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진 한국경제학회장 “韓 산업 간 연결 구조로 역동성 높여야”

조동현 매경이코노미 기자(cho.donghyun@mk.co.kr) 2026. 2. 2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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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형 정부’로 기업 자율성 보장을
1964년 제주 출생/ 고려대 경제학과/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 박사/ 2003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2026년 한국경제학회장 [윤관식 기자]
대한민국 경제가 더 이상 ‘다이내믹’하지 않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주식·부동산 등 자산 격차는 심화하고, 산업·계층·지역 간 이동 통로는 점점 좁아진다. 한국경제학회장인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62)는 “경제 문제를 넘어 교육·노동 시장 제도 전반에서 유연성이 떨어지며 양극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며 “한국 경제의 역동성 회복을 위해서는 단기적 성장에 집착하는 ‘개도국형 다이내믹스’를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 교수를 만나 ‘언다이내믹 코리아’의 탈출구를 모색했다.

Q. 노동보다 자산이 더 빠르게 부를 축적하는 현상이 점점 심화된다.

A. 자산은 세대를 넘어 축적되는 반면, 노동소득은 재축적이 어렵다. 특히 한국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오르며 양극화가 더욱 심화됐다. 상속·증여세 같은 조세 제도로 조정하려는 시도가 있지만, 글로벌 자본의 이동성이 큰 현재 환경에서는 역효과만 초래할 수 있다. 오히려 자산가들이 국내에 머물며 자산을 소비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제도적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이 필요하다.

Q. 교육과 일자리가 불평등을 재생산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

A. 지금의 교육 시스템은 각종 스펙 중심으로 변질돼 기득권층에 유리한 구조다. 저소득층은 사교육 문턱이 높아 대학이 요구하는 스펙을 갖추기 어렵다. 대학 입시에서도 국립대와 사립대가 같은 기준으로 선발해 제도적 유연성이 부족하다. 국립대는 공공성을 강화해 저소득층 우수 학생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입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노동 시장에서도 일자리 진입과 이동이 쉬운 환경을 만들어야 사회 전체의 역동성이 살아날 수 있다.

Q. 산업 전반에 걸친 ‘K자형 양극화’ 현상을 어떻게 진단하는지.

A.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도체 산업이 시장을 지배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기업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40%를 차지한다. 이런 산업적 K자 구조를 억지로 누를 필요는 없다. 반도체 산업이 잘되는 것을 막는 것이 아니라, 하단에 있는 산업군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정책이 필요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주요 산업 간 연결과 상생의 구조를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Q. AI 기술 확산이 양극화를 확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A. AI 기술에 적응하는 기업과 노동자는 더 빠르게 성장하고, 적응하지 못하는 주체는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AI는 기존 산업 기술과 달리 지능까지 대체하는 기술이다. 단순 노동력뿐 아니라 중간 기술·사무직까지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AI 기술 확산은 경제 구조의 필연적인 진화로, 장기적으론 한국 경제 역동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기업 주요 산업을 주도하려 하지 말고, 기업 자율성을 보장하며 후방에서 밀어주는 ‘기업가형 정부’로 나아가야 한다.

[조동현 기자 cho.donghyu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7호·설합본호(2026.02.11~02.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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