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사’, 대기업 신입 안 부럽다…월 급여 300만원 이상 수두룩 [스페셜리포트]

노승욱 매경이코노미 기자(inyeon@mk.co.kr), 조동현 매경이코노미 기자(cho.donghyun@mk.co.kr) 2026. 2. 19.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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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사’, 대기업 신입 안 부럽다

월 급여 300만원 이상 수두룩

현역 시절 못잖은 고소득을 누리려면 어떤 자격증을 어떻게 취득하고 조합해야 할까.

고용노동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만 50~64세 국가기술자격 취득자의 자격 수준(기능사-산업기사-기사-기술사)에 따른 임금 데이터를 분석, 제시한 ‘자격 취득 로드맵’을 참고할 만하다. 이에 따르면, 산업기사 자격증만 있어도 웬만한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 초임보다 높은 급여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례로 산업안전 분야는 ‘산업안전산업기사(346만원)’에서 ‘산업안전기사(375만원)’를 거쳐 ‘위험물기능장’을 추가 취득하면 월급이 508만원까지 껑충 뛴다. 기사 단독 취득 대비 133만원(35%) 높은 수준이다. 위험물기능장은 위험물 관리 및 점검에 관한 최상급 숙련 기능을 보유한 국가기술자격이다. 유사 분야에서 9년 이상 경력을 쌓거나, 산업기사 취득 후 실무 경력 5년을 쌓으면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소방설비(전기) 분야는 ‘소방설비산업기사’가 월평균 약 299만원, ‘소방설비기사’는 월평균 약 313만원의 임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공조냉동기계기사’ 자격을 추가 취득하면 59만원 오른 월평균 약 372만원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방설비(기계) 분야에선 ‘소방설비산업기사’가 약 292만원, ‘소방설비기사’는 약 305만원의 월 평균 임금을 받았다. 또한, 기사 취득 후 ‘건설안전기사’를 추가 취득했을 때 약 378만원으로, 기사 단독 대비 73만원 임금이 상승했다.

전기 분야는 ‘전기기능사’(약 261만원), ‘전기산업기사’(약 280만원), ‘전기기사’(약 292만원) 순으로 평균 월급이 상승했다. 기사 취득 후 ‘공조냉동기계기사’ 자격을 추가로 취득한 경우 월 평균 임금이 약 357만원(기사 단독 대비 65만원 상승)으로 비교적 높은 상승폭을 기대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지난 5년간(2020~2024년) 만 50~64세 국가기술자격 취득자 51만명의 취업 성과도 분석했다.

취업 성사율이 가장 높은 자격증은 ‘공조냉동기계기능사’다. 해당 자격증을 취득한 중장년층의 54.3%가 6개월 이내 취업에 성공했다. 이어 ‘에너지관리기능사’(53.8%), ‘산림기능사’(52.6%), ‘승강기기능사’(51.9%), ‘전기기능사’(49.8%) 순으로 ‘빠른 취업’ 성과가 높았다.

고용 안정성을 선호한다면 ‘공조냉동기계기능사’를 눈여겨보자. 취득 후 고용보험 가입 기간 비중이 46.7%로 가장 높았다. ‘에너지관리기능사’(45.2%), ‘승강기기능사’(42.7%), ‘산림기능사’(42.0%), ‘전기기능사’(41.4%)도 장기간 일자리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능사’로도 비교적 고소득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는 ‘타워크레인운전기능사’,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 운전기능사’다. 평균 월급이 369만원, 326만원으로 300만원을 가뿐히 넘어섰다. 이어 불도저운전기능사(295만원), 기중기운전기능사(284만원), 철근기능사(284만원) 순이었다.

자격증으로 장애를 뛰어넘은 사례도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발간한 ‘2025년 국가자격 취득자 수기공모 우수사례집’에 나온 50대 박익근 씨 얘기다. 경기도 한 산업단지 시설관리 업체에 근무 중인 박 씨는 2007년 30대의 나이에 고압 전기에 감전되는 사고로 양 팔을 잃었다. 굴하지 않고 의수의 손가락 사이에 볼펜을 끼운 채 펜의 각도를 유지하며 어깨 힘으로 글씨를 써서 소방설비기사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는 소방설계 사무소에서 소방 설계 검토와 도면 파악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박 씨는 “자격증은 단순한 종이 한 장이 아니라, 내 삶의 가치를 증명하는 증거였다”고 전한다.

