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대법원 "트럼프 상호관세 위법하다"
[박성우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조세권은 의회의 권한이지, 행정부의 권한이 아니라는 게 연방대법원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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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버츠 대법원장은 다수 의견을 대표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통한 상호관세 부과는 대통령 권한 밖의 사안이라고 판시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판결문에서 "대통령은 금액, 기간, 범위 등 제한 없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비상권한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러한 권한의 범위, 역사, 헌법적 맥락을 고려할 때, 대통령은 이를 행사하기 위해선 의회의 명확한 승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
| ⓒ 미 연방대법원 제공 |
9명의 대법관 중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롯한 6명이 위법하다는 의견을 내 6대 3으로 다수 의견이 결정되었다. 기존에 위법 의견을 낼 것으로 전망된 케탄지 브라운 잭슨, 소냐 소토마요르, 엘리너 케이건 대법관 등 진보파 대법관들은 물론이고, 로버츠 대법원장을 포함해 에이미 코니 배럿, 닐 고서치 대법관 등 보수파로 분류되어 온 대법관들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배럿과 고서치 대법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인물들이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다수 의견을 대표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통한 상호관세 부과는 대통령 권한 밖의 사안이라고 판시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판결문에서 "대통령은 금액, 기간, 범위 등 제한 없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비상권한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러한 권한의 범위, 역사, 헌법적 맥락을 고려할 때, 대통령은 이를 행사하기 위해선 의회의 명확한 승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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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수 의견은 "IEEPA에는 관세나 세금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정부는 의회가 '규제'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조세 부과 권한을 승인한 그 어떠한 법령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지금까지 그 어떤 대통령도 IEEPA가 그러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해석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
| ⓒ 미 연방대법원 제공 |
다수 의견은 "대통령은 IEEPA의 '규제(regulate)'와 '수입(importation)'이라는 두 단어에 근거해 국가, 제품, 세율, 기간을 막론하고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독자적 권한을 주장하고 있다"며 "해당 단어들은 그런 막중한 무게를 감당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어 "IEEPA에는 관세나 세금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정부는 의회가 '규제'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조세 부과 권한을 승인한 그 어떠한 법령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지금까지 그 어떤 대통령도 IEEPA가 그러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해석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헌법 제정자들은 '조세권(taxing power)'의 그 어떤 부분도 행정부에 부여하지 않았다"면서 "의회가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할 때는 명확하게, 그리고 세심한 제약 아래 행한다. IEEPA를 통한 관세 부과에서는 그런 제약이 전혀 실행되지 않았다"며 관세 부과를 포함한 조세권은 의회의 권한임을 분명히 했다.
다수 의견은 "연방대법원은 경제나 외교 사안에 대해 특별한 전문성이 있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본 법원은 오직 헌법 제3조에 의해 우리에게 부여된 제한된 역할만을 마땅히 수행할 뿐"이라며 "그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 본 법원은 IEEPA가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판시한다"며 판결을 끝맺었다. 미국 연방헌법 제3조는 연방 정부의 사법부를 규정한 항목이다.
"바보들과 아첨꾼들"이라며 대법관 맹비난한 트럼프 "무역법 122조 통해 일괄관세 부여할 것"
이같은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미국 민주당은 곧바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번 판결을 "모든 미국 소비자의 지갑에 이익이 되는 승리"라고 평가하며 "대통령은 의회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없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무모한 무역 전쟁을 완전히 끝내고 가정과 중소기업에 마땅한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공화당 내에서도 이번 판결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존 커티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건국의 아버지들이 세운 견제와 균형 시스템이 2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강력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판결"이라고 평했고 미치 매코널 상원의원 또한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의회를 우회해 관세를 부과하는 데 IEEPA를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판결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저는 법원 구성원 일부가 부끄럽다. 우리나라를 위해 옳은 일을 할 용기가 없었던 것이 너무나 부끄럽다"며 다수의견을 낸 대법관들을 "바보들과 아첨꾼들"이라고 노골적으로 힐난했다.
해당 대법관들을 "법원의 민주당원"이라고 폄하한 그는 "솔직히 말해서 그 대법관들은 우리나라에 수치스러운 존재들이다. 아무리 훌륭한 증거가 있어도 무조건 반대할 것"이라고 비난했고, 본인이 임명한 배럿과 고서치 대법관에게도 ""두 사람 모두 가족들에게 큰 망신거리가 될 것"이라고 조롱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제122조를 사용해 전 세계에 10%의 일괄 관세를 부과하겠다"면서 "무역법 제301조를 통해선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것이며, 이는 추가 관세 부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IEEPA가 아닌 다른 법안을 통해 상호 관세를 지속적으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관세 부과와 관련해 의회와 협력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럴 필요가 없다"면서 "나는 관세를 부과할 권리가 있다"며 연방대법원 판결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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