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선이 쌓아올린 진짜 같은 거짓, 거짓 같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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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드라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난과 열등감 속에서 자란 사라 킴은 "진짜가 될 수 없다면 진짜처럼 보이기라도 해야 한다"는 절박한 욕망을 품었다.
부두아의 프라이빗 투자를 미끼로 폰지형 구조를 만들고, "부두아 비공개 라인에 먼저 투자한 사람만이 진짜가 될 수 있다"는 브랜딩으로 돈을 끌어모았다.
<레이디 두아> 는 끝까지 진짜와 가짜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레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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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기자]
* 이 글은 드라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난 13일, 넷플릭스에서 <레이디 두아>가 공개됐다. 드라마는 청담동 하수구에서 심하게 훼손된 여성 시신으로 시작한다. 피해자는 명품 브랜드 부두아 아시아 지사장 사라 킴(신혜선 역)으로 밝혀진다.
그러나 형사 무경(이준혁 분)이 파고들수록 드러나는 건 살인의 진상 대신 '사라 킴'이라는 존재 자체가 품은 거대한 거짓이다. 이 드라마는 범죄 추적보다 한 인물이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 그리고 우리 사회가 어떻게 그를 만들어냈는지에 집중한다.

드라마가 주목하는 건 사기의 기술이 아니라 그 집요함이다. 사라 킴은 가짜 신분, 가짜 명품, 가짜 인연으로 올라간 인물이지만 그가 쌓아 올린 디테일과 집요함만큼은 누구보다 '진짜'였다.
드라마는 "결과물이 사회에서 통용되고 사람들을 움직이면, 그게 여전히 가짜인가?"라는 불편한 질문을 끝까지 유지한다. 진짜와 가짜의 경계는 생각보다 모호하다. 아니, 어쩌면 우리가 믿고 싶은 것만 진짜가 되는 건지도 모른다.
중반부로 접어들며 사라 킴의 사기 구조가 드러난다. 부두아의 프라이빗 투자를 미끼로 폰지형 구조를 만들고, "부두아 비공개 라인에 먼저 투자한 사람만이 진짜가 될 수 있다"는 브랜딩으로 돈을 끌어모았다. 없는 물건을 기다리게 만들며 심리적 가치를 극대화했다. '브랜드는 디테일이 쌓아 올린 신앙'이라고 말하는 사라 킴의 논리는 흔들림이 없다.
극 중 반복되는 이 말은 단순한 대사가 아니다. 디테일이 모여 신용이 되고 신용이 쌓여 신뢰가 되며 신뢰가 커지면 신앙이 된다는 논리 아래 브랜드와 명품은 종교처럼 소비된다. 사라 킴은 그 구조를 악용하는 동시에 그 구조에 중독된 피해자이기도 해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분이 흐려진다.
그녀를 둘러싼 비서, 투자자, 과거를 아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은 각각 가해자이자 피해자이며 공모자다.
드라마가 말하고 싶었던 것
사라 킴의 과거를 캐던 무영은 사라 킴이 살아있음을 확신하고 그와 동시에 사라 킴도 자진 출두한다. 처음에는 자신이 사라라고 하다가 나중에는 사라킴과 일하던 김미정이라고 한다. 무영은 그가 사라 킴이라고 확신하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병원에서 없어지는 바람에 '김미정'을 기소했고 김미정이 감옥에 간다.
부두아는 사라 킴도, 김미정도 없이 여전히 호황이다. 부두아를 지키고 싶은 마음만큼은 진짜였으니 김미정, 혹은 사라킴의 목적은 완벽하게 실행됐다.
드라마가 진정으로 추적하는 건 범죄가 아니라 욕망이다. 계급 상승을 꿈꾸는 개인의 욕망, 진짜처럼 보이고 싶은 욕망, 그리고 그 욕망을 먹이 삼아 작동하는 사회 시스템을 그린다. <레이디 두아>는 끝까지 진짜와 가짜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우리가 믿고 있는 것들이 과연 진짜인지 되묻는 불편함만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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