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좋았지만, 고민 제일 많았던 해" 김정훈의 안양행을 이끈 '도전자 정신' [전훈 인터뷰]

[풋볼리스트=남해] 김진혁 기자= 2001년생 골키퍼 김정훈은 프로 데뷔 5년 만에 처음으로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녹색 수문장에서 보랏빛 수문장으로 변신한 김정훈의 FC안양 이적은 '도전자 정신'에서 비롯됐다.
김정훈은 지난 시즌 전북현대의 '더블' 우승 멤버였다. 코리아컵을 전담한 김정훈은 컵대회에서 걸출한 선방쇼를 펼치며 전북의 6번째 코리아컵 우승을 이끌었다. 그렇게 전북은 거스 포옛 감독과 함께 K리그1, 코리아컵 우승을 따내며 최고의 해를 보냈다. 그러나 우승 멤버인 김정훈에게 2025년은 외려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낳은 해이기도 했다.
코리아컵 활약상과 달리 김정훈은 지난 시즌 K리그1 출전은 0경기였다. 송범근에게 주전 수문장 자리를 내주며 김정훈의 리그 출전 기회는 불투명해졌고 결국 명가 전북의 부활을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성공의 이면에서 인고의 해를 보낸 김정훈은 오랜 시간 동안 새로운 동기부여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졌고 결국 시즌 종료 후 생애 첫 이적을 택했다.
12일 남해스포츠파크호텔에서 '풋볼리스트'를 만난 김정훈은 FC안양 이적을 결심한 배경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김정훈이 밝힌 이적 사유는 안양을 대표하는 문구인 '도전자의 정신으로'와도 일맥상통했다. "전북 유스 출신이기 때문에 자부심이 있었다. 팀이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있었다. 작년에는 너무 좋았었는데 한편으로는 경기 출전을 위해 이적을 생각해야 할 수도 있겠다고 느꼈다. (이적에 대해) 제일 많이 고민했던 해였다. 퍼포먼스나 몸 상태가 많이 좋았다고 느꼈는데 오랫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다 보니 답답했다"라고 밝혔다.
김정훈에게 안양 이적은 축구선수로서 새로운 동기부여였다. "한순간 다른 팀 골키퍼들을 보면서 나도 경기에 많이 뛸 수 있는 팀의 기회가 온다면 이적을 생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느꼈다"라며 "동기부여를 느꼈다. 너무 감사하게도 (안양에서) 먼저 이야기를 꺼내주셔서 나도 먼저 이적을 고려했다"라며 안양을 선택한 이유를 말했다.

골키퍼 보강이 필요했던 안양에 김정훈은 단비와 같았다. 지난 시즌 골문을 지킨 베테랑 김다솔이 최종라운드서 불의의 부상으로 장기 이탈이 불가피해 졌다. 1차 전지훈련 불참 후 국내에서 재활 훈련에 집중한 김다솔은 개막 후 1~2달이 지나서야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주전 수문장이 무주공산 상태가 된 안양은 김정훈의 출전 갈증을 풀 수 있는 최적의 팀이 됐다.
관련해 김정훈은 "일단 경기에 나선다는 생각을 가지고 무조건 왔다. (김)다솔이 형도 지금 훈련에 동참하고 있다.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제 스타일을 감독께 어필하고 경기에 나서서 작년에 못 뛰었던 걸 올 시즌 풀고 싶다"라고 포부를 다졌다.
첫 이적임에도 김정훈은 이미 새 팀 적응을 마친 모습이었다. 태국 촌부리에서 진행된 1차 전지훈련에 대해 "처음이라 지루할 틈이 없었다"라며 웃은 김정훈은 "초반부터 형들이 다 너무 잘해주셔서 금방 적응했다. 유병훈 감독님도 연령별 대표팀 때 인연이 있다. 안양이라는 팀에 매력을 많이 느꼈고 주위에서도 안양 칭찬을 많이 들었다. 감독님이 '와줘서 고맙다'는 얘기를 감사하게 해주셨다. 먼저 편하게 말씀해 주셔서 저도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라며 안양의 유연한 팀 문화 덕분에 빠르게 녹아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정훈은 친정 전북과 맞대결도 고대했다. 김정훈의 바람대로 안양은 오는 3월 18일 4라운드 전북 원정을 떠난다. 예상보다 빠른 만남에 "다른 말 필요 없이 설렌다"라고 운을 띄운 김정훈은 "특별히 잘해야 된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한편으로 또 그런 생각이 안들 수는 없더라"라며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계속해서 "저도 증명하고 싶다. '이렇게 잘 컸다. 그리고 이 팀에 되게 잘 적응하고 있다' 이렇게 무언의 항의라고 해야 하나. 경기장에서 제가 좋은 모습 보이면 전북 팬분들도 '왜 이렇게 잘 막아'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래도 '정훈이 가서 잘하니까 보기 좋다' 생각해 주시는 팬분들도 더 많을 것 같다"라며 "4라운드 전북 원정인데 얼른 원정 입장으로 경기장에 빨리 가보고 싶다. 개막전이 설레는 만큼 전북전도 많이 설렌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김정훈은 새 환경 변화를 맞은 만큼 개인적인 목표도 숨기지 않았다. "우선 상위 스플릿 진출 역시 개인적 목표다, 그리고 클린시트 경기 수도 늘리고 싶다. 무실점을 해야 팀이 지지 않고 승률도 많이 높아진다. 개인적으로 정말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안양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키겠다고 각오했다.
답변을 이어가던 중 잠시 대답을 망설인 김정훈은 "제가 경기에서 잘해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아직 대표팀의 꿈도 있기 때문에 안양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다 보면 몇 년이 될지 모르겠지만, 한 번쯤 대표팀에 가고 싶기도 하다"라며 조심스럽게 '태극 마크'의 꿈을 덧붙이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FC 안양 및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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