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구석구석 세계여행 편 [신간]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6. 2. 2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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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여행에서 읽는 여행으로
조홍석 지음/ 트로이목마/ 1만9800원
해외여행객 수 세계 10위권. 한국인에게 해외여행은 더 이상 특별한 경험이 아니다. 1980년대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일본과 동남아를 넘어 유럽과 미주, 아프리카까지 발길이 확장됐다. 문제는 여행의 깊이다. 여행의 양은 늘었지만, 여전히 많은 여행이 유명 관광지와 맛집 중심으로 소비된다. 사진은 남지만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많지 않다.

조홍석의 ‘가리지날 시리즈’ 아홉 번째 책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구석구석 세계여행 편’은 이 지점에서 질문을 던진다. 이미 잘 알려진 명소가 아니라, 아직은 낯설지만 역사와 인물이 겹겹이 쌓인 장소를 통해 여행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가리지날은 우리가 오리지날이라고 믿어온 상식이 실제로는 왜곡되거나 변형된 이야기일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개념이다. 저자는 “99%가 의심 없이 믿고 있는 상식”에 질문을 던지고, 책과 논문, 신문, 방송 자료를 교차 검증해 지식의 기원을 추적해왔다. 이번 책에서도 방식은 같다. 다만 무대가 일상과 우리 역사에서 세계 곳곳의 여행지로 옮겨졌을 뿐이다.

책은 일본에서 시작한다. 혼슈 북쪽 아오모리현 신고무라에는 ‘예수님의 무덤’이 존재한다고 전해진다. 처음 들으면 농담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찾아보면 실제로 그리스도 가도라는 도로명과 그리스도의 무덤 표지판이 존재하고, 매년 그리스도 마츠리까지 열린다. 책은 실제 예수님의 무덤인지 사실 여부를 파헤치지 않는다. 대신 한 지역의 신화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이어지는지 살펴본다.

아시아 편에서는 역사와 전설이 교차한다. 대만 금문도는 중국과 불과 수킬로미터 떨어진 군사 요충지다. 이곳에서 생산된 금문고량주는 단순한 술이 아니라, 대만을 지켜낸 상징으로 기능해 왔다.

베트남 하노이의 미쩌우 공주 이야기는 우리에게 익숙한 낙랑공주 설화와 닮아 있다. 서로 다른 지역의 이야기가 유사한 구조를 갖는 이유를 따라가다 보면, 전설 역시 시대와 권력이 만들어낸 서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저자는 “여행지를 소비하지 말고 해석하라”고 말한다. 풍경은 누구나 볼 수 있지만 맥락은 아는 사람만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여행지를 읽는 법을 알려주는 인문 여행서에 가깝다.

[최창원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8호(2026.02.25~03.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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