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모차르트 교회음악의 걸작 ‘대미사’ 공연 풍년
서울모테트합창단, 부천시립합창단, 국립합창단 연주

올해 탄생 270주년이 된 작곡가 모차르트(1756~1791)는 35년의 짧은 생애 동안 교향곡, 오페라, 실내악, 피아노곡, 교회음악 등 600여 곡을 남겼다. 교회음악으로 범위를 좁힐 때 ‘c단조 미사’는 ‘레퀴엠’과 함께 양대 걸작으로 꼽힌다. 흔히 ‘대미사’로도 불리는 ‘c단조 미사’가 올봄 약속이나 한 듯 잇따라 공연된다. 3월 4일 존 엘리엣 가디너가 지휘하는 컨스텔레이션 합창단&오케스트라를 시작으로 3월 20일 서울모테트합창단, 4월 23일 부천시합창단, 5월 13일 국립합창단이 ‘대미사’를 공연한다.
모차르트는 평생 60곡이 넘는 교회음악을 작곡했다. 주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영주였던 콜로레도 대주교에 고용돼 일하던 1773~1781년에 집중적으로 작곡했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는 ‘환호하라 기뻐하라’ ‘대관식 미사’ ‘참회자의 엄숙한 저녁 기도’가 손꼽힌다. 그런데, 모차르트가 콜로레도 대주교와 불화를 겪다 빈으로 이주한 뒤 작곡한 교회음악은 ‘대미사’(1783년), ‘진실된 성체를 경배하옵니다’(1791년), ‘레퀴엠’(1791년) 등 3곡에 불과하다. 빈 시절의 교회음악은 잘츠부르크 시절의 화려한 이탈리아풍에서 벗어나 내면적이고 침착한 고전주의 스타일을 보여준다. 특히 ‘대미사’와 ‘레퀴엠’은 미완성이어도 서양 음악사에서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대미사’는 모차르트의 교회음악 중에서도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무엇보다 모차르트의 다른 교회음악들이 교회나 귀족의 위촉을 받아 작곡된 것과 달리 아내 콘스탄체와의 결혼을 기념하고 프리랜서 음악가로서 자유로운 예술성을 표현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작곡했기 때문이다. 바흐의 엄격한 대위법적 구조와 헨델의 웅장하고 극적인 합창이 특징인 오라토리오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모차르트 특유의 화려한 선율이 결합돼 교회음악의 정점을 보여준다.
올봄 ‘대미사’ 공연들 가운데 첫 테이프를 끊는 것은 가디너가 지휘하는 컨스텔레이션 합창단&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이다. 가디너는 작곡 당시의 악기와 주법으로 연주하는 ‘역사주의 연주’(시대 악기 연주)의 대가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 재학 중이던 21세에 몬테베르디 합창단을 창단한 것을 시작으로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 혁명과 낭만 오케스트라 등을 만들어 고음악 열풍을 이끌었다.

그런데, 가디너는 지난 2023년 프랑스에서 오페라 연습 중 성악가를 폭행하는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 사과와 함께 모든 공연을 취소하고 자신이 만든 단체들의 예술감독에서도 물러났다. 초반엔 비판 여론이 거셌지만 가디너가 이끌던 단체들의 주요 단원이 그를 따라 동반 사퇴할 만큼 깊은 신뢰 관계가 있었던 데다 고령인 그가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동정론이 일게 됐다. 또한, 한 번의 실수로 거장의 60년 업적을 매장하는 건 지나치다며 그의 과오와 음악적 성과를 분리해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게 됐다. 이에 따라 가디너가 2024년 재기를 위해 창단한 단체가 콘스털레이션 합창단&오케스트라다. 가디너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던 음악가들이 합류한 덕분에 바로 유럽 주요 무대에 오르는 등 전 세계 클래식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국 투어에선 3월 3일 바흐의 ‘b단조 미사’와 3월 4일 모차르트의 ‘대미사’ 및 ‘레퀴엠’을 선보일 예정이다. 라틴어로 안식을 의미하는 ‘레퀴엠’은 죽은 이의 넋을 위로하는 진혼곡이다. 1791년 프란츠 폰 발제크 공작이 아내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모차르트에게 의뢰했다. 모차르트는 이 작품에 몰두하던 중 건강 악화로 그해 12월 곡을 완성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박치용이 이끄는 서울모테트합창단은 3월 2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코리아쿱오케스트라와 함께 ‘대미사’와 ‘환호하라 기뻐하라’를 공연한다. 모차르트가 17세 때 작곡한 ‘환호하라 기뻐하라’는 당대 최고의 가수였던 카스트라토 라우치니를 위해 쓴 성악곡이다. 종교적 환희를 극대화한 마지막 악장 ‘알렐루야’는 오늘날 소프라노들이 즐겨 부르는 곡이 됐다.
부천시립합창단은 4월 23일 부천콘서트홀에서 김선아가 지휘하는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대미사’와 ‘참회자의 엄숙한 저녁 기도’를 연주한다. ‘참회자의 엄숙한 저녁 기도’는 구약성경 시편 110~117편을 가사로 한 6악장 구성의 성악곡으로, 소프라노 솔로와 합창의 화려한 선율이 돋보인다.
민인기가 이끄는 국립합창단은 5월 1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대미사’를 연주한다. 대체로 콘서트 초반에 모차르트의 다른 성악곡을 추가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 ‘대미사’만 단독으로 선보인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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