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은 안 됐는데…'Buldak' 상표 등록 될까
삼양식품, 짝퉁 증가세에 영문 불닭 상표 출원 추진
도안 형태·발음·고유 브랜드성 등 고려될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삼양식품[003230]이 '불닭' 브랜드 영문 이름인 'Buldak'의 국내 상표권 등록에 나선다. 전 세계로 번진 짝퉁 제품에 맞서 브랜드 방어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국문 '불닭'은 그간 일반 명사 성격이 강하다는 이유에서 상표 등록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영문 불닭의 상표 등록 가능성에도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삼양식품은 고유 브랜드로서의 'Buldak'을 강조해나가겠다는 입장을 세웠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이달 중 영문 'Buldak' 상표권을 지식재산처(옛 특허청)에 출원할 계획이다.
앞서 회사는 '불닭볶음면'을 상표로 등록한 뒤, 2023년에 '불닭' 자체도 등록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2001년에는 이미 '불닭'이라는 상표가 등록되어있었고, 지난 2008년 특허법원은 '불닭'을 보통명사로 보고 누구나 상표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있다.
이번 영문 상표 출원은 이러한 한계를 우회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문제는 글로벌 수출 확장으로 '불닭' 브랜드의 가치가 커질수록 모조품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해외 상표권 침해 문제를 지적하며 "삼양식품도 전 세계 88개국에 상표권 등록을 하고 있지만 27개국에서 지금 분쟁 중"이라고 말했다.
'Boodak', 'Bulramen', 'Bulsauce', 한국불닭볶음라면 등 교묘히 이름을 바꾼 제품명부터 패키지에 그려진 캐릭터 '호치'를 무단으로 변형해 활용 및 유통하는 사례들이 다수 확인됐다.
삼양식품은 해외에서 경고장 발송, 분쟁조정 신청, 지식재산청 신고, 압류신청서 제출 등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럼에도 글로벌 인기에 힘입은 불닭 짝퉁 제품들의 증가세는 여전한 상황이다.
영문 상표 등록 가능성에 대해서는 법조계 의견이 갈린다.
이미 국문 '불닭'의 상표 등록이 어려운 가운데 발음이 동일한 영문 불닭 역시 등록이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편 영문 불닭 도안의 형태, 소비자들의 브랜드 인식 정도에 따라서 고유 브랜드로서의 식별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변호사는 "국문(불닭)과 영문(Buldak) 모두 '불닭'으로 읽고, 영어로 불닭을 쓴다고 의미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라며 "국문 상표권 등록이 어려운 상황에서 영문 등록도 어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효정 변호사는 발음보다는 영문 불닭의 형태에 주목했다. 장 변호사는 "문자 상표의 경우 영문과 국문의 차이를 크게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같은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영문으로 등록하면서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이 원조라는 점 등을 입증하면 (상표) 등록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이어 "국제상표출원을 하면 외국에서의 상표법 위반 건에 대해서도 효력을 미치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영문 불닭(Buldak)이 단순히 매운 닭 요리를 지칭하는 것을 넘어 자사 제품을 떠올리게 하는 고유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브랜드 가치 보호를 위해서라도 상표 등록의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주요 해외 시장에서도 상표 등록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미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는 영문 불닭의 상표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상표 등록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해당 브랜드가 본국에서도 공식적으로 보호받고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참고 요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 등록이 완료된다면 해외 상표권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는 제품 포장지 디자인 요소에 대해서도 상표법, 저작권법, 부정경쟁방지법 등을 기반해 별도 법적 보호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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