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피하려 ‘증여’ 다주택자 늘어나면… 집값 안정 대신 ‘부 대물림’ 고착화 우려

김윤 2026. 2. 20.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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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5월 9일)를 앞두고 다주택자들의 셈법이 복잡하다.

19일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오는 5월 9일 이전에는 대체로 증여보다 양도할 때 세 부담이 적다.

당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고용진 의원이 대법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양도·보유세 등을 인상하기 전(7·10 부동산 대책)인 2020년 1~6월 수도권 집합건물의 월평균 증여는 2831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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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이후 증여가 양도보다 유리
文정부 때 증여 늘고 매물은 안늘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5월 9일)를 앞두고 다주택자들의 셈법이 복잡하다. 수도권 내 매도 움직임이 이미 감지된다. 그러나 부동산의 장기적 가치 상승을 기대하고 자녀에게 증여하는 다주택자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매매 대신 증여를 선택하는 다주택자가 많다면 집값 안정은커녕 ‘부의 대물림’을 고착화할 수 있다. 정교한 조세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오는 5월 9일 이전에는 대체로 증여보다 양도할 때 세 부담이 적다.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가 10년 전 10억원에 산 주택을 30억원에 판다면 5월 9일 이전에는 약 7억1822만원의 양도세를 부담해야 한다. 매매 대신 자녀에게 단순 증여한다면 증여취득세는 8억4940만원에 이른다. 내야 할 세금이 1억3000만원가량 많아진다. 증여보다 양도가 유리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5월 9일 이후에는 양도세가 13억5567만8500원으로 크게 뛴다. 증여를 하는 경우 5억원의 절세 효과를 낼 수 있다. 때문에 5월 9일 이전에 매도 대신 증여를 하는 사례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증여를 부정적으로만 해석할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고령층에 묶여 있던 자산이 이전되면 자녀 세대 주택 공급과 소비 확대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세수 확보 측면에서는 상속 대신 증여로 세수를 앞당겨 확보하는 효과도 낸다.

그럼에도 ‘집값 안정’ 측면에서는 문재인정부 전례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문정부 시절 다주택자 부동산 세제를 강화한 결과 증여만 늘고 매물 증가로까지 이어지지 못하며 집값 잡기는 실패했다. 당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고용진 의원이 대법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양도·보유세 등을 인상하기 전(7·10 부동산 대책)인 2020년 1~6월 수도권 집합건물의 월평균 증여는 2831건이었다. 하지만 발표 이후 한 달간(7월 11일~8월 10일) 수도권 집합건물 증여는 1만3515건으로 앞선 6개월 평균치보다 377%가량 급증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문정부 임기 초 대비 임기 말 서울 아파트값은 60% 넘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5월 9일 이후 증여 등에 따른 매물 잠김 현상에 대한 대비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 전문위원은 “‘갖고 있으면 오른다’는 부동산 인식을 변화시킬 만한 정책, 공급 대책 등이 끊이지 않고 나와줘야 매물을 더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윤 기자 k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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