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의 올림픽-7개의메달' 최민정, '전설'이되다

양형석 2026. 2. 2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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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동계올림픽] 마지막올림픽에서 메달 2개 추가하며 동·하계 올림픽 최다 메달 등극

[양형석 기자]

지난 7일 개막한 제25회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이 17일 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오는 23일 폐막한다. 사실 이번 올림픽은 대회 전 지상파 방송국과 jtbc의 중계권 협상 불발로 jtbc가 단독 중계를 하면서 역대 올림픽 중에서 가장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림픽을 목표로 많은 땀을 흘려온 선수들의 노력은 8시간의 시차가 있는 한국의 스포츠 팬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됐다.

여느 대회와 마찬가지로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도 한국의 효자 종목은 단연 쇼트트랙이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3개를 따냈던 한국 쇼트트랙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목에 걸면서 총 7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특히 '람보르길리' 김길리는 계주 3000m와 1500m 금메달, 1000m 동메달을 따내면서 한국 쇼트트랙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김길리 못지 않게 빛났던 선수가 있었다. 바로 계주 3000m 금메달과 1500m 은메달을 목에 건 최민정이 그 주인공이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을 통해 올림픽 무대에 데뷔한 최민정은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이어 이번 밀라노-코르티나 대회에서도 2개 이상의 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최민정은 동·하계 올림픽을 합쳐 한국 스포츠 역사상 가장 많은 올림픽 메달을 보유한 선수로 등극했다.
 2월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최민정이 태극기를 들고 트랙을 돌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의 역대 올림픽 최다 메달 주인공은?

물론 올림픽 금메달만 23개를 가지고 있는 마이클 펠프스 같은 선수도 있지만 스포츠 선수들에게 올림픽은 선택된 소수의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는 '꿈의 무대'다. 그리고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해 메달을 따내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다. 이처럼 단 하나의 메달을 목에 거는 것도 쉽지 않은 올림픽이지만 한국에는 그 어려운 올림픽 메달을 6개나 따냈던 선수가 3명이나 된다.

청주여고 시절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출전한 김수녕은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싹쓸이하면서 '신궁'으로 등극했다. 4년 후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개인 결승에서 팀 동료 조윤정에게 패했지만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며 두 대회 연속 멀티 메달을 수확했다. 바르셀로나 올림픽이 끝나고 은퇴했던 김수녕은 1999년 복귀를 선언한 후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해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따냈다.

지금은 국회의원이 된 '권총의 황제' 진종오는 아테네 올림픽 50m 자유권총 은메달을 시작으로 베이징 올림픽에서 10m 공기권총 은메달, 50m 자유권총 금메달을 따냈다. 그렇게 한국 사격의 에이스가 된 진종오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10m 공기권총과 50m 자유권총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등극했고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도 50m 자유권총 금메달을 추가하며 김수녕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동계 종목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는 단연 '초대 쇼트트랙 여왕' 전이경이었다.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에서 3000m 계주와 10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전이경은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도 3000m 계주와 1000m 금메달, 500m 동메달을 따내며 2번의 올림픽에서 5개의 메달을 휩쓸었다. 그리고 20년 넘게 깨지지 않았던 전이경의 기록은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이승훈에 의해 경신 됐다.

2010년 벤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10000m 금메달과 5000m 은메달을 따낸 이승훈은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도 팀 추월 종목 은메달을 추가했다. 이승훈은 국내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매스스타트 금메달과 팀 추월 은메달을 목에 걸며 전이경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리고 이승훈은 마지막 올림픽 무대였던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매스스타트 동메달을 따내며 전이경의 기록을 넘어섰다.

3번의 올림픽에서 7개의 메달 쓸어 담은 '여제'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2014년부터 국가대표에 선정될 정도로 남다른 재능을 과시하던 최민정은 세계선수권대회와 월드컵 시리즈 등에서 꾸준히 두각을 나타내다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을 통해 올림픽 무대에 데뷔했다. 최민정은 첫 올림픽에서 독보적인 아웃사이드 추월 능력을 보여주며 2관왕에 등극했다. 최민정은 2006년 토리노 동계 올림픽의 진선유에 이어 12년 만에 여자 쇼트트랙의 다관왕 선수가 됐다.

2010년대 중·후반부터 쇼트트랙 선수들의 기량이 상향 평준화 되면서 더 이상 한국 선수들이 세계를 호령하던 시절은 지났지만 최민정은 꾸준히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면서 한국 쇼트트랙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리고 최민정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1년 늦게 개최된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1500m 2연패와 함께 3000m 계주와 1000m에서 은메달을 추가하며 한국 쇼트트랙의 메달 5개 중 3개를 책임졌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까지 쉼 없이 달려온 최민정은 2023-2024 시즌 휴식과 전술 연구 등을 이유로 국가대표 선발전에 불참하면서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하지만 1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최민정은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500m와 혼성계주 금메달, 세계선수권 1500m 금메달을 목에 걸며 건재를 과시했다. 그리고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의 여자부 주장으로 세 번째 올림픽을 맞았다.

500m와 1000m에서 결승 무대를 밟지 못한 최민정은 3000m 계주 결승전에서 네덜란드의 미헬러 벨제부르가 넘어지는 상황에서 이를 악물고 버티며 한국이 8년 만에 계주 금메달을 되찾는데 크게 기여했다. 최민정은 3연패를 노렸던 1500m 결승에서도 김길리에게 에 이어 2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합쳐 한국 스포츠 역사상 최초로 7번째 올림픽 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평소 링크에서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는 일이 없어 '얼음공주'로 불리던 최민정은 1500m 시상대와 인터뷰 현장에서 감정이 복 받친 듯 눈물을 보였다. 그리고 최민정은 이번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임을 밝혔다. 물론 여전히 세계 정상급의 기량을 자랑하는 최민정의 올림픽 은퇴가 아쉽지만 그녀는 이미 한국에게 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메달을 안겨준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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