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이 쏘아올린 ‘강북 대개조’… 중앙정부와 협력이 과제

김용헌 2026. 2. 23.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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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지방시대]
지하 고속도로 건설·바이오시티…
강남·북 불균형 해소에 16조 투입
선거용 의심에 吳 “일회성 아니다”
세운지구·용산 등 갈등 해소 필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9일 시청 지하 서울갤러리에서 ‘다시, 강북 전성시대 2.0’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다시, 강북 전성시대.’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6년 신년사에서 가장 강조한 문구다. 강북권 정비로 서울의 강남·북 불균형을 해소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길이 20.5㎞ 지하 고속도로 건설, 바이오 클러스터 ‘서울 디지털바이오시티’(S-DBC) 조성, 광운대 역세권 개발 등 산업·교통·문화 분야를 넘나든다.

서울시는 지난 19일 ‘다시, 강북 전성시대 2.0’도 발표했다. 강북권 개발에 16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게 중심 내용이다. 공공기여금과 공공 부지 매각 수입을 재원으로 한 ‘강북 전성시대 기금’도 4조800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 기금은 강북권 인프라 개선에 투입된다.


시와 중앙정부 사이 갈등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종묘 앞 세운4구역 개발, 용산서울코어(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 등이 양측의 의견차로 늦어지면서다. 양측이 강북권 발전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문제가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북 대개조’, 산업·교통·문화 혁신

강북 전성시대는 서울 한강 북쪽인 서북권(마포·서대문·은평구), 도심권(용산·종로·중구), 동북권(강북·도봉·노원·성북·동대문·중랑·성동·광진구)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2024년 3월 처음 발표됐다. 52개 사업으로 구성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강북을 더 이상 베드타운이 아닌, 대한민국의 다음 성장을 이끄는 핵심 축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노원구 상계동 바이오 클러스터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 조감도. 서울시 제공


노원구 상계동 S-DBC는 디지털바이오 연구개발(R&D) 거점으로, 강북권 경제 부흥을 겨냥한 사업이다. 창동차량기지 부지에 조성된다. 2032년 준공이 목표다. 시는 S-DBC에 바이오 기업 800곳을 유치할 계획이다. 고용창출효과 8만5511명, 생산유발효과 5조9100억원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

시는 노원구 월계동 광운대역 개발 사업도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광운대역 물류부지(15만6581㎡)에 상업·업무시설과 공동주택 3032세대(최고 49층·8개동), 공공기숙사, 생활 인프라 등이 조성된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 광운대역 개발 조감도. 서울시 제공


이밖에 마포구 상암동 DMC 랜드마크·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는 첨단산업 국제교류공간으로, 성동구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는 79층 초고층 복합시설로 개발된다.

교통망 개선도 추진된다. 5조2000억원이 투입된다. 시는 먼저 마포구 성산나들목(IC)~중랑구 신내나들목(IC) 20.5㎞ 구간을 잇는 강북횡단 지하 고속도로를 건설한다. 2030년 착공해 2035년 개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는 개통 이후 지하 고속도로와 구간이 겹치는 내부순환·북부간선도로를 2037년까지 철거한다.

강북횡단선(동대문구 청량리역~양천구 목동역·25.7㎞), 우이신설연장선(강북구 솔밭공원역~도봉구 방학역·3.9㎞), 동북선(성동구 왕십리역~노원구 상계역·13.4㎞) 등 경전철도 구축된다.

시는 강북권 재개발·재건축 규제도 완화하고 있다. 고도·자연경관지구에 대한 공공기여율을 10% 이하까지 낮췄다. 또 환승역세권에서 비주거 용도를 50% 이상 확보하면 일반상업지역 용적률을 1300%까지 상향한다. 통일·도봉·동일로 등 폭 35m 이상 간선도로변에 대해선 인프라 개선을 위한 활성화 사업을 시행한다.

사전협상제에 따른 공공기여 현금 비중은 30%에서 70%로 높아진다. 대신 기반시설 설치 비중이 70%에서 30%로 낮아진다. 현금을 추가로 확보해 강북권 개발에 투입하겠다는 구상이다.

강북권 문화 인프라 개선도 추진된다. 내년 3월 도봉구 창동에 2만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케이팝 공연장 ‘서울아레나’를 개장한다. 동대문구 전능동에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연면적 2만5000㎡ 규모의 시립동대문도서관도 짓는다.

“선거용? 일회성 이벤트 아니다”

일각에선 오 시장의 강북권 개발을 6·3 지방선거를 의식한 선거용 정책이라고 의심한다. 국민의힘 지지세가 약한 강북권 표심을 노리고 정책을 시행한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강북권 개발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2008년 강남·북 재정 격차 완화를 위한 ‘재산세 공동 과세’를 도입했고 균형발전본부를 새롭게 조직해 균형발전을 상시화했다”고 말했다. 강북권 발전 정책이 자신의 1·2기 시정 때인 20년 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강남·북 균형발전이 중요해 강북 전성시대 정책에 협조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당연히 해야 할 강북권 개발을 오 시장이 자기만의 공인 것처럼 다루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엇박자 해소 필요

정부와의 협력은 과제로 꼽힌다. 강북횡단선은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기준 완화 없이 현실화가 어렵다고 평가된다. 2024년 6월 비용편익비(B/C)가 0.57로 측정돼 예타에서 탈락했다. 문재인정부가 수도권 사업에 대해 경제성 평가 비중을 70%까지 높인 게 발목을 잡았다. 시는 강북횡단선을 재추진하며 수도권 사업 평가 체계를 다시 마련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일부 정책에 대한 시와 정부의 시각 차이도 여전하다. 정부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경관을 훼손한다며 종로구 세운4구역 개발에 반대하고 있다. 시는 4자 협의회(시·국가유산청·주민·전문가)를 구성해 이견을 해소하자고 제안했으나 갈등의 골이 깊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정부는 용산구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대해서도 주택 1만가구를 조성해야 한다고 시를 압박하고 있다. 시는 최대 8000가구 공급을 주장한다. 공급을 추가로 확대하면 도로, 공원 등 기반 시설을 확충해야 해 사업 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22일 “시와 정부 모두 강북권 발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이견을 좁혀나가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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