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란 생각 든다"…최민정, 경기 끝난 뒤 오열한 이유

한국 여자 쇼트트랙, 눈물의 밤이었다. 아쉬움의 울음이 아닌, 기쁨과 환희 그리고 이별의 소회가 한데 섞인 눈물이었다.
한국은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전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모두 차지했다. 먼저 김길리가 2분32초07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고, 뒤이어 최민정은 2위로 들어와 은메달을 챙겼다.
이로써 한국은 이날 획득한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을 더해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전력이 약체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이를 비웃고 만족스러운 성과를 세웠다.
중심에는 여자 쇼트트랙을 책임지는 김길리와 최민정이 있었다. 김길리는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과 더불어 이번 대회 2관왕으로 등극했다. 최민정도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로 자신의 세 번째 올림픽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찾은 믹스트존은 눈물바다였다. 최민정은 인터뷰 내내 울음을 참지 못했다. 이유가 있었다. 이번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임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은메달을 확정한 뒤부터 눈물을 펑펑 쏟은 최민정은 “여러 감정이 쌓여 눈물이 난다.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생각이 든다.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아픈 곳도 많았고, 마음도 많이 상했다. 대회를 시작할 때부터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운을 뗐다.
최민정은 한국이 낳은 명실상부 쇼트트랙 여제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를 수확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를 추가해 개인 통산 메달을 7개(금4·은3)로 늘렸다. 사격 진종오와 양궁 김수녕,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이 공유하던 메달 6개를 제치고 동·하계올림픽 메달 단독 1위가 됐다.
최민정은 “평창 대회를 뛸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할 줄 몰랐다.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버텼다”면서 “마지막 올림픽을 고민하게 된 특별한 계기는 없다. 자연스럽게 마지막을 생각하게 됐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했다고 생각해서 후회는 없다”고 했다. 다만 현역 은퇴를 놓고는 “선수 생활 정리까지는 혼자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더 조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최민정에서 김길리로 이어지는 새로운 계보를 썼다. 최민정 역시 이를 절감한 눈치였다. 최민정은 “경기가 끝나고 나서 감정이 벅차올라 제대로 축하도 해주지 못했다. (김)길리에게 ‘네가 1등이라서 더 기쁘다’고 말해줬다”고 잠시 웃었다.
이어 “내가 아닌 길리가 금메달을 따서 더 편하게 쉴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전이경 선배님 같은 선수들을 보면서 배웠다. 길리 역시 나를 보면서 꿈을 키웠다고 하니까 오늘 결과가 더 뿌듯하다”고 미소를 띠었다.
잠시 뒤 믹스트존을 찾은 김길리는 선배의 은퇴 소식을 듣고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경기 직후처럼 다시 눈물을 머금고는 “진짜요?”라고 취재진에게 되물었다.
한국 쇼트트랙, 밀라노에서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저물었다.
밀라노=고봉준·김효경·박린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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