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쉽게 포기하지 않아”…믿고 싶은 에이핑크의 영원 [쿡리뷰]

심언경 2026. 2. 2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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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핑크 2026 단독 콘서트 ‘더 오리진 : 에이핑크’
그룹 에이핑크. 위드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에이핑크라는 이름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오는 4월, 데뷔한 지 만 15년이 되는 그룹 에이핑크(박초롱, 윤보미, 정은지, 김남주, 오하영)의 리더 박초롱이 이같이 말했다. 이른바 ‘마의 7년’을 두 번이나 넘은 팀은 뭐든 달라도 달랐다. 실력에서도 태도에서도 낡은 구석을 찾아볼 수 없었다. 21~22일 서울 장충동2가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6 단독 콘서트 ‘더 오리진 : 에이핑크’(The Origin : APINK)는 이들의 영원을 굳게 믿게 되는 자리였다.

‘더 오리진 : 에이핑크’는 2024년 12월 ‘핑크 크리스마스’(PINK CHRISTMAS) 이후 1년2개월 만의 단독 공연이다. 무엇보다 에이핑크의 데뷔 15주년에 개최한 콘서트다. 이들은 양일간 5200명 관객에게 ‘K팝 대표 장수 걸그룹’의 서사를 집약한 세트리스트를 펼쳐 보이며 롱런의 비결을 몸소 증명해냈다.

공연은 넷플릭스에서 에이핑크의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는 콘셉트의 영상으로 시작됐다. 에이핑크는 15주년을 맞이한 소감은 물론, 10대부터 함께한 멤버들과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10대의 끝자락에 만나 3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다”, “멤버들이 없이 지낸 시간이 더 짧다” 등 이들의 담담한 고백은 뭉클함을 자아내며 이번 무대의 의미를 재차 각인시켰다.

이윽고 데뷔곡 ‘몰라요’의 전주가 흘러나오고 핑크 드레스를 입은 멤버들이 등장했다. ‘부비부’(BUBIBU), ‘마이 마이’(My My), ‘노노노’(NoNoNo), ‘파이브’(FIVE)까지 활동 초창기 히트곡 메들리가 이어졌다. 세월이 실감 나지 않는 이들의 비주얼과 데뷔 티저를 재현한 영상은 관중의 추억을 소환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그룹 에이핑크. 위드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결같다고 소문내 달라”는 정은지의 장난스러운 요청이 무색한 공연이었다. 전원 핸드 마이크를 든 에이핑크는 밴드 연주에 맞춰 열창했고, 댄스 브레이크를 포함한 격렬한 댄스에도 음정과 호흡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정은지의 전매특허인 시원한 고음은 ‘지붕을 뚫었다’는 설명이 적확했다.

건재한 실력과 동시에 팀의 위상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에이핑크는 ‘응응’(%%), ‘딜레마’(Dilemma), ‘1도 없어’, ‘덤더럼’(Dumhdurum), ‘러브’(LUV), ‘미스터 츄’(Mr. Chu), ‘허시’(HUSH) 등 대중적으로 사랑받은 곡들을 쉴 틈 없이 소화했다. 팬들은 노래 분위기에 맞춰 기립하거나 공식 응원법을 크게 외치며 무대를 한껏 즐겼다.

다채로운 콘텐츠도 돋보였다. 보이그룹으로 깜짝 변신한 이들은 관련 콩트와 동방신기 ‘주문’ 퍼포먼스를 선보이는가 하면, 다양한 영화·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분장하고 촬영한 영상으로 웃음을 안겼다. ‘피지 소다’(Fizzy Soda), ‘러브 미 모어’(Love Me More), ‘손을 잡아줘’, ‘선샤인’(Sunshine) 등 지난달 발매한 미니 11집 ‘리 : 러브’(RE : LOVE) 수록곡 무대 역시 팬들을 만족시켰다.

그룹 에이핑크. 위드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장 빛난 것은 15년을 동고동락한 멤버들의 케미스트리, 팬들을 향한 이들의 신뢰였다. 무대와 무대 사이 유쾌하고 편안한 대화가 끊이지 않았고, 서로 건강과 체력을 걱정하는 모습에서 현실 친구의 관계성이 보였다. 형식적인 표현이 아닌 일상적인 소통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특히 마지막 인사에서 오랜 진심이 느껴졌다. 윤보미는 “지금까지 묵묵히 기다려주고 응원해 준 판다(팬덤명)들이 있어서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믿어주시면 더 오래오래 활동하겠다”고 약속했다. 오하영은 “계속 활동할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팬들”이라며 “에이핑크가 앨범을 낼 수 있을까, 공연을 할 수 있을까 물어보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게 아니라는 확신을 이번 앨범과 공연으로 심어주고 싶었고 의심조차 없애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흔들리지 않고 지켜온 팀에 대한 애정 또한 숨김없이 드러냈다. 박초롱은 “에이핑크라는 이름을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다. 15년 동안 잘 일궈냈으니까 앞으로 어떤 재밌는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차근차근 추억 만들어 나가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김남주는 “누군가가 에이핑크의 손을 놔도 에이핑크가 에이핑크의 손을 놓지 않겠다. 영원은 없다 해도 믿지 말고 에이핑크의 영원을 믿어 달라”며 눈물을 쏟았다.

정은지는 이 순간을 ‘기적’이라고 했다. 그는 “‘기억 더하기’를 부르는데 이 순간 속에 장면 하나를 더하려면 여러분이 시간을 내주는 기적이 있어야 하고 많은 기적이 모여서 또 기적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느꼈다”고 감격했다. 그러면서 “연차가 쌓일수록 ‘에이핑크 좋아해’ 하면 ‘어, 나도’ 이럴 수 있는 그룹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자랑이 되고 싶은, 자랑이 아니어도 생각하면 웃음 지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더 오리진 : 에이핑크’는 서울을 시작으로 3월7일 타이베이, 21일 마카오, 4월4일 싱가포르, 11일 가오슝 등 아시아 투어로 이어진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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