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의 '공무원 활용법'...성남시장·경기도지사 시절 사례들

이경태 2026. 2. 2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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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초과근무' 기사 공유하며 '공직 무게' 강조 ...과거 새해인사회로 현장 민원 해결·'세입' 늘리는 공무원 포상

[이경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6.2.20
ⓒ 연합뉴스
"초인적 과로에 노출된 청와대 비서진에는 참으로 미안한 일이지만, 현재 대한민국은 전쟁터와 같은 상황이라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엑스(X·옛 트위터)에 '정보공개청구 결과, 현 정부 출범 후 청와대 직원들이 2025년 6월부터 지난 1월까지 매달 62시간이 넘는 초과근무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는 <아시아경제> 보도를 공유하면서 한 말이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동지 여러분! 여러분의 10분에 수많은 사람들 인생, 흥망, 생사가 달려 있다"며 "비록 힘은 들어도, 짧은 인생에서 이만큼 의미있는 시간이 또 어디 있겠나. 귀하디귀한 시간을 가진 여러분, 힘을 냅시다!"라고 격려했다.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철학은 비단 청와대 비서진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당장 이 대통령은 전날(19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공직자의 행동이 국민의 삶을 바꾸고 행정의 속도가 나라의 미래를 좌우한다"며 이른바 '적극행정'을 독려했다.

물론 '채찍'만 휘두른 건 아니다. 이 대통령은 "적극행정을 하다 피해를 입는 공직자가 나오지 않도록 종합적인 적극행정 보호제도를 마련하고 민생개선에 공헌한 공직자를 격려하는 적극행정 포상제도 역시 적극 발굴·활용해달라"고 주문했다. 정부도 이에 발 맞춰 국무총리실 산하에 범부처 '적극행정협의체'를 신설해 적극행정 공무원에 대한 별도 수당 신설 및 고과 우대 확대 추진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청와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대통령이) 성남시장·경기도지사 재임 때도 '시민·도민이 주인이니 대리인인 공무원들은 성실히 일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때 취했던 당근과 채찍들을 지금 다 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경기지사 재임 때 어떤 방법으로 공무원들을 독려했을까.

송미령 장관 유임... 15년 전 성남시장 시절에도 비슷했다

흑묘백묘론. 어떤 색깔의 고양이든 쥐를 잘 잡으면 된다는 실용주의 인사를 실천했다. 오히려 "모래만 모으면 모래더미에 불과하다"며 서로 색깔이 달라야 시너지효과가 발생한다는 탕평인사도 강조한다.

12.3 계엄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유임한 게 대표적이다. 이 대통령은 2025년 7월 취임 30일 기자회견 때 이와 관련해 '개별적 역량과 국가에 대한 충성, 부정부패를 저지르지 않는 기본적 소양만 있다면 과거가 어떠했든 기용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직사회는 조종사에 따라 운용방향이 달라지는 '로봇 태권브이'와 같다는 얘기였다(관련기사 : 이 대통령 "색깔 같은 인사만 쓰면 위험...차이가 시너지의 원천" https://omn.kr/2eegf ).

실제 2025년 12월 2일 국무회의에선 12.3 내란 가담 공직자들을 솎아낼 '헌법존중 정부혁신 TF' 활동과 관련해 가담 정도가 경미한데도 스스로를 TF에 신고하는 공직자들은 면책해주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이는 15년 전인 2010년 6월,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취임 후 첫 조례 등에서 시 공무원들에게 누차 강조했던 당부. "과거 전력이 아니라, 오로지 실력과 시민을 대하는 자세로만 평가하겠다"와 닮았다.

