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식의 이코노믹스] 외국 기업 투자와 외국 인재 활용해 지방 균형발전 꾀해야

2026. 2. 20.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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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극3특’ 전략에서 챙겨야 할 성공 방정식


김두식 외국인투자 옴부즈만 변호사
우리나라는 2020년부터 인구감소 시대에 진입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2020년 5183만 명이었던 총인구는 지난해 말 현재 5111만 명으로 감소했고, 2072년에는 3622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4년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총인구의 19.2% 수준이었으나 2025년에 20%로 증가했고, 2030년에 30%, 2050년에는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 인구 감소에도 수도권 집중 심화
시군구 52%가 소멸 위험 지역

지역별 성장 위한 메가 특구 육성
기업 유치가 지방 발전 전략 핵심

비자 완화해 외국 인력 확보하고
외투기업 맞춤형 규제 특례 필요

박경민 기자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진행되며 경제활동인구(15~64세)도 줄고 있다. 2022년 기준 경제활동인구는 총인구의 71.1%인 3674만 명이었지만, 2035년 62.7%(3188만 명), 2070년 46%(1711만 명)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발표한 중기 인력 수급 전망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지속적인 경제 성장(연 2.0%)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 예상되는 노동 공급보다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한데 추가 필요 인력 규모는 2029년 26만9000명에서 2034년 122만2000명까지 확대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총인구는 감소하지만 수도권(서울·인천·경기)으로의 인구 집중은 오히려 심화하고 있다. 2019년 말 수도권 인구가 처음으로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한 이래 비수도권 인구 비중은 2020년 49.9%, 2024년 49.1%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방에서는 청년층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며 고령화도 빨리 진행되고 있다. 이제 지방은 인구 감소를 넘어 소멸의 위기를 맞고 있다. 2023년 한국고용정보원의 연구에 따르면 전국 226개 시·군·구 중 118곳(전체의 52%)이 소멸 위험 지역이다.

5극3특, 지역별 성장 엔진 지정
역대 정부는 쇠락해가는 지방을 살리기 위해 국가 균형발전 정책을 시행해 왔다. 2022년에는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을 제정해 인구 감소 지역의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각종 재정 지원과 특례 조치를 제공했다.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지역 활성화를 위해 자율적·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되, 지자체 간 연계·협력을 촉구했다. 예컨대 복수의 지자체가 ‘공동 생활권’을 설정하고 그 생활권 단위로 주민들이 시설 및 공공서비스를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 정부는 국가 균형발전 전략으로 ‘5극3특’을 제시했다. 전국을 5극(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등 5개 초광역 경제·생활권)과 3개 특별자치도(제주·전북·강원)로 나눠, 초광역 지자체가 각 권역 활성화를 주도한다는 것이다.

5극3특 체제에서는 초광역권 단위로 하나의 행정 체계가 작동하게 되고 각 권역이 하나의 생활권 및 경제권이 될 수 있으므로, 지자체가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점에서 5극3특은 종전의 균형 발전 체계를 뛰어넘는 거버넌스 체계라 할 것이다.

박경민 기자

외국 인력, 지방 정주 인구 늘릴 수도
문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방에 사람을 끌어들일 것이냐다. 이 질문에 정부는 ‘지역별 성장 엔진 지정’과 ‘메가 특구’ 육성이라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마다 핵심 ‘성장 엔진’이 될 대표 전략 산업을 선정하고 이와 연계한 ‘메가 특구’를 지정해, 국가가 집중적으로 재정·세제·규제 완화·인재·인프라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역 내 자치 단체와 기업은 스스로 규제 특례 및 정책 패키지를 구성해 정부에 메가 특구 지정을 신청할 수 있다. 이 계획이 제대로 시행되면 지방에 중요 산업을 발전시켜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또 인구를 끌어들일 만한 좋은 정주 여건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지방 발전 전략의 핵심은 기업 유치라 할 수 있다. 정부는 기업의 지방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계획하고 있다. 예컨대 지방 투자 촉진 보조금의 지원 한도를 상향하고, 비수도권에 투자하는 글로벌 기업에 현금 지원 한도를 늘리며,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한 법인·소득세 감면 기간을 지방의 낙후도에 따라 현행 7~12년에서 8~15년으로 확대하고, 사업 목적 부동산 취득세 및 재산세를 감면하고, 지역 고용 촉진 지원금을 고용위기 선제대응 지역으로 확대 지급한다는 것 등이다.

