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식 붐에도 손실 본 투자자가 더 많다…"리스크 관리 관점 정책 필요"

박경은 기자 2026. 2. 1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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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연말 연초 자본시장은 환율 문제에 들끓었다. 금융 정책 담당자들은 고환율의 원인으로 개인의 해외투자를 지목하고 각종 대책을 쏟아낼 만큼. 서학개미 규모는 빠르게 커졌다.

모든 투자자가 해외주식으로 수익을 낸 건 아니다. 해외투자 붐이 일었던 2020년부터 3년간의 투자 추이를 분석한 결과, 개인투자자는 해외시장 참여에도 분산투자 효과를 보지 못했다.

18일 자본시장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개인투자자의 해외투자 특징 및 성과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3년간 해외시장에 한 번이라도 참여한 투자자의 수는 전체의 약 15% 수준에 그쳤다. 투자자 수를 보면 여전히 개인투자자들은 국내시장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강소현 선임연구위원과 김민기 연구위원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소위 '서학개미 붐'이 일었던 시기 국내 대형증권사의 개인투자자 약 10만명을 대상으로 계좌별 보유·거래내역을 분석했다.

해외자산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투자자의 경우, 금액 기준으로는 높은 비중을 보유했다. 해외 투자 금액 비중은 소액투자자(500만원 이하)의 경우에도 평균 43.4%에 이르며, 자산규모가 커질수록 해외자산의 비중이 커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평균 자산규모 3억원을 초과하는 고액투자자의 경우 해외자산의 비중이 68.7%까지 확대되며, 특히 20~30대 고액투자자는 70~80%까지 해외자산의 비중을 키웠다. 이들의 경우 국내 시장은 보조 투자처에 가깝다.

문제는 투자 구조다. 겉으로는 해외 종목 수가 늘어나 분산투자가 이뤄지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미국 시장과 특정 상장지수상품(ETP)에 자산이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2025년 기준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보유액 가운데 미국 비중이 90%를 넘는 구조로 재편됐고, 레버리지·인버스 ETF 등 고위험 파생형 상품 비중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성과 측면에서도 명암이 갈렸다. 국내외 자산을 모두 포함한 전체 투자성과는 같은 기간 시장 수익률에 비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거래비용을 감안하면 손실을 기록한 투자자가 이익을 낸 투자자보다 더 많았고, 벤치마크를 의미 있게 초과한 투자자는 소수에 그쳤다.

해외시장에 참가한 투자자 가운데 일부는 위험조정 성과가 개선되는 효과를 보였지만, 절반가량은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과도한 매매를 반복하거나, 소수 종목과 고위험 상품에 집중한 경우 성과가 더 악화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원은 해외투자가 분산투자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만, 동시에 구조적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국내 개인투자자의 포트폴리오는 평균적으로 시장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며 "지난해와 같이 국내 증시가 해외시장을 상회하는 상황에서는, 수익률 관점에서도 해외투자가 오히려 포트폴리오 성과를 저해할 수 있다"고 했다.

장기 분산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적 인센티브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보고서는 "장기 보유의 성격을 지닌 IRP와 같은 개인연금계좌, 세제 혜택이 부여되는 ISA 등의 자산관리 계좌의 활용도를 높이고, 장기투자에 우대적인 추가 세제 인센티브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투자업자는 단기매매보다 장기투자에 유리한 수수료 구조를 설계함으로써, 투자자 행태가 과도한 회전율이 아닌 장기 분산투자 중심으로 전환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금융당국은 환율에 대한 해법으로 해외 자산 투자자를 국내로 끌어오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해외 고위험 상품 선호 경향을 돌리기 위해,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레버리지 상품의 도입을 추진 중이다.

보고서는 "고위험 상품 선호와 단기 집중투자 성향은 단기간의 규범 제시나 규제 강화만으로는 개선하기 어렵다"며 "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기적 성격의 투자를 과도하게 유도하지 않도록 정교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봤다.

[출처 : 자본시장연구원]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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