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D 마저 동났나"… 빅테크 'AI 데이터센터'가 물량 싹쓸이

김문기 기자 2026. 2. 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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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스트리 AI] AI 슈퍼사이클 올라탔다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인공지능(AI) 열풍이 GPU와 메모리를 넘어 이제는 전통적인 저장장치인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시장까지 집어삼키고 있다.

세계 최대 HDD 제조사 중 하나인 웨스턴디지털(WD)이 올해 생산할 모든 물량이 이미 주인을 찾았다고 선언하면서, 소비자용 시장의 공급 부족과 가격 폭등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Wccftech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어빙 탄 웨스턴디지털 CEO는 최근 진행된 2분기 실적 발표(Earnings Call)에서 "2026년 캘린더 기준 HDD 생산 용량이 사실상 모두 판매 완료됐다"고 공식 밝혔다.

현재 WD는 상위 7개 하이퍼스케일 고객사로부터 확정 구매 주문(PO)을 확보한 상태이며, 일부 핵심 고객과는 2027년은 물론 2028년 물량까지 장기 공급 계약(LTA)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품귀 현상의 이면에는 AI 서비스의 진화가 자리 잡고 있다. 모델 학습 단계에서는 고성능 SSD(낸드플래시)가 필수적이지만 생성된 데이터를 저장하고 백업하는 '추론 및 아카이빙' 단계에서는 여전히 용량 대비 가격 효율이 압도적인 HDD가 주력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생성형 AI가 쏟아내는 엄청난 양의 로그 데이터와 백업 데이터는 엑사바이트(EB) 단위로 불어나고 있다. 이를 감당해야 하는 구글,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물량 확보 전쟁에 나서면서 WD의 매출 구조도 급격히 재편됐다.

WD의 전체 매출 중 클라우드(엔터프라이즈) 비중은 무려 89%에 달하는 반면, 일반 소비자 부문은 단 5%로 쪼그라들었다. 돈이 되는 대형 고객사에 생산 라인을 통째로 빌려준 셈이다.

공급 부족 상황 속에서 WD는 차세대 기술인 '열 보조 자기 기록(HAMR)'과 '에너지 보조 자기 기록(ePMR)' 로드맵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하이퍼스케일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40TB UltraSMR 드라이브의 검증을 진행 중이며, 2027년 본격 양산을 시작해 2029년에는 단일 드라이브로 100TB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여기에 기존 대비 전력 소모를 20% 줄인 '전력 최적화 HDD'와 대역폭을 8배까지 높인 '듀얼 피벗(Dual Pivot)' 기술을 2028년 상용화해, 운영 비용(TCO) 절감이 절실한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독식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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