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에게 매달 ETF 투자금 지급... '한국형 트럼프 어카운트' 제안한다

이상헌 2026. 2. 1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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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시대, Fomo 없이 누구나 성장의 혜택을 누리는 방법

[이상헌 기자]

2025년 말, 인사동 거리를 걷던 날이었다. 60대는 훌쩍 넘어 보이는 여성 두명이 내 옆을 스쳐가며 주식에 대해 얘기를 한다.

"ETF를 사야해. 근데 미국에 있는 S&P500 같은거, 시장을 따라가는 거래."

필자에게는 거리의 잡음이 사라지면서 귓가에 선명하게 꽂히는 말이었다. 5년 전 '단칼에 끝내는 인덱스 투자'를 연재하면서 시장을 추종하는 투자에 대해 다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편한 노후를 보내기 위한 제안이었다. 언젠가는 스러져버릴 개별 기업이 아니라 한 국가에 투자하는 방법에 대해 썼다.

미국 재무부는 1월 28일에 '트럼프 어카운트'의 실행을 발표했다. 이 뉴스가 나온지 불과 3일만에 약 50만 가구가 계좌를 만들었으며 세계적인 대기업이 추가 후원금을 보태주고 있다. 개설도 간단하다. 세금 신고서(Form 4547)에 체크 표시만 하면 계좌가 생성된다.

골자는 2025~2028년 태어난 아이들에게 정부가 1000달러를 즉시 지급하고 ETF를 사게하는 정책이다. 환율 1400원을 적용하면 원화로 약 140만원을 투자해서 18세까지 복리 수익을 추구한다는 얘기다. 중도인출은 할 수 없으며 18년 동안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또한 부모가 원할 경우 연간 최대 5000 달러를 추가로 적립할 수 있다.
▲ 미국 재무부에서 발표한 트럼프 어카운트 보도 자료. 세금 신고시 Form 4547로 계좌를 개설하고 이후 지정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운용한다.
ⓒ treasury.gov
투자 대상은 정해져있다. 개별 기업이 아닌 시장을 따라가는 S&P500 같은 광범위한 ETF를 사야한다. 18세 이후에는 IRA(개인퇴직계좌)로 바뀌며 출금할 수 있다. 이를 우리나라 제도에 대입하면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와 유사하다. 한마디로 말해 과세가 이연될 뿐만 아니라 내는 세금도 아주 적다.

초기 1000달러가 18세에 이르면 5배 가까운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지난 200년간 이어져온 미국 주식시장의 연평균수익률 9.8%를 대입한 액수다. 정부에서 준 공짜 시드머니 140만원이 720만원으로 불어난다. 만약 부모가 매년 5천달러를 추가로 불입하면 투자원금 약 1억2천만원이 3억3천만 원으로 커진다.

20세에 목돈을 쥐고 사회생활 시작

트럼프 어카운트 뉴스를 보자마자 눈이 번쩍 뜨였다. 이 제도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책 제안을 받을 때 필자가 낸 아이디어와 궤를 같이하며 작은 규모로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당시 기자는 '천년대계 ETF'라는 제안을 올렸으나 별 반응이 없었다.

핵심은 다음과 같다. 2024년 신생아 수는 약 22만 명 수준이다. 앞으로 상당 기간 매년 25만 명의 아이가 태어난다고 가정하자. 출생 신고가 되자마자 국가에서 ETF 투자 계좌를 자동 생성한다. 매달 정부에서 1만 원씩 보조를 하고 부모가 1만 원을 낸다. 다시말해 매달 2만원 씩 적립하여 시장추종 ETF를 20년 동안 산다. 이 기간 동안 중도 인출은 할 수 없다.
▲ 천년대계 ETF (한국형 트럼프 어카운트) 국가 재정부담과 인플레 없이 미래 세대가 경제적 자립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발판. AI의 도움으로 그림을 넣고 텍스트는 본인이 삽입 함.
ⓒ 이상헌
아이가 20세가 되면 계좌를 이관하고 출금할 수 있다. 다만, 국가에서 보조한 원금 240만 원을 빼고 넘겨준다. 20년 동안의 복리 수익을 계산하면 당사자가 손에 쥐는 금액은 약 1300만을 넘는다.

이 방식의 장점은 명확하다. 인플레에 대한 걱정이 거의 없으며 국가 재정의 부담도 미미하다. 매년 천년대계 ETF로 들어가는 자금은 겨우 300억 원 정도다. 우리나라 2026년 예산 728조에 비하면 껌값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액수를 더 늘려도 좋을 것이며 궁극적으로 모든 국민에게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은퇴시까지 보유한다면 또 다른 인센티브를 주는 등 세세한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

AI 시대, 자산 화수분이 필요하다

사실 필자는 <조선일보>가 보도한 이재명 대통령의 "집값 대책이 없다"는 뉴스를 접하고 상당히 맥이 풀렸다. 그러나 이후 쏟아지는 부동산 정책을 보면서 크나큰 박수를 보내고 있다. 블랙홀 같이 모든 자산을 빨아들이는 부동산 투기를 방치하면 일본처럼 '30년 장기불황'을 겪게 될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지금껏 생산활동으로 가야할 자금이 부동산에 묶여서 경제의 기운생동을 막았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행보를 보면서 이제는 희망을 얘기해도 될듯 싶다. 필자는 궁극적으로 부동산 보유세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믿는다. 모든 가치가 부동산에만 맞춰져 있다면 우리는 미래를 위한 꿈을 꿀 수 없다.

앞으로 AI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많은 일자리가 사라짐은 자명하다. 이 중차대한 시기에 ETF 투자를 통한 '자산 화수분'은 대한민국 모두에게 노후의 안전판 역할을 한다.
▲ 트럼프 어카운트. 미국 정부가 새로 만든 공식 웹사이트로 Trump Accounts를 소개하고 운용하는 곳.
ⓒ trumpaccounts.gov
일부에게만 시행되는 트럼프 어카운트지만 인류사에 있어 커다란 진전이다. 필자는 트럼프 개인은 지지하지 않지만 미국의 집단지성이 내놓은 ETF 투자는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여긴다. 이 정책은 앞선 세대가 꿈꿨던 인류의 보편적인 복지를 향한 첫걸음이다. 대한민국도 이런 자산형성 구조를 제도로 구현해야 할 필요가 있다.

300억 원, 대한민국 예산의 0.004%에 불과한 이 돈은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삶을 꾸려갈 수 있게 하는 발판이다. 나만 뒤쳐진다는 공포없이 성장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는 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달 후 운영중인 홈(www.daankal.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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