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의혹' 영국 앤드루 전 왕자, 경찰에 체포됐다 풀려나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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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년 2월 19일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남동생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66)가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은 당일에 석방돼 차에 타고 영국 에일셤 경찰서를 떠나고 있다. (REUTERS/Phil Noble) 2026.2.20. |
| ⓒ 연합뉴스 = 로이터 |
엡스타인 연루 의혹 앤드루 전 왕자, 거처에서 체포돼... 찰스 3세 "깊은 유감... 당국에 협력할 것"
BBC, <가디언> 등 영국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앤드루 전 왕자는 찰스 3세의 사유지인 노퍽 샌드링엄 영지의 거처에서 공무상 부정행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었다가 11시간의 조사 끝에 풀려났다. 이날은 앤드루 전 왕자의 66번째 생일이었다.
체포 당시 템스밸리 경찰은 성명을 통해 "노퍽 출신의 60대 남성을 공무상 부정행위 혐의로 체포했으며, 버크셔와 노퍽에 있는 주소지를 수색하고 있다"며 "철저한 검토 끝에 공무상 부정행위 혐의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형법상 공무상 부정행위 혐의는 최대 종신형에 처할 수 있다.
경찰이 언급한 주소지 중 버크셔는 앤드루 전 왕자의 이전 거처인 로열 로지를 의미한다. 앤드루 전 왕자는 방 30개짜리 대저택인 로열 로지에서 거주해왔으나 올해 이곳을 떠났다. 앞서 현지 경찰은 지난 2010년, 엡스타인이 보낸 20대 여성과 앤드루 전 왕자가 성관계를 맺었다는 의혹과 관련한 정보를 인지하고 절차에 따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앤드루 전 왕자의 체포 직후 찰스 3세는 본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 찰스 3세는 "앤드류 마운트배튼 윈저의 공무상 부정행위 의혹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이제부터는 이 문제가 적절한 방식으로 수사 당국에 의해 완전하고 공정하며 적절한 절차에 따라 조사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가 전에 말씀드렸듯이, 우리는 당국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협력할 것이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법은 반드시 그 절차를 따라야 한다"라며 "조사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제가 이 문제에 대해 더이상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제 가족은 앞으로도 여러분 모두를 위해 최선을 다해 의무와 봉사를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BC는 왕실이 앤드루 전 왕자의 체포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미성년자와 세 차례 성매매 폭로당해... 피해자 유족 "왕족 포함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
앤드루 전 왕자는 지난 2019년 엡스타인을 통해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했다는 의혹이 터진 뒤 공직에서 물러났다. 형인 찰스 3세 즉위 이후에는 아예 왕자 작위와 모든 훈장이 박탈되고 영국 왕실 누리집에서도 이름이 삭제되는 등 왕실 인사로서의 자격을 완전히 잃었다.
엡스타인의 피해자 중 한 명인 버지니아 주프레는 이보다 앞선 2014년부터 앤드루 전 왕자와 미성년자 시절 세 번의 성관계를 가졌다고 폭로해 왔다. 앤드루 전 왕자는 피해자와 2022년 민사합의했으나 성매매 사실은 계속 부인했다. 주프레는 2025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주프레의 유족들은 앤드루 전 왕자의 체포 이후 성명에서 "마침내 오늘,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으며, 왕족조차도 예외가 아니라는 소식에 우리의 상처 입은 마음이 조금이나마 위로받았다"며 "버지니아를 대신해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를 체포한 템스밸리 경찰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 그는 결코 왕자가 아니었다. 전세계의 모든 피해자들을 위해 버지니아가 이 일을 해낸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엡스타인의 성범죄를 사법 당국에 최초로 신고한 것으로 알려진 피해자 마리아 파머 또한 "오늘은 버지니아 주프레가 이뤄낸 책임 규명과 정의의 시작일 뿐이다. 그녀는 딸을 너무나 사랑한 젊은 어머니로서, 딸을 지키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자들과 싸웠다"며 "그녀는 모든 사람의 딸들을 위해 이 일을 해냈다. 이제 권력과 부패의 모든 도미노가 무너지도록 요구하자"고 엡스타인 관련 수사를 촉구했다.
트럼프 "나는 엡스타인과 아무 일 없었다" 결백 강조... 미 정계는 이번 수사에 예의주시
한편 앤드루 전 왕자의 체포는 최근 미국 법무부가 엡스타인과 관련한 3백만 개의 파일을 공개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공개한 파일 중에는 앤드루 전 왕자가 바닥에 쓰러진 여성 위에 엎드려 있는 사진이 포함되어 있었고, 다른 파일들에도 그의 이름이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마찬가지로 엡스타인과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받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체포 소식에 관한 질문에 "정말 슬픈 일이라고 생각한다. 왕실에도 너무나 안 좋은 일"이라며 "엡스타인이 살아있을 때는 아무도 그에 대해 말하지 않더니 이제는 모두가 떠들기 바쁘다. 반면 나는 엡스타인과 아무 일도 저지르지 않았기에 이 문제를 두고 얘기할 수 있다"면서 자신의 결백을 강조했다.
엡스타인 관련 수사를 촉구해 온 수하스 수브라마니암 미국 연방하원의원은 BBC에 "영국에서 드디어 앤드루 마운트배튼-윈저 같은 사람들에게 진정한 책임을 묻는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허나 미국에서는 그러한 책임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우리는 언제든 그를 만날 준비가 되어 있으며, 그의 조건에 맞춰 대화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영국으로 날아갈 수도 있다"면서 이번 체포 및 수사를 미국 정계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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