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 러·우 전쟁 4년

2026. 2. 23.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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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2월 24일, 필자는 한 달간 연구를 위해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향했다.

군사 강국 러시아의 손쉬운 승리가 예견되기도 했지만, 우크라이나의 결연한 항전은 그러한 예견의 섣부름을 증명했다.

그러나 휴전안은 우크라이나 중립화와 군사력 제한 등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소한 물밑에서라도 러시아에 우리의 우려와 레드라인을 분명히 전달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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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상윤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


4년 전 2월 24일, 필자는 한 달간 연구를 위해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향했다. 비행기 환승을 위해 헬싱키에 내렸는데, 거기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을 들었다.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했다는 외신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쉽게 일어나겠느냐는 느긋한 평가도 많았기에 전쟁 발발 소식은 놀랍기만 했다.

확전 가능성과 전쟁이 미칠 영향 등에 촉각을 세우며 한 달을 보냈다. 러시아와 인접한 북유럽은 초긴장 상태였다. 냉전기에도 중립을 표방하던 스웨덴과 핀란드는 나토 가입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이후 실제로 가입이 이뤄졌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은 단결해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섰다. 다만 전쟁 수행은 오롯이 우크라이나의 몫이었다. 군사 강국 러시아의 손쉬운 승리가 예견되기도 했지만, 우크라이나의 결연한 항전은 그러한 예견의 섣부름을 증명했다.

혹자는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자초했다고 주장한다. 친서방적 행보와 나토 가입 지향이 나토 동진에 대한 러시아의 우려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일리가 없지 않지만 러시아의 침공은 도리어 우크라이나가 왜 나토 가입을 희망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었다. 2022년 4월 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협상을 통해 휴전 초안을 만들었지만 우크라이나가 결국 이를 수용하지 않아 전쟁 종결의 기회를 놓쳤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휴전안은 우크라이나 중립화와 군사력 제한 등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크라이나를 종속화하려는 러시아를 상대로 우크라이나가 협상만으로 최소한의 안보와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었을까.

전쟁은 교착상태에 빠지며 비극적 소모전이 되었다. 휴전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계속되지만 정작 협상은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작년 출범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크게 줄이는 한편 휴전을 위해 양국, 그중에서도 특히 우크라이나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하지만 국가적 생존(우크라이나)과 최고지도자의 정치적 생존(러시아)을 걸고 싸우는 양국은 쉽게 타협에 나서지 못한다.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으며, 그 사이 생명과 자원을 ‘갈아 넣는’ 피해와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사상자는 지금까지 각각 약 120만명과 50만~60만명으로 추산되며, 일부 연구는 2024년 이후 러시아군 일일 사상자는 1000명 이상이라고 본다.

양국 모두 병력자원 동원에 애를 먹고 있는데, 병력 손실이 더 큰 러시아는 북한의 전투병 파병을 계기로 북한과 밀착하고 있다. 이로써 러·우전은 우리에게도 강 건너 불이 아니게 됐다. 북한은 파병 병력의 인적 희생을 대가로 외교적 고립을 완화했고, 러시아로부터 각종 경제 지원과 무기 기술 제공도 얻었다. 러시아가 ICBM 완성을 위한 재진입 기술 등 핵심 군사 기술까지 제공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우리로선 그 가능성만으로도 중대한 우려 요인이다.

주한 러시아 대사가 지난 11일 북한 파병에 감사를 표하며 “조선인민군의 위대함을 잊지 않겠다”고 언급했는데,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공식 대응은 없었다. 최근 우리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러시아에 협조를 요청했다는 소식으로 미루어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러시아에 대한 유화적인 태도가 혹시라도 우리의 대유럽 관계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 최소한 물밑에서라도 러시아에 우리의 우려와 레드라인을 분명히 전달하면 좋겠다. 아직은 전망이 밝지 않지만 언젠가 전쟁이 끝나면 우리와의 경제 협력이 필요할 텐데, 이는 지금 러시아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마상윤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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