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트럼프 평화위원회

정승훈 2026. 2. 20.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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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번째 집권 4년간 나타났던 사회·정치적 현상을 언론 등은 '트럼피즘(Trumpism)'으로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행한 각종 정책의 가치를 집약한 것인데 많은 이들은 이를 포퓰리즘과 미국 우선주의의 결합 정도로 여겼다.

유엔의 무능을 비판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트럼프 평화위원회'란 국제기구를 만든 데에는 이러한 인식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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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훈 논설위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번째 집권 4년간 나타났던 사회·정치적 현상을 언론 등은 ‘트럼피즘(Trumpism)’으로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행한 각종 정책의 가치를 집약한 것인데 많은 이들은 이를 포퓰리즘과 미국 우선주의의 결합 정도로 여겼다. 영향력도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당시엔 우세했는데 그가 두 번째 집권에 성공한 이후엔 트럼피즘이 세계의 기존 질서를 흔드는 이념이 되고 있다.

지난 주말 뮌헨안보회의 연단에 섰던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트럼피즘의 세계 인식을 명확히 보여줬다. 루비오 장관은 서방이 구축했던 규칙 기반 자유주의 질서, 다자주의 등이 미국과 유럽의 힘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맹목적 자유무역과 주권의 국제기구 위임, 통제되지 않은 이민자 용인 등으로 서방이 약해진 사이 경쟁국들은 국력을 축적했다는 것이다. 유엔의 무능을 비판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트럼프 평화위원회’란 국제기구를 만든 데에는 이러한 인식이 깔려 있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평화위 첫 회의가 열렸는데 가자지구 지원 및 재건을 위한 회원국들의 역할과 국제안정화군(ISF) 투입 등이 논의됐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평화위 설립을 선언했을 때만 해도 가볍게 여기는 시각도 있었지만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평화위가 참여국을 더 늘리고, 실질적인 분쟁 해결 성과를 낸다면 어엿한 국제기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영향력과 어떻게든 목표를 관철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문제는 그가 새로운 제안을 내놓을 때마다 대상 국가엔 큰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평화위 참여를 요구받았는데 아직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따져봐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관세 등으로 압박하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특기라 무작정 미루기도 어렵다. 새로운 질서에 적응하는 건 퍽 피곤한 일이다.

정승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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