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봉법 시행 임박…조선·방산·철강, 전방위 관계 재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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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조선·방산·철강 등 주력 제조업에서 노사와 협력사 관계를 다시 짜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협력사 지원을 확대하며 공급망 안정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원가 절감 중심의 하도급 구조가 주류였다면, 지금은 기술과 인력, 공급망을 함께 키우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며 "노사와 협력사를 포함한 상생 구조는 법 대응을 넘어 산업 경쟁력 확보 차원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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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전액 지원·성장펀드…경쟁력 공동 강화 방점
한화오션·포스코, 노사협력으로 생산안정 기반 마련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조선·방산·철강 등 주력 제조업에서 노사와 협력사 관계를 다시 짜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원·하청 구조와 노사 협력 방식을 전반적으로 점검하려는 흐름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수주 경쟁 심화 속에서 산업 체질을 정비하려는 대응으로도 해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10일 시행 예정인 노란봉투법은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 범위를 제한하고 사용자의 개념을 확대해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하청 노조와의 교섭 의무를 인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 시행을 계기로 원·하청 관계와 교섭 구조 전반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조선업계에서는 협력사 지원을 확대하며 공급망 안정에 힘을 싣고 있다. 전날 HD현대중공업은 사내 협력사에 명절 귀향비 50만원을 포함, 인당 최대 1200만원을 지급했다. 동종업계 최대 금액의 성과급을 사내 협력사에 지급한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성과급 지급 규모를 확대했고 총 지급 규모는 2000억원 이상이다. HD현대중공업의 경우, 업황 부진을 겪던 시기에도 사내 협력사에 대한 성과급 지원을 유지해 왔다. 또 업계에서 유일하게 사내 협력사 직원들에게 명절 귀향비를 지급하고 식대를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앞서 HD현대는 설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에 약 5800억원 규모의 자재 대금을 최대 3주 앞당겨 지급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조선 부문에서만 약 3440억원이 집행됐고 전력기기·건설기계·로봇 등 계열사 전반으로 조기 지급이 이뤄졌다. 앞서 HD현대는 조선 계열사 협력사들이 참여한 통합협의회 신년회를 열고 품질·원가·납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원팀’ 체제도 강조한 바 있다.
한화그룹도 설 명절을 앞두고 약 1790억원 규모의 협력사 대금을 조기 지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74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화오션 553억원, 한화 건설부문 117억원 등이 포함됐다. 한화는 명절마다 협력사 대금을 앞당겨 지급해왔으며 지난해 설에도 약 1700억원을 조기 집행했다.
지원 방식도 확대되는 추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협력사의 국방 첨단 분야 연구·개발(R&D) 비용을 전액 지원하는 ‘혁신 성과공유제’를 도입했다. 총 300억원 규모로 핵심 부품 국산화나 첨단 기술 개발에 나서는 협력사에 연구비와 시설 투자, 인프라 비용까지 지원한다. 기존 500억원 규모였던 동반성장펀드도 1500억원으로 확대했다. 금융 지원을 넘어 기술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방향이다.
노사 관계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한화오션은 사내 협력사와 원·하청 협력 선포식을 열고 성과급을 원청과 동일 비율로 지급하기로 했다. 임금 인상과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던 하청노조를 상대로 제기했던 4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취하했다. 갈등 요인을 정리하면서 생산 안정과 신뢰 회복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철강업계 역시 노사 협력 구조를 재정비하고 있다. 포스코는 노사 공동 연구를 통해 ‘가치창출형 노사문화’ 구축에 나섰다. 단체협약 강화에 그치지 않고 안전, 지역사회 기여, 산업 생태계 보호까지 포함하는 협력 모델을 제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 노조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탈탄소 전환이라는 부담 속에서도 조기 임단협 타결 기조를 유지, 협력의 틀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정책 환경과 산업 구조의 압박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다단계 협력 구조가 일반화된 조선·방산·철강 산업에서 협력사의 안정성은 곧 생산성과 품질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수주 경쟁이 기술력과 납기, 품질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원·하청 간 신뢰와 공동 대응 체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원가 절감 중심의 하도급 구조가 주류였다면, 지금은 기술과 인력, 공급망을 함께 키우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며 “노사와 협력사를 포함한 상생 구조는 법 대응을 넘어 산업 경쟁력 확보 차원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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