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700만 돌파"...영화 '왕과 사는 남자' 흥행 돌풍 왜
이야기의 힘, 배우들 열연이 흥행 원동력

영화 '왕과 사는 남자'(4일 개봉, 장항준 감독, 이하 '왕사남')가 417만 관객(19일 현재)을 모으며 설 연휴 극장가의 승자가 됐다.
'왕사남'과 함께 흥행 쌍끌이를 기대했던 첩보 액션물 '휴민트'(11일 개봉, 류승완 감독)는 128만 관객으로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다. 명절 연휴 기간에는 가족 관객 동원 여부가 영화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단종의 비극이라는 익숙한 소재, 웃고 울리며 감동을 주는 팩션 사극의 전형적인 전개를 갖춘 '왕사남'이 '휴민트'보다 더 많은 관객을 모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실제로 '왕사남'은 연휴 기간 하루에 60만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 몰이를 했다. '휴민트' 개봉 일인 11일 하루만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내줬을 뿐, 개봉 이래 줄곧 1위를 지키고 있다. 17일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관람한 것도 영화에 대한 관심을 높여줬다.
영화의 흥행 요인은 이야기의 힘이다. '아는 사람의 모르는 얘기가 가장 재미있다'는 속설처럼, '왕사남'은 누구나 알고 있는 조선조 비운의 왕 단종(박지훈)의 알려지지 않은 마지막 한 때를 영화적 상상력을 덧입혀 그려냈다.

단종이 유배지 마을 사람들과 정을 쌓으며, 촌장 엄흥도(유해진)와 유사 부자 관계로 지냈다는 건 역사적 기록엔 없는 허구지만, 비장하고 감동적인 결말을 위한 효과적인 '빌드업' 설정이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처음엔 유머 코드로 관객의 마음을 풀어준 뒤 뭉클한 전개로 이어지며 마지막엔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흥행 영화 공식에 충실한 작품"이라며 "세련된 연출은 아니지만 이야기의 힘으로 끝까지 밀어붙이는 뚝심에 관객들이 호응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코믹과 정극 연기를 특유의 리듬으로 능란하게 넘나드는 유해진의 열연은 영화 흥행에 큰 지분을 차지한다. 작품의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는 '연기 차력쇼'였다는 평이 많다.


처연한 눈빛 만으로 역사의 희생양이 된 비극적 인물을 만들어낸 박지훈의 캐스팅 또한 신의 한 수였다. 단종이란 역사적 인물을 연기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출연을 주저하던 그를 장항준 감독이 삼고초려 끝에 설득했다.
영화의 투자배급사 쇼박스의 조수빈 홍보팀장은 "배우들의 호연도 있지만, 유쾌하고 낙천적인 장항준 감독에 대한 대중적 호감도 흥행에 한 몫 하는 것 같다"면서 "변두리 인물의 인간적인 면을 다루는데 강점이 있는 장 감독의 진정성이 관객의 마음에 와닿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는 2002년 '라이터를 켜라'로 연출 데뷔한 장 감독의 최고 흥행작이 됐다.
이제는 손익분기점(260만)을 일찌감치 넘긴 '왕사남'이 어디까지 흥행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진다.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극장가 비수기지만, '왕사남'을 위협할 경쟁작이 딱히 보이지 않기 때문에 흥행세가 계속될 것 같다"면서 "현 추세라면 최소한 700만 관객 이상의 흥행을 거둘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현목 문화선임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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