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 "상호관세 위법"…트럼프, 취임 1년만에 '만능키' 잃었다
미국의 연방 대법원이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상호관세는 위법이라고 결론내렸다. 이로써 지난해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독립의 날’을 선언하며 전세계에 부과해온 상호관세는 발표 325일만에 원칙적으로 무효가 됐다.

대법원의 결정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1355억 달러(약 196조원)의 관세를 환급해야 한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위법 결정에 대비한 ‘플랜B’를 가동해왔기 때문에 관세가 사라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보수 우위 대법원도 “상호관세 부과는 위법”
대법원이 이날 상호관세가 위법하다고 판단한 핵심 근거는 상호관세 부과의 근거가 됐던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이다.

문제는 해당 법에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경제조처로 '관세 부과'가 명기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상호관세 부과 직후부터 대통령이 헌법에 따른 의회의 고유 권한인 관세 부과를 결정한 것은 위법하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앞서 국제무역법원(USCIT·1심)과 워싱턴 연방순회항소법원(2심)은 IEEPA에 따른 관세 부과에 대해 “의회가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에 관한 무제한 권한을 부여하려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위법이라고 판결했고, 이날 6대 3의 보수 우위의 대법원도 하급심의 판단을 그대로 인정했다.

다만 대법원의 결정은 IEEPA에 근거한 국가별 상호관세 등에만 적용된다. 한국의 핵심 수출품인 자동차 등에 적용된 품목별 관세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환급해야 할 상호관세 196조원”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이 되면서 미국 정부가 환급해야 할 관세가 1355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펜타닐을 문제 삼아 지난해 2월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처음 부과했고, 3월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조건을 충족하지 않은 캐나다·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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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키’ 잃은 트럼프…‘제3세계’ 전락?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만능키’였다. 개별국과의 무역협상은 물론 외교·안보에서도 관세 압박을 활용했다. 국가 부채 축소, 국방비 증액 등의 재원도 언제나 관세였고, 심지어 미국인 전체에 대한 2000달러의 관세 배당금까지 약속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급심에서 상호관세가 위법이란 판결이 나오자 “(대법원에서도) 패소하면 미국은 제3세계 수준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관세를 사용할 수 없다면 전세계 모든 나라, 특히 (중국 등) ‘주요국’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역시 하급심 결정 당시 “(중국의 희토류 통제 당시)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자마자 (중국에서 걸려온)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며 “(위법 판결으로) 대통령이 관세를 국가 안보를 위해, 또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하는 데 있어 유연성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베센트 장관은 그러면서도 “전체 수입을 기준으로 대체로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계속 징수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플랜B’가 마련돼 있음을 시사했다.
품목관세 확대 가능성…“관세 그대로”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원의 결정을 우회할 대안으로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122조를 내밀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역법 122조를 활용하면 최대 150일 동안 최대 15%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또 관세법 338조를 발동하면 미국 상거래를 차별하는 외국에 대해 최대 50%의 관세 부과가 가능하다.
“韓 수출 품목, 품목관세 전환 가능성”
외교소식통은 이날 통화에서 “한국의 대미 수출 품목이 자동차, 반도체 등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품목관세 적용 범위가 조금만 넓어져도 관세 경감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도 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고 오히려 소송으로 인한 보복을 우려해 관세 반환 소송을 내는 데 눈치를 봐왔다”고 덧붙였다.

![미 관세 이후 중국 수출 변화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무역협회 K-stat]](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1/joongang/20260221002940130pzos.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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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원잠 등에 불확실성 확대 우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차 한국석좌는 “상호관세 위법 결정은 한·미 간 체결된 무역협정에 더 큰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양국 정부는 선거(중간선거·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내 및 당파적 반발 속에서 협정의 핵심 요소를 보존할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대법원 판결로 인해 (한·미 모두에게) 정부 정책에 대한 지지를 가늠할 척도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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