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스팟 주포] NH농협銀 오태영 "익절은 길게, 손절은 짧게…생존형 딜링"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익절은 길게, 손절은 짧게 하려고 한다. 살아남는 게 목표다"
오태영 NH농협은행 FX파생사업부 FX파생운용팀 과장은 20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목표를 묻자 "생존"이라고 답했다.
짧지만 진심이 담긴 답변이었다.
그의 생존형 딜링에는 빠르게 변하는 환시 한복판에 선 초보 주포의 현실적인 트레이딩 철학이 담겨 있다.
오 과장은 올해부터 NH농협은행 스팟 주포를 맡아 그 누구보다 시장 변동성을 온몸으로 겪고 있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통화정책 경로 불확실성에 더해 외환시장의 제도 변화까지 겹치며 과거보다 훨씬 복합적인 시장 환경에 직면한 셈이다.
특히 환시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하루 수조 원 규모의 외국인 주식 매매에도 환율 상단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서퍼가 파도를 읽고 좋은 파도에 올라타듯, 딜러에게도 이제는 '레벨'보다 '수급과 흐름'을 읽는 감각이 중요해졌다.
이전에 여신 업무를 했던 오 과장은 외환시장의 파도를 본능적으로 읽어야 하는 '빨라진 시차'를 체감하고 있다.
그는 "여신은 한 가지 의사결정을 위해 2∼3일에서 최대 1∼2주까지 고민하는 시간이 있지만 외환은 순간적인 판단과 선택에 의해 결과가 바로바로 나온다"며 전문적인 딜러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오 과장은 외환시장 24시간 체제를 앞두고 야간 거래가 확대되는 가운데 제도 변화에 대한 기대와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언도 덧붙였다.
API 기반 거래 확대와 선도은행 인센티브로 야간에도 일정 수준의 유동성이 유지되고 있는만큼 스팟 이외 거래에서도 추가적인 유인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그는 "현물환뿐 아니라 스와프 등 다른 상품도 함께 활성화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제도적 유인이 필요하다"며 "거래 구조가 다변화돼야 시장도 더 건강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 과장은 2015년 말 입행한 후 영업점을 거쳐 여신기획부·여신심사부에서 근무했다.
지난해 본점 FX파생사업부 FX파생운용팀에 합류했으며 올해부터 달러-원 스팟 주포를 맡게 됐다.

다음은 오태영 과장과의 일문일답.
--올해 들어 딜러로서 체감하는 최근 시장 분위기와 작년 말과 비교한 가장 큰 변화는.
▲요즘은 증시 영향이 너무 크다. 올해 들어 외국인 자금이 하루에 5조씩 빠졌다가 다음날 2조원씩 들어오는 날이 허다했다. 작년 말부터 코스피가 5천을 찍기 시작하니 전체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이 정도면 달러-원 환율이 몇 원씩 움직였는데 요즘은 달러-원 상단이 대체로 지켜지는 모습이다.
환율 변동성은 결국 지정학적 리스크, 대외 환경이나 수급 영향이 가장 크다. 작년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으로 시장이 크게 움직였고 정치 불확실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고 본다.
또 야간 시장과 별개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너무 커졌다. 예전에는 5원 정도만 움직여도 크게 움직이는 시장이었는데 요즘은 10원 변동성은 우습다. 작년 대만 손보사 자금이 유입됐을 때는 40원 정도 움직였다. 대외 환경이나 뉴스에 따라 변동성이 확실히 커졌고 수급 영향도 있다.
거래 패턴도 많이 바뀌었다. 자금 공급도 엄청나고 하루 거래량도 늘었다. 시장 참가자들이 많아 호가가 두텁지만, 거래량이 압도적이라 한 가격대에서 여러 거래가 체결되면 가격이 크게 움직이기도 한다.
--본인의 트레이딩 원칙은.
▲익절은 길게, 손절은 짧게. 작년 '올해의 딜러'에 뽑힌 전병철 과장도 말했듯이 "수급엔 장사가 없다"는 데 동의한다. 흐름을 따라가려 하지만 환율 레벨에 따라 시장에 내성이 생기기도 해 잘 판단하려 한다.
스스로 최대한 지키려는 또 한 가지 원칙은 '이월은 없다'는 것이다. 포지션을 다음 날로 넘기지 않고 당일 '스퀘어'를 원칙으로 한다. 덜 벌더라도 덜 잃는 게 중요하다. 딜링 초년차라 열심히 배우고 있다. 프랍 거래도 트레이딩 목적이라면 커버가 아닌 이상 포지션을 스퀘어로, 그날그날 장세에 따라 하려고 한다. 정규장이 끝나면 외부 리스크에 많이 노출될 수 있다.