그해 10월 전임 성남시장 친인척 관련 비위 의혹이 연달아 드러나면서 공직사회가 술렁이자, 이 대통령은 모든 시 공무원들에게 "지난 어두운 시기에 벌어진 일들에 대해 스스로 그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하면 책임을 묻거나 불이익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파격적 승진·보상...특별했던 승진 논술 시험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경기지사 재임 때부터 탁월한 성과를 낸 공무원에는 그에 걸맞는 포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특히 남들이 꺼리는 부서에서 근무하며 성과를 낸 직원에게 확실한 승진 가점을 부여하거나 포상금을 실질적 수준으로 높이도록 주문했다. 취임 직후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계된 영역에 유능한 인력을 배치하고 인센티브를 확대하라"고 주문한 게 대표적이다(관련기사 : 이재명 "인허가보다 국민 생명·안전 부서에 유능한 인재 배치하라" https://omn.kr/2e0oi ).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는 2025년 9월 재난·안전 담당 공무원의 근속 승진 기간을 단축하고 재난 피해를 줄이거나 예방에 큰 성과를 낸 공무원은 상위 직급에 결원이 없더라도 특별승진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수당을 대폭 인상하고 사후 면책 기준도 강화하기로 했다.

청와대도 '공직활력 제고 TF'를 구성하고 이례적 성과를 낸 공무원 등을 위한 특별성과 포상금 제도를 신설하고 역량 있는 실무직 공무원을 조기 승진시키는 제도를 설계하겠단 입장을 밝힌 바 있다(관련기사 : 강훈식 "직권남용죄, 정치보복 수단으로 남용 안 되게 할 것" https://omn.kr/2g0yb )

성남시장 재임 때와 같은 조치다. 이 대통령은 시장 재임 당시 예산 집행 과정에서 창의적인 방법으로 비용을 절감하거나 세입을 늘린 공무원들에게 최대 수천만 원의 시상금을 지급한 바 있다. 또한 근무시간 외에도 자발적으로 나와 일하고 다른 업무를 도운 보건소 청소 담당 기간제 근로자를 '신상필벌' 인사원칙에 따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2010년 내부 전자게시판을 통해 직원들이 희망하는 부서를 공개 모집한 것이나 2012년 5급 사무관 승진 후보자 8명을 대상으로 '세수 증대 방안'과 '시민복지 증진 방안'을 주제로 한 논술시험을 보고 승진 여부를 결정한 것도 파격으로 꼽힌다.

타운홀미팅...성남시장 때 진행한 '새해인사회'가 원형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1일 충주 무학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만나고 현장 민심을 청취했다. 2026.2.11
ⓒ 청와대 제공
이 대통령은 2025년 6월 19일 국무회의에서 "세금을 받고 국민에게 필요한 일을 하는 게 행정의 본질"이라며 '민원 처리'를 강조한 바 있다. 지난 10일 열린 국무회의 땐 "작은 것부터 빠르게 개혁해야 한다"면서 "전 공무원 1백만 명이 진심을 다해서 하면 쉽게, 빨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관련기사 : 이 대통령 "임기 초 1시간, 임기 중·후반의 1시간과 다르다" https://omn.kr/2h08x )

이 역시 성남시장 때부터 이어져 온 태도다. 이 대통령은 시장 재임 당시 민원 발견 및 처리 기록을 공무원 인사에 반영하고 '수요자 중심 행정'을 누차 강조해 왔다. 이를 위해 공무원 전문 교육기관의 '친절 강사'가 시·구청과 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힐링·소통·친절을 주제로 한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금의 타운홀미팅도 성남시장 시절 그 '원형'을 발견할 수 있다. 매년 새해마다 동별 순시 및 새해인사회를 다니면서 현장민원을 접수한 것. 2016년 총 14차례의 새해인사회를 통해 총 683건의 지역현안에 대한 소통을 나눴다는 보도도 있다.

시장·지사 재임 당시 SNS를 통해 시민이나 일선 공무원들과 직접 소통한 것은 지금도 '엑스(X·옛 트위터) 정치'로 이어지고 있다.

전화번호와 이메일도 공개한 바 있는데 이는 이 대통령이 취임 직후 비상경제점검TF 회의를 주재하면서 경제부처 실무자들에게 개인 휴대전화를 공개한 것과 닮았다. 이 대통령은 현재 국무위원 및 청장급 70여 명이 참여하는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을 직접 개설해 실시간으로 업무를 지시하고 현안을 묻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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