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운] 국제유가 상단 어디까지…"최악 시 130달러도"

이민재 기자 2026. 2. 2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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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조치를 예고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분석가들과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발언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지 여부에 따라 향후 국제유가 방향이 좌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긴장 프리미엄을 반영하면 국제유가가 단기적으로 70달러대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군사적 충돌이 확전되지 않는다면 위험 프리미엄이 빠르게 축소되면서 가격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 원유 수출과 해상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이 흔들리는 등 최악의 상황이 닥쳤을 땐, 국제유가 상단이 90달러를 넘어 최고 130달러까지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열흘 내지 보름 내 군사 조치' 엄포를 놓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중동 지역 긴장감 속에서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71달러대와 66달러대로 각각 상승해 6개월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현재 시장 가격은 큰 원유 공급 차질이 없는 비교적 온건한 전개를 반영하고 있다고 풀이된다. 지금의 위험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국제유가는 단기적으로 70달러대에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씨티은행 애널리스트들은 2월 보고서에서 국제유가에 배럴당 5~7달러의 위험 프리미엄이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1월 보고서에서 이란이 공격받을 가능성을 고려해 국제유가에 배럴당 3~4달러의 위험 프리미엄이 있다고 밝힌 것보다 상향됐다. 해당 보고서에서 씨티은행은 지정학적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경우 향후 3개월 안에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72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리스타드 에너지는 미국의 공격이 있더라도 소규모의 제한적인 정밀 타격에 그칠 경우, 국가유가가 배럴당 약 10달러 정도 급등하겠지만 시장이 다시 균형을 찾으면서 매우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그러나 이란의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캐피털닷컴의 다니엘라 하손 애널리스트는 "석유 트레이더들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긴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말에서 행동으로 옮겨가면 석유 가격은 급격히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호르헤 레온 지정학 분석 책임자는 미국이 이란 내 석유 인프라 공격에 나설 경우 "배럴당 약 15달러 수준의 지속적인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고 점쳤다.

나아가 전문가들은 이보다 더 극단적인 시나리오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꼽았다.

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한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 약 2천만 배럴의 석유 제품이 통과하는 이른바 '초크포인트'(병목지점)로 꼽힌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에 우회 수송이 가능한 송유관이 있지만,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우회 가능한 여유 용량을 일일 약 260만 배럴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어, 대부분의 물량은 다른 경로로 대체하기 어렵다고 풀이된다.

원자재 정보업체 케이플러는 "우회 송유관을 최대한 활용하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지속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전 세계 석유 수요의 약 9%가 구조적인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포우오일어소시에이츠의 앤디 리포우 사장은 "해협 폐쇄에 대한 우려만으로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몇 달러 오를 수 있는데, 해협이 완전히 폐쇄될 경우엔 배럴당 10~20달러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브렌트유 옵션 시장에서도 90달러 콜옵션과 100달러 콜옵션을 조합한 대형 콜 스프레드 거래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앞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타격한 지난해 6월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기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최악의 시나리오하에서 더 극단적인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골드만삭스는 인프라 손상에 따라 이란 원유 공급이 하루 175만 배럴 줄어드는 수출 차질 시나리오에서 브렌트유가 일시적으로 90달러를 상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이 한 달간 50% 급감하고 이후 11개월간 10% 감소한다는 가정하에선, 브렌트유가 배럴당 약 110달러까지 일시적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JP모건도 같은 달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포함한 광범위한 지역 충돌 등 스트레스 시나리오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 범위로 뛸 수 있다고 추정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추이출처 : 연합인포맥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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