--올해 NH농협은행 딜링룸의 목표는.
▲작년에 처음으로 선도은행에 선정됐고 올해도 2년 연속 선도은행 자리를 지켰다. 또 작년에는 시장선도자까지 같이 선정됐다. 주요 4대 은행 대비로는 대고객 물량이 적은 편이지만 타 은행들과 똑같은 위치에서 시장 선도자로 선정됐으니 '품격'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야간 시간대에서도 원활히 유동성을 공급하고 올해 목표 수익 달성을 위해서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결국 "살아남자." 살아남는 게 올해 딜링룸의 목표다.
--야간 거래와 RFI 참여가 확대됐는데, 현장에서 체감하는 유동성이나 가격 연속성 변화는.
▲야간 시간대엔 아직 시장 참여자가 많진 않지만 지금도 시중은행은 대부분 API 거래가 많이 연결돼 있어 유동성 공급이 잘 되고 있다. 또 외은들의 API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 호가 형성도 주간처럼 10전씩 촘촘하진 않아도 50전 이내로는 적극적으로 가격이 제공되고 있다.
아직 연초라 거래량만으로 판단하기 어렵지만 선도은행 외에도 리그테이블을 진행하고 있고 시중은행 거래 참여도는 매우 활발해졌다. 우리 딜링룸도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었다. 하지만 전체 시장 거래량이 늘어 비중은 크게 늘지 않았다.
야간 거래는 아직 과도기지만 대신 인센티브가 있다. 선도은행 선정 기준에서 야간 거래에 가중치를 더 주기 때문에 유동성이 꾸준히 공급될 유인도 있다.
--올해 환시에서 가장 중요한 글로벌 변수는.
▲3개월 이내 중기로 보면 일본 총선 결과 영향을 더 지켜봐야 한다. 자민당 압승 이후 시장 예상외로 엔화가 강세를 나타내며 변동성이 커졌다. 총선이 최근 끝났으니 이 영향은 중기적으로 봐야 한다.
올해 하반기 넘어서는 케빈 워시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트럼프,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이 변수다. 연준은 금리 인하 사이클을 재개하겠지만 횟수는 제한될 것 같다. 인하를 안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치적 압박도 너무 크다. 한은의 경우에도 지난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게 약화됐으나, 연준이 인하 사이클을 재개하면 우리도 최대 두 차례까진 인하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외환시장 제도 변화가 많은데 기대하는 것은.
▲외환시장 24시간이라고 하지만 FX는 달러-원 스팟만 있는 게 아니다. 현물환 이외 거래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달러-원 스왑의 경우 야간엔 거래가 많지 않다. 스왑 시장에도 스팟처럼 거래 가중치 등 인센티브가 있으면 좀 더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팟 시장의 경우 전산화가 상당 부분 진행됐지만 스왑은 브로커가 직접 보이스로 하고 있다. 메신저로도 하지만 접수를 넣어야 하는 과정이 있다. 스팟 외 다른 거래에도 활성화될 유인책이 있으면 시장이 더 건강해질 것 같다. 24시간 환시 개방은 전산 개발이 선행돼야 하고, 결제일(T+2)과 클로즈 레이트 등 추가적인 기준 수립을 기다리고 있다.
--이력을 소개해달라.
▲입행은 2015년 말이고 영업점에 2년 있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여신기획부에서 5년 근무했고 이후 여신심사부에서도 근무했다. 여신 외에 은행의 주요한 다른 업무를 배워보고 싶었고, 특히 FX는 (여신과는) 너무 다른 세상이라 매력이 있었다. 지난해부터 본사 FX파생사업부 FX파생운용팀에 합류해 달러-원 스팟 딜러를 맡고 있다.
--올해 NH농협은행 주포로서 다짐이 있다면.
▲NH농협은행을 대표하는 딜러가 됐으니 명성에 누가 되지 않는 딜러가 되고 싶다. 아직은 외환 초보 딜러다. 이전에 했던 여신은 한 가지 의사결정을 위해 2∼3일에서 최대 1∼2주까지 고민하는 시간이 있지만, 외환은 순간 판단과 선택에 의해 결과가 바로바로 나온다. 전문성 있는 딜러로 오래 일하고 싶다.

syyoon@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2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Copyright © YONHAPINFOMA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