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AI 권력 시대, 민주주의로 길 찾겠다"... '사람 중심 AI' 선언

최경준 2026. 2. 2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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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경기도, AI국 신설·AI 등록제·AI 시민의회 등 "기술 아닌 사람 중심" 구상 피력

[최경준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유성호
"내란에 맞서 민주주의와 인간다움을 지켜낸 우리 국민은 AI(인공지능) 권력의 시대에서도 사람답게 사는 세상의 가치를 시켜낼 것입니다. 경기도는 그 원칙으로 '사람 중심 AI'를 선택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에 참석해 AI 기술 독점에 따른 민주주의 위기를 경고하며,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AI 시민의회' 창설과 '사람 중심 AI' 정책을 제시했다.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포럼은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를 주제로, 급격한 기술 발전 속에서 인류가 직면한 윤리적·정치적 과제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AI가 촉발한 문명사적 대전환 속에서 민주주의와 인간 존엄의 가치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를 묻는 자리였다.

"내란 이겨낸 국민… AI 시대에도 인간다움 지켜낼 것"

김동연 지사는 축사 서두에서 전날 있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죄 1심 선고를 언급하며 "(재판부가) '고령의 초범'이라며 감형하는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들은 상급심에서 더 엄중하고 단호하게 판결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불법 친위 쿠데타 세력의 준동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이 민주주의, 더 나아가서 인간다움을 굳게 지켜냈다"고 높이 평가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김민석 국무총리와 함께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 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트리스탄 해리스 등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경기도
김 지사는 이를 AI 시대와 연결 지었다. 그는 "AI와 민주주의는 얼핏 보면 잘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AI가 효율성과 생산성을 상징한다면 민주주의는 시간이 걸리고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다"면서 "내란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국민의 저력이 AI 권력 시대에도 사람답게 사는 세상의 가치를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AI 기술 발전이 또 다른 '권력'이 되는 상황에서 이를 제어할 주체 역시 시민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경기도, 전국 최초 AI국 신설… "공공 AI, 목적과 알고리즘 공개"

김동연 지사는 "(경기도는) 2024년 대한민국 최초로 'AI국'을 신설했다"고 전한 뒤, "AI를 도민의 생명·안전·건강을 지키는 데 가장 먼저, 가장 책임 있게 활용해 왔다"고 밝혔다. 대표 정책으로 ▲AI 노인 돌봄 서비스 ▲청소년 AI 성장 바우처 등을 소개했다. 기술을 산업 성장 동력에만 한정하지 않고, 취약계층과 미래세대를 위한 공공 서비스로 확장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김동연 지사는 "공공 AI의 목적과 데이터 알고리즘을 공개하는 AI 등록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데이터 개방과 거버넌스 확대를 통해 도민 주권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AI 정책의 투명성과 민주적 통제를 제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기후 도민총회처럼"… AI 시민의회 구상

김동연 지사는 또 'AI 시민의회' 구성 계획도 내놓았다. 그는 지난해 경기도가 운영한 '기후 도민총회'를 언급하며 "각계각층 120명의 도민이 5개월간 숙의를 거쳐 20개의 기후 정책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이어 "AI 대전환의 길 역시 민주주의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숙의 민주주의가 인간다움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AI 정책을 전문가나 관료 집단이 독점하지 않고, 시민 참여형 구조로 설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AI를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통치 구조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참석자들이 트리스탄 해리스 인간 중심 기술센터 대표의 기조연설을 듣고 박수를 치고 있다.
ⓒ 유성호
 '실리콘밸리의 양심'이라고 불리는 트리스탄 해리스(Tristan Harris) 인간중심기술센터(Center for Humane Technology) 공동 창립자이자 대표가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포럼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 종합토론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남소연
이재명 대통령 "AI 대전환기, 인간 가치 지킬 방안 찾아야"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서면 축사를 통해 "세계는 인공지능으로 촉발된 문명사적 대전환기에 서 있다"며 "인간 본연의 가치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갈 방안을 함께 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오마이뉴스>가 2000년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모토로 언론의 새 지평을 열었던 점을 상기시키며, AI 대변혁 역시 공동체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역시 AI 대전환기를 "모두가 누릴 희망이자 성장과 도약의 기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앞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개회사에서 "AI는 인터넷 등장 때보다 수백 배 더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연호 대표는 "AI가 이윤 추구를 우선하는 빅테크 기업이나 민주적 통제가 취약한 정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도된다면 인간 위에 군림하는 권력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AI 시대, 이 모든 변화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민 참여와 책임 있는 정부, 전문가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김민석 국무총리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이정민
김민석 총리 "AI, 민주주의의 도구인가 위협인가... '디지털 시민권' 확립해야"