이 같은 지방 발전 계획과 관련해 몇 가지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 첫째, 5극3특 전략을 외투 기업 및 외국 인재 유치와 연계해 시행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투자와 외국 인재 유치를 지역 산업 발전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투 기업은 지방의 전략 산업 육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설사 전략 산업이 아니더라도 외투 기업은 지방 경제를 일으키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지방에 유치한 외국 인재나 인력은 그 자체로 지방의 정주 인구를 늘릴 뿐 아니라 내국인 고용이 어려운 지방 기업의 가동을 돕는 필수 생산 요소가 된다.

둘째, 지방에 실제 외자 및 인재 유치를 실현할 수 있는 강력한 추진 체계를 만들고 실효성 있는 유치 활동을 펼칠 필요가 있다. 단순 계획이나 인센티브 제공만으로 기업과 인재를 끌어들이기 어렵다. 국가 역량을 결집한 구체적인 유치 행동 계획을 설계·시행해야 한다.

외투 기업에도 지원 패키지 적용해야
우리처럼 심각한 인구 감소와 구조적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는 일본은 2023년 4월 내각부의 ‘해외로부터 인재 및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액션 플랜’에 따라, 지방 활성화와 연계한 외자 및 외국 인재 유치 활동을 체계적으로 펼치고 있다. 첨단산업을 전국에 배분해 지역별 산업클러스터를 육성한다는 전략에 외자 및 외국 인재 유치 전략을 연계하고 있다.

이 액션 플랜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내각부를 위시해 법무성과 경제산업성, 후생노동성 등 주요 정부부처, 지자체,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등이 모두 참여하는 이른바 ‘올 재팬(All Japan)’ 형태의 총력 추진 체계다. 그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외자·인재 유치 목표를 핵심 성과지표(KPI)로 설정해 지자체 등 참여기관이 성과 중심의 유치 활동을 펼치도록 유도하고 있다. 우리도 참고할 만하다.

셋째, 지방에 투자하는 외투 기업에 대한 강력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외투 기업에 대해서는 2018년 말 법인세 감면제도가 폐지된 이래 그나마 존재하던 지방세 감면마저 2025년 말에 종료됐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 기업의 지방 투자를 촉진하려면 정부가 국내 기업에 제공하려는 지방 투자 지원패키지를 비수도권에 신규 투자하는 외국 기업에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아가 메가 특구에 적용할 규제 완화 특례에 외투 기업에 대한 맞춤형 규제 특례를 포함해야 할 것이다.

넷째, 지방 활성화를 위해 지방의 인력 수요를 고려한 유연한 비자 정책 운용이 요구된다. 현재 외국인 투자 기업이 겪는 가장 큰 애로 중 하나는 구인난이다. 특히 지방에 공장을 설립한 많은 외투 기업은 공장을 돌릴 인력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이미 법무부에서는 인구 감소 지역 등에 체류하는 우수 외국 인재나 숙련 기능 인력에 장기체류 비자(F-2-R, F-4-R, E-7-4 등)를 발급하고 배우자·자녀 동반, 배우자 취업까지 허용하는 ‘지역특화형 비자’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유학 비자(D-2)와 특정활동 비자(E-7)를 대상으로 법무부와 광역지자체가 함께 설계한 지역 맞춤형 ‘광역비자’ 제도를 시범사업으로 실시하고 있다.

지방에 외국인 고용 탄력적 운용 필요
그러나 이런 제도만으로 지방 기업의 외국 인력 수요를 충족하기는 어렵다. 내국인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지방에서는 우수 인재나 숙련인력뿐 아니라 외국인 비숙련 인력도 필요하다. 그럼에도 경직된 비자 요건 때문에 지방의 외투 기업이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국내 기업이 외국 노무 인력(E-9비자)을 고용하려면 고용 허가를 신청해야 하는데, 종업원 300인 이하 또는 자본금 80억원 이하 중소기업이나 뿌리 업종에 종사하는 중견기업만 고용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대부분의 외투 기업은 이 요건을 맞추기 어려워 외국인 노무 인력을 고용하지 못하고 있다.

대안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파견하는 필수전문인력(D-8 비자)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지만, 비자 발급 요건이 외투 금액과 내국인 고용실적, 매출액, 납세 실적 등에 연동돼 있어 이 방법으로 외투 기업의 인력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 외투 기업이 외국인 전문/숙련 인력(E-7 비자)을 직접 고용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외국 인력 고용은 내국인 고용의 20% 이하로 제한되고, 1인당 국민 총소득(GNI)의 80% 이상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조건을 부과하고 있어 이 또한 활용하기 어렵다.

내국민 일자리 보호를 위해서는 외국 인력에 대한 비자 요건을 무작정 완화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실제로 내국인을 고용하기 어려운 지방 소재 기업에 대해서는 외국인 고용 요건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김두식 외국인투자 옴부즈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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