있어 하실까, 이게 통할까’ 걱정했는데 시청률이 점점 올라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작품이 전 연령층의 사랑을 받은 비결에 대해서는 “풋풋하고 말랑말랑한 청춘 로맨스가 시청자 호감을 끌었다고 생각한다. 후반부 반정이 다뤄지며 정치적 사건이 휘몰아치는 재미도 있었다”고 짚었다. 가장 큰 장점으로는 이선 작가의 탄탄한 각본을 꼽았다. 그는 “대사가 너무 아름다워서 글로 읽었을 때 느낌을 잘 전달하고 싶었다. 담백하게 표현하고자 노력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영혼 체인지’ 분량이 적지 않아 사실상 1인 2역을 소화한 셈이다. 열과 자아가 바뀐 은조를 연기하기 위해 평소에도 상대 배우 남지현의 말투와 몸짓을 세심히 관찰하고 분석했다. 문상민은 “열일 때와 은조일 때 연기 톤 차이를 확실하게 주고 싶었다”며 “내가 어색하지 않아야 시청자들도 즐겁게 받아들이실 거라는 생각에 최대한 자신있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돌이켰다.

드라마 ‘은애하는 도적님아’ 한 장면. KBS 2TV 제공


선배 남지현에 대해서는 배울 점이 많았다며 존경을 표했다. “지현 누나가 현장에서 스태프와 아역배우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며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역할을 완벽히 준비하는 모습도 놀라웠어요. 첫 리딩 때가 잊히지 않아요. 저의 말투와 표정, 습관을 완벽히 연구해 와 저처럼 대사를 소화하더라고요. 이렇게 멋있는 배우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게 복이라고 생각했죠.”

이번 작품에서 여성 팬들이 열광한 포인트는 문상민의 수려한 한복 맵시였다. 전작 ‘슈룹’(tvN·2022)에서 사극을 이미 경험해 본 터라 한결 자연스러웠다. 문상민은 “한복이 보기에는 정말 멋있지만 핏을 잘 잡기가 굉장히 어렵다. 엄청나게 많은 한복을 입어봤다. 수십 벌을 테스트해본 것 같다”면서 “한복 핏이 좋다고 얘기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에 재학 중인 문상민은 2019년 웹드라마 ‘크리스마스가 싫은 네 가지 이유’로 데뷔해 ‘마이 네임’(넷플릭스·2021) ‘방과 후 전쟁활동’(tvN·2023) ‘웨딩 임파서블’ (tvN·2024)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았다. 올해는 그의 배우 인생에 분기점이라 할 만하다. 지상파 첫 주연작 ‘은애하는 도적님아’와 첫 영화 ‘파반느’(넷플릭스)를 연달아 선보이게 됐다.

드라마 ‘은애하는 도적님아’ 주연배우 문상민. 어썸이엔티 제공


“제가 원래 감정 기복이 별로 없고 무던하고 평온한 편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무기력해질 때도 많아요. 근데 요즘 드라마가 공개되고 다양한 반응을 접하면서 ‘내가 연기를 하는 이유가 이거구나’ 느끼고 있어요. 아쉬운 점이 보이면 보완해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에너지를 끌어올려 다시 움직이게 되더라고요. 만약 연기를 안 했다면 기복 없이 재미없는 삶을 살았을 것 같아요.”

문상민은 “연기가 주는 재미를 계속 찾아가고 있다”며 “작품마다 새로운 문상민이 보이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다. ‘나에게 이런 얼굴이 있었나? 예전엔 자신 없다고 여겼던 부분도 이제 보니 꽤 괜찮네?’ 싶은 순간들이 생긴다. 여러 작품에 도전하면서 나의 새로운 모습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게 복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더 다양한 역할에 도전할 생각이다. 문상민은 “지금까지 재벌, 대군, 연하남 같은 부드러운 느낌의 역할을 많이 했는데 새로운 모습으로도 찾아뵙고 싶다. 캐주얼하고 수더분한, 때로는 거친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며 웃음 지었다. “인지도가 살짝 올라갔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많이 보여드리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더 열심히 일할 생각입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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