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맨 국내주식 투자한도 5억 원…주가 뛰는데 10년째 제자리
금투협 모범규준, 정부 '주식 장기투자' 기조와 괴리
해외주식은 해당 안돼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증권사 직원의 국내 주식 투자 한도가 10년 넘게 사실상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들어선 상황에서 국내 주식을 부동산 등 다른 자산처럼 장기 투자 대상에 포함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해 규정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10개 주요 증권사 대다수는 임직원이 보유할 수 있는 국내 주식의 누적 투자 금액을 5억 원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금융투자협회가 제시한 모범규준 '표준내부통제기준'을 바탕으로 각 사가 내부 규정에 적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회사 표준내부통제기준' 제76조의2에 따르면 상장 지분증권 및 장내 파생상품에 대한 임직원의 총 누적 투자금액은 회사가 정하는 한도(예시: 5억원 등)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한두 개 증권사에서만 임원에 한해 총 누적 투자금액 한도를 5억 원 이상으로 적용하거나, 10억 원으로 완화해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투협의 모범규준은 증권사가 반드시 따라야 할 의무 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로 대부분 증권사는 이를 기준으로 내부통제 규정을 마련한다.
해당 표준내부통제기준 상에는 임직원의 연간 추가 투자 한도를 "연봉을 초과할 수 없으며"로 돼 있는데, 실제로 증권사들이 이를 직급에 따라 차이를 두거나, 연봉 수준으로 상한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총 투자 한도를 두고 최근 시장 상황과 정부의 정책 기조를 고려할 때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의 주식 한도 규정을 완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해당 모범규준은 2015년 10월 23일 신설된 후 그대로 유지됐다. 하지만 증시는 정부가 주식시장을 국민의 장기 자산 형성 수단으로 만들겠다는 정책 기조 아래에서 구조적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
대표지수인 코스피가 지난해 75.6% 급등했고 최근 지수는 지난해 저점 대비 2.5배로 뛰었다. 개별 대형주 종목으로 보면 상승 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국내 주식 총투자 한도가 5억 원으로 유지돼 최근 주가 상승 국면에서는 추가적인 투자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일 초기에 투자한 금액이 주가 상승으로 5억 원에 도달할 경우, 수익을 현실화한 이후 추가 자금을 투입해 다시 국내 주식에 투자하기에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금투업계 종사자는 "내가 2억 원 주식을 투자한 다음 5억 원이 된다면 팔고 난 다음에 문제가 생긴다"며 "총투자 금액금액 한도는 연간 주식한도와 별개로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금투업계 종사자는 "주가가 많이 올라서 체감적으로 규정 한도에 가깝게 올라온 느낌이 있다"며 "보통 얼마나 투자하는지 이야기를 하지 않아 그렇지, 투자 한도 문제에 걸린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규정이 국내 주식에만 적용되는 차별적 규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해당 규정은 해외 주식에 적용되지 않는 만큼 금융투자회사 임직원들이 국내 주식보다 해외 주식 투자로 눈을 돌리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또한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5억 원을 훌쩍 넘는 현실과 비교하면, 주식시장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기에는 현행 한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견해도 나온다.
또 다른 금투업계 종사자는 "지금은 서울의 빌라 한 채도 5억 원이 넘는다"라며 "(국내) 주식으로는 계속 돈을 벌 수 없게 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증권사 직원들 사이에서 해외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덧붙였다.
금투협 관계자는 모범규준에 대해 "증권사가 지배구조법상 마련해야 하는 내부통제 기준의 표준을 제시한 것"이라며 "대다수 회사가 (모범규준을) 따르긴 할 텐데 각 사는 예시가 5억 원으로 정해져 있지만 수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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