이날 포럼의 첫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민석 국무총리는 AI 대전환기를 맞아 기술이 민주주의를 훼손하지 않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확장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김민석 총리는 "AI 권력의 시대에 우리가 마주한 핵심 질문은 '기술이 인간의 자유를 확장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예속을 낳을 것인가'에 있다"고 화두를 던졌다.

특히 김 총리는 2024년 말 겪었던 정치적 격변기를 언급하며, 위기의 순간마다 시민들의 집단지성이 민주주의를 지켜냈듯 AI 시대에도 '디지털 시민성'이 핵심 동력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총리는 이 자리에서 AI 시대를 뒷받침할 정부의 정책 기조로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 디지털 격차 해소를 통한 보편적 권리 보장, 시민 참여형 거버넌스 구축 등 'AI 민주주의 3대 원칙'을 제안했다.

김민석 총리는 기조발제 마무리에서 "대한민국은 정보화 시대에 앞서 나갔던 저력이 있다"며 "이제는 단순한 기술 강국을 넘어, 인공지능이 민주주의와 상생하는 모델을 전 세계에 제시하는 'AI 민주주의 선도국'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세돌 전 바둑기사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알파고 대전 그후, AI와 나의 인생'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실리콘밸리의 양심' 트리스탄 해리스, AI 거버넌스의 윤리적 기준 강조

'실리콘밸리의 양심'으로 불리는 트리스탄 해리스 인간중심기술센터 공동 창립자이자 대표도 기조 발제에 나섰다. 그는 기술 플랫폼의 알고리즘 구조가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과 AI 거버넌스의 윤리적 기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서 범용인공지능(AGI) 시대의 빛과 그림자를 통찰해 온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가 'AGI 시장지배력의 시대'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펼쳤다.

2부에서는 아이들의 미래와 교육 그리고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우리가 지켜내야 할 가치들에 대한 연사들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김미경 MKYU 대표는 'AI 문명시대, 플러스휴먼으로 살아가는 법'이란 주제로 빛의 속도로 발전하는 기술의 앞에 시민들이 적응하며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통찰을 제시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영상으로, 김성천 교육부 정책 보좌관은 포럼 현장에서 'AI 시대를 준비하는 교육'이란 주제로 각각 대한민국 교육부가 AI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소개했다.

명지병원 김현수 교수(전문의)는 'AI 시대, 가정과 학교에서의 관계, 더 연결될 것인가? 단절될 것인가?'를 주제로, AI라는 새로운 환경 앞에 선 교육 주체들에게 가장 본질적인 위로와 해법을 제시했다.
▲ 마무리 종합토론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김현수 교수, 맹성현 교수, 이세돌 교수, 김미경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마무리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 이정민
3부에서는 'AI 시대에 그러면 우리는 더 행복해질까,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란 주제의 연설들이 이어졌다.

지난 2016년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로 유명한 이세돌 울산과학기술원 교수(프로바둑 9단)가 알파고 대전과 은퇴, 보드게임 개발자로 진화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펼쳐냈다.

이날 마지막 연사는 국내 1세대 AI 전문가로 알려진 맹성현 태재대 부총장으로, 'AGI 시대와 인간의 미래'에 대해 강연했다.

오마이포럼의 마지막 순서이자 하이라이트는 '나의 서울선언' 발표였다.

연사와 청중들은 이날 포럼의 주제인 'AI 권력의 시대,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와 관련한 각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적어내고, 포럼 마지막에 각자 '나의 서울선언'을 읽으며 포럼을 마무리 지었다. '나의 서울선언'은 이날을 시작으로 AI에 대한 각자의 소망이 전 세계의 연대로 번져나가길 바라는 염원을 함께 담고 있다.

이날 350여 석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은 AI가 가져올 사회 구조 변화, 노동·교육·정치 영역의 재편, 글로벌 규범 형성 문제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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