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남' 터진 장항준감독, '눈물 자국' 지웠다
[양형석 기자]
|
|
| ▲ 장항준 감독 |
| ⓒ 쇼박스 |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극장가의 성수기도 점점 힘을 잃고 있다. 실제로 2019년까지만 해도 천만영화 두 편(<극한직업> <기생충>)을 비롯해 전국 관객 200만을 넘긴 한국 영화가 17편에 달했지만 작년엔 전국 관객 200만을 넘긴 한국 영화가 단 7편에 불과했다(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심지어 작년 215만 관객을 동원한 우민호 감독의 <하얼빈>의 개봉일은 2024년 12월 24일이었다.
이처럼 장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극장가에서 올해는 2월이 채 지나기도 전에 벌써 전국 관객 200만을 넘은 한국 영화가 두 편이나 배출됐다. 45억 원의 제작비로 만들어 250만 관객을 돌파한 멜로 영화 <만약에 우리>와 개봉 보름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한 사극 <왕과 사는 남자>다. 특히 <왕과 사는 남자>를 연출한 장항준 감독은 6편의 영화를 만든 끝에 감독 데뷔 25년 만에 커리어 최고 흥행작을 보유하게 됐다.
|
|
| ▲ 장항준 감독은 2003년 <불어라 봄바람> 이후 10년 넘게 상업영화를 연출하지 못했다. |
| ⓒ (주)시네마서비스 |
결국 장항준 감독은 2002년 <주유소 습격사건>과 <신라의 달밤>의 각본을 썼던 박정우 작가(훗날<연가시> <판도라> 등을 연출했다)가 시나리오를 쓴 코미디 영화 <라이터를 켜라>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김승우와 차승원이 주연을 맡은 <라이터를 켜라>는 서울에서 47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장항준 감독은 2003년 자신이 직접 시나리오를 쓴 차기작 <불어라 봄바람>을 선보였다.
<불어라 봄바람>은 <라이터를 켜라>의 주인공 김승우와 <가문의 영광>을 통해 흥행 배우로 떠오른 김정은을 앞세워 추석 시즌에 개봉했지만 같은 날 개봉한 이정재, 이범수 주연의 <오!브라더스>에 밀려 전국 92만 관객에 그쳤다. 장항준 감독은 <불어라 봄바람>의 흥행 부진 후 몇 편의 영화가 제작이 무산됐고 2011년 드라마 <싸인>을 연출할 때까지 7년이 넘는 기간을 '야인'으로 힘든 시절을 보냈다.
2011년 SBS <싸인>을 연출하다가 중반부터 연출에서 손을 떼고 아내인 김은희 작가와 함께 각본 작업에 전념한 장항준 감독은 2012년 각본을 쓴 <드라마의 제왕>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 사이 김은희 작가는 <유령> <시그널> 등의 각본을 쓰며 '장르물의 대가'로 자리 잡았고 장항준 감독은 2017년 14년 만에 연출한 영화 <기억의 밤>이 지나치게 어둡다는 지적 속에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장항준 감독은 영화계에서 좀처럼 입지가 커지지 않는 상황에서 일부 대중들로부터 '스타작가 김은희의 무능한 남편'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했지만 정작 본인은 이런 비판을 듣고도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방에서 글만 쓰는 아내 대신 아내의 카드를 사용하는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겼고 언젠가부터 대중들은 높은 자존감으로 세상을 유쾌하게 사는 장항준 감독을 '눈물 자국 없는 말티즈'로 불렀다.
|
|
| ▲ 장항준 감독(왼쪽)의 네 번째 장편영화 <리바운드>는 좋은 평가에도 전국 70만 관객을 넘지 못했다. |
| ⓒ (주)바른손이앤에이 |
하지만 주인공 강양현 코치 역의 안재홍을 제외하면 대중들에게 익숙한 배우들이 거의 출연하지 않았던 <리바운드>는 일본의 두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스즈메의 문단속>에 밀려 전국 관객 69만 명에 머물렀다. 하지만 장항준 감독은 2023년 송은이가 제작한 미스터리 스릴러 <오픈 더 도어>와 2024년 4명의 감독이 참여한 옴니버스 영화 <더 킬러스>를 연출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장항준 감독이 작년 몇몇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해진, 유지태 등과 사극 영화를 촬영하고 있다고 했을 때만 해도 관객들의 기대는 크지 않았다. 이는 장항준 감독의 신작이 <왕과 사는 남자>로 밝혀지고 2026년 설 시즌에 개봉 일정이 잡힌 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설 연휴에는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자 조인성, 박정민, 신세경, 박해준 등이 출연하는 기대작 <휴민트>가 개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년에 비해 썩 길지 않았던 설 연휴가 끝난 18일까지 <왕과 사는 남자>와 <휴민트>의 흥행 성적은 관객들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개봉 후 8일 동안 128만 관객을 동원한 <휴민트>는 약 400만 명에 달하는 손익분기점 도달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면에 <왕과 사는 남자>는 개봉 보름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약 260만이었던 손익분기점을 가볍게 뛰어넘어 '고공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
|
| ▲ 장항준 감독(오른쪽)은 개봉 보름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한 <왕과 사는 남자>로 흥행의 한(?)을 풀었다. |
| ⓒ (주)쇼박스 |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간첩 잡기 위해 의기투합한 'MZ' & '꼰대'의 모험
- 부상 악재에도 3골 폭발…'골때녀' 월드클라쓰, 짜릿한 대승
- 중종반정 숨은 주역이 된, 조카와 스캔들 휘말린 여자
- 아빠의 불륜 의심하던 딸, 엄마에게 들은 뜻밖의 이야기
- 캠핑장에서 보내는 명절, 차례 음식 대신 상에 놓이는 것
- 코스피 5000시대, 어떤 주식을 살지 고민인 분들에게
- 전 재산 투자한 주식 연일 상승세... 그럼에도 3개월 만에 접은 이유
- 설 연휴, 하릴없이 스마트폰만 보기 싫은 당신에게
- 한국 여자 3000m 계주 완벽한 역전 레이스... 쇼트트랙 첫 금
- 성시경의 '이혼방지송'... 그때는 울었지만 지금은 웃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