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 체비크 연출 "단순한 사랑 이야기로 보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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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사량 이야기로 치부하지 않았으면 한다. 원작 소설이 19세기 작품이지만 주인공 안나를 몰아붙이는 사회적 시선은 오늘날에도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준다."
러시아 출신 연출 알리나 체비크는 최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가 방대한 원작 소설의 내용을 다 담아내지는 못 했지만 충분히 곱씹어볼 만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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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는 행복 지키려다 사회에 저항한 인물"
"SNS 시대의 사회적 폭력과 닮은 면 있어"
"단순한 사량 이야기로 치부하지 않았으면 한다. 원작 소설이 19세기 작품이지만 주인공 안나를 몰아붙이는 사회적 시선은 오늘날에도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준다."
러시아 출신 연출 알리나 체비크는 최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가 방대한 원작 소설의 내용을 다 담아내지는 못 했지만 충분히 곱씹어볼 만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 소설은 '전쟁과 평화'와 함께 톨스토이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19세기 러시아 상류사회를 배경으로 사랑과 결혼, 도덕과 개인의 욕망이 충돌하는 과정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주인공 안나와 키티의 대조적인 삶을 통해 욕망에 이끌려 결국 파멸에 이르는 사랑과 도덕·책임감 속에서 성숙해지는 사랑을 대비해 보여준다. 주인공 안나는 남편 알렉세이 카레닌과의 애정없는 결혼 생활 중 젊은 장교 브론스키를 만나 불륜에 빠진다. 브론스키를 마음에 두고 있던 키티는 안나를 선택한 브론스키 때문에 큰 상처를 받지만 농촌 지주인 레빈을 만나 안나와 달리 진정한 사랑을 이룬다.

뮤지컬은 공연 시간의 제약 탓에 원작 소설의 방대한 내용을 다 담지 못한다. 체비크 연출은 "뮤지컬에서는 안나와 브론스키의 이야기를 최대한 담으려 했다"며 "그래서 키티, 레빈, 스티바 등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반영하지 면이 있다"고 말했다. 스티바는 안나의 오빠이자 키티의 형부다.
브론스키의 아이까지 낳은 안나는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된다. 안나는 힘든 마음을 달래려 브론스키에게 점점 집착하고, 브론스키는 그런 안나에게서 되려 멀어지려 한다. 결국 안나는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비극적 선택을 한다. 원작 소설은 여성에게 더 높은 도덕적 잣대를 요구하는 남성 중심적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담겨있다.
체비크 연출은 "과거에 비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같은 행동이라도 남자가 하면 용서되고 여자가 했다는 이유만으로 용서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안나는 자신의 행복과 사랑을 지키려다 사회에 저항하는 존재가 됐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서구에서 가장 늦게까지 노예제가 유지됐다. 1861년 농노제가 폐지됐고, 안나 카레니나는 농노 해방 직후 아직은 혼란스러운 사회상을 배경으로 한다. 체비크 연출은 당시 귀족 사회에서 멸시의 대상이 됐던 안나의 모습은 오늘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뤄지는 사회적 폭력과 연관지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체비크 연출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는데 지금은 매스미디어를 통해 사회라는 이름으로 특정한 한 사람의 잘못을 쉽게 비난하고 몰아붙일 수 있는 사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안나 카레니나에는 사람이 사람을 심판할 수 없다. 사람에 대한 심판은 오직 신만이 할 수가 있다는 성경 구절이 인용된다"고 강조했다.
안나 카레니나는 한국에서 보기 드문 러시아 뮤지컬이다. 작품은 2016년 러시아에서 만들어졌고 국내에서는 2018년 초연했다. 2019년 재연이 이뤄진 뒤 7년 만에 세 번째 공연이 성사됐다.
체비크 연출은 "러시아에서 브로드웨이 작품을 라이선스로 공연했다가 흥행하지 못했다"며 "러시아 뮤지컬은 브로드웨이 뮤지컬과는 많이 다르고 유럽 뮤지컬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 관객들은 신나는 작품보다 고통스럽고 우울한 작품, 사람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작품을 즐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체비크 연출은 "공연을 보고 난 뒤 관객들이 원작 소설을 궁금해하며 찾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안나 카레니나는 2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해 3월29일까지 공연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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