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캐나다 총기 난사' 사전 포착하고도 신고 안해
오픈AI, 신고 기준 못 미친다 판단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학교 총기 난사범이 범행 이전에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와 범행 계획을 논의했으나, 오픈AI 지도부가 이 사실을 캐나다 당국에 알리지 않기로 결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0일 발생한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텀블러리지 학교의 총기 난사 사건 피의자인 제시 반 루트셀라(18)는 지난해 6월 며칠에 걸쳐 챗GPT를 사용하면서 총기 폭력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이렇게 올린 글은 자동 검토 시스템에 의해 오픈AI 직원들에 전달됐다.

오픈AI 직원들은 루트셀라의 글을 보고 놀랐고, 일부는 해당 글이 현실에서의 잠재적 폭력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법 집행기관에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12명의 직원이 루트셀라의 게시물을 놓고 어떤 조처를 할지 토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결국 오픈AI 측은 당국에 연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오픈AI 대변인은 "회사는 반 루트셀라의 계정을 차단했다"면서도 "그의 활동이 법 집행기관에 신고해야 하는 기준인 '타인의 신체에 대해 심각한 위험을 끼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임박한 위험'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텀블러리지 비극으로 피해를 본 모든 분께 애도를 표한다"며 "회사가 수사를 맡은 왕립기마경찰대에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픈AI는 사용자가 실제 해를 끼치는 것을 저지하도록 모델을 훈련한다. 만약 사용자가 가해 의사를 나타내는 대화를 할 경우 이를 인간 검토자에게 전달하고, 이들이 대화 내용에 심각한 신체적 가해의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면 법 집행 기관에 연락할 수 있다.
루트셀라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트랜스젠더로, 정신건강 문제가 있다고 알려졌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파악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으로 39세 여성 교사 1명과 12세 여학생 3명, 12~13세 남학생 2명 등 모두 9명이 사망했다. 또 피의자의 어머니(39)와 의붓남동생(11)은 학교 인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피의자는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편 루트셀라는 온라인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에서도 쇼핑몰 내 대형 총격 사건을 시뮬레이션한 비디오게임을 만든 적이 있으며, 사격장에서 총을 쏘는 자신의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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