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HBM4 '듀얼 빈' 전략 가동… 최고 성능 쥔 삼성전자 초반 승기 [위클리반도체]
디지털데일리 반도체레이다 독자 여러분, 이번 주도 열심히 달린 <반도체레이다>가 반도체, 소부장 이슈를 들려드립니다. <반도체레이다>에서는 금주에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뉴스를 선정해 보다 쉽게 풀어드리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반도체레이다와 함께 놓친 반도체 이슈, 체크해보시죠. <편집자주>

이번 주 반도체 흐름은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엔비디아의 HBM4 투 트랙 전략 속, 최고 성능을 무기로 주도권을 쥔 삼성전자의 비상'입니다.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출하가 본격화되면서 AI 반도체 시장의 최대 큰 손인 엔비디아의 공급망 전략에 미묘하면서도 중대한 변화가 감지되었습니다. '듀얼 빈(Dual Bin)'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든 엔비디아의 셈법과, 그 속에서 압도적인 스펙으로 초반 승기를 잡은 삼성전자의 행보를 짚어보겠습니다.
◆ 엔비디아의 새로운 셈법, '듀얼 빈(Dual Bin)' 전략의 등장
현재 반도체 업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인 '베라 루빈'입니다. 베라 루빈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엔비디아는 HBM 공급망에 '듀얼 빈'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듀얼 빈이란 동일한 HBM4 제품군 내에서도 성능이나 스펙에 따라 두 개 이상의 등급을 나누어 공급받는 방식을 말합니다. 빅테크 기업 입장에서 요구하는 최고 스펙의 물량을 100% 채우기란 수율과 생산량 측면에서 현실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엔비디아는 11.7Gbps(초당 기가비트) 이상의 초고속 제품을 핵심 가속기에 선제적으로 배치하고, 10Gbps 대의 차상위 제품을 보완적으로 활용해 수급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투 트랙(Two-Track) 전략을 짠 것입니다.
결국 핵심은 '최고 성능의 확보'입니다. 엔비디아가 베라 루빈의 압도적인 스펙을 누차 강조해 온 만큼, 차상위 제품으로 타협하기보다는 11.7Gbps를 넘어서는 최상위 물량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 "최고 성능 우선"… 11.7Gbps 괴물 스펙 앞세운 삼성의 선점
이러한 엔비디아의 성능 중심 기조에 완벽하게 부합하며 미소 짓고 있는 곳은 바로 삼성전자입니다. 설 연휴 직전, 세계 최초로 HBM4 양산 출하를 선언하며 기술적 건재함을 과시했던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성능을 앞세워 엔비디아의 '1등급' 수요를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삼성전자 HBM4의 스펙은 가히 '괴물급'입니다. 동작 속도가 JEDEC(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 표준인 8Gbps를 무려 46%가량 웃도는 11.7Gbps에 달하며, 최대 13Gbps까지 지원 가능합니다. 이는 AI 연산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데이터 병목 현상을 해소하는 데 최적화된 성능입니다.

이러한 초격차 성능의 배경에는 10나노급 6세대(1c) D램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베이스 다이라는 삼성만의 강력한 무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가장 앞선 기술을 과감하게 융합한 삼성전자의 결단이 엔비디아의 '최고 스펙 갈증'을 정확히 해소해 준 셈입니다.
◆ 속도전에서 '포지셔닝'으로… 3파전 진검승부 예고
전문가들은 HBM4 시장의 경쟁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과거 HBM3 시대가 단순히 '누가 먼저, 얼마나 많이 만들어내느냐'의 양산 속도전이었다면, HBM4 시대는 '누가 가장 완벽한 성능의 칩을 제자리에 꽂아 넣느냐'는 기술력 기반의 포지셔닝 싸움으로 전환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삼성전자에게도 과제는 있습니다. 현재 기존 범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HBM4의 생산 라인을 무한정 늘리기에는 기회비용 등 제약이 따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확고한 '성능 중심' 기조가 유지된다면, 삼성전자를 향한 초고속 제품 발주 물량은 퀀텀 점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HBM 전통의 강자'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역시 조만간 HBM4 공급을 본격화하며 시장 출격을 앞두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선점한 '최고 성능' 타이틀에 경쟁사들이 어떤 맞불을 놓을지, 다가올 HBM4 3파전이 2026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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