50세 이상 중장년층의 자격증 응시자는 증가세다. 2024년 약 42만명이 응시, 2015년 약 15만명에서 9년 만에 3배가량 늘었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경기도 5070 일자리박람회’ 모습. (연합뉴스)
중장년 인생 2막을 여는 열쇠

여러 분야보다 ‘한 우물’ 유리

자격증만 있으면 취업이 가능할까. 답은 ‘아니오’에 가깝다. 일단 전기·소방·안전 등 분야는 법적으로 자격 선임이 필요한 직무가 많아 자격증 보유 여부가 채용의 전제 조건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 채용 과정에서는 근무 형태 수용 가능성, 현장 적응력, 최소한의 실무 이해도가 함께 평가된다. 자격증이 ‘응모권’ 역할은 하지만, 그 자체로 취업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안전 관련 규제가 강화되며 자격증이 꽁꽁 얼어붙은 재취업 시장을 여는 황금열쇠 역할을 하는 경우도 적잖다. 특히, 전문 인력 수요가 많은 시설관리, 산업안전 분야에서는 60대 이후 근무자도 흔한 편이다. 물론, 직무 성격에 따라 성별과 나이가 취업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전승환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자격연구센터장은 “체력이나 속도를 중시하는 일부 현장 단순 노동직, 조직 문화 적합성을 강조하는 서비스·영업직, 신기술 중심의 일부 IT 직무에서는 자격증 취득 이후에도 연령이나 성별이 부담으로 인식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유망 자격증을 선점하려면 정부의 정책 흐름을 읽어야 한다. 규제 강화 흐름이 안전과 환경을 거쳐 최근에는 소방 분야로 옮겨가면서 소방기술사 등 관련 자격증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2022년 ‘소방시설법’이 개정되며 점검 방식과 대상이 강화됐다. 아파트는 공용 부분 위주로 점검이 이뤄졌지만 이제는 모든 세대가 2년 이내에 최소 1회 이상 내부 점검을 받아야 한다. 상가도 연면적 기준에 따라 점검 수위가 결정되는데, 최근에는 화재 취약 시설에 대한 기준이 계속 낮아지고(강화되고) 있다. 이처럼 법이 새로 만들어지고 강화되는 초기 단계에 관련 자격을 선점하는 것이 재취업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방법이다”라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렇자 1년에 1개씩 기술자격증을 취득하는 직장인들도 있다. 경단녀 특채로 포스코 입사에 성공한 심경희 씨는 업무에 적응하고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정비산업기사, 산업안전기사, 건설안전기사, 천정크레인운전기능사, 제선기능장, 주조기능장, 제강기능장, 압연기능장, 금속재료기능장 등 무려 18개의 국가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는 기계정비산업기사로 근무 중이다.

과거에는 여러 분야의 자격증을 다양하게 취득하는 것이 경쟁력으로 인정받았다. 한 기술자가 여러 직무를 동시에 맡는 ‘겸직’이 가능해 기업도 ‘멀티 플레이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다만, 요즘은 독립성과 전문성을 보장하기 위해 하나의 자격으로 한 분야의 안전관리만 ‘전담’하도록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산업안전관리기사, 품질경영기사,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보유한 모 대기업 직원 A씨는 “10년 전에는 나처럼 서로 다른 자격증이 여럿 있는 게 취업에 유리했다. 겸직이 제한되고 직장에서 장기 근속이 어려워진 요즘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직과 재취업을 위해선 전문성을 위해 특정 분야에서 상위 자격증을 계속 따는 한 우물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장년층이 보다 현실적으로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제도적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전승환 센터장은 “중장년층의 자격 취득을 현실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선행학습 경험이나 실무 경력을 인정해 일부 과목 면제나 대체 평가로 연계하는 등 자격 취득 방식의 다양화도 필요하다”며 “자격 취득자 증가에 따른 과잉공급 우려에 대해서는 시험 난이도를 인위적으로 높이기보다는 자격 취득 이후의 활용 경로와 역할을 세분화해 현장 연계성과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중장년 기술 인력 재진입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한국폴리텍대학 중장년 특화 훈련 규모를 지난해 2800명에서 올해 7700명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과 관계자는 “중장년 경력지원제를 통해 자격 취득과 연계한 신속한 재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고용센터, 중장년내일센터 등 유관기관들과 중장년고용네트워크 40곳을 운영 중이다”라고 전했다.

[노승욱 기자 noh.seungwook2@mk.co.kr, 조동현 기자 cho.donghyu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7호·설합본호(2026.02.11~02.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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