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웠던 대구 생활, 박진섭 감독님껜 신뢰 느껴" 라마스가 천안을 선택한 이유 [전훈 인터뷰]

[풋볼리스트=남해] 김진혁 기자= 라마스와 박진섭 감독이 천안시티FC에서 재회했다. 지난 시즌 대구FC에서 남모를 고충을 겪은 라마스는 박 감독의 전화를 받은 뒤 천안 유니폼을 입기로 마음을 굳혔다.
라마스는 K리그 5년 차 외국인 선수다.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비교적 아쉬운 수비력을 상쇄할 강력한 왼발 킥력을 보유한 매력적인 자원이다. 그러나 대구FC, 부산아이파크를 거쳐 지난 시즌 다시 대구 유니폼을 입은 라마스는 힘겨운 한 해를 보내야 했다. 시즌 초 좋은 컨디션으로 공격포인트를 쌓던 라마스는 중반부터 경기력 부진, 감독 교체 등 악재가 겹치자 점차 입지를 잃었다. 결국 대구의 추락을 막지 못했고 K리그2 강등이라는 쓰라린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13일 천안의 2차 전지훈련 숙소인 남해 소재 한 호텔에서 '풋볼리스트'를 만난 라마스는 그동안 밝히지 못한 지난 시즌 고충들을 하나씩 털어놨다. "시즌 초 제가 상상하던 행복 축구를 했다. 그러나 이후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서 어려운 상황들이 벌어졌다. 대구 팀 내부적으로도 문제가 생기며 중순 새로운 감독님이 오시게 됐는데 그때부터 제가 선택을 받지 못했다. 다른 일부 외국인 선수들도 출전 시간을 받지 못하면서 서로 많이 힘들었다"라고 고백했다.
계속해서 "그래도 소속팀 대구를 최대한 강등 당하지 않도록 마음을 쓰고 훈련하고 경기를 임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라며 "승격이나 강등은 축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새롭게 대구에 남은 선수들은 승격을 시키기 위해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대구를 떠나기로 마음먹은 라마스는 시즌 종료 후 새 둥지를 찾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계약 관련 사항이 차일피일 미뤄지며 이적 성사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라마스는 전 소속팀 대구에서 아침에 일어나 협상 상황을 업데이트하고 다시 개인 훈련을 반복하는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뒤늦게 협상이 타결되며 천안행이 확정됐지만, 라마스는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이 진행된 1차 태국 방콕 전지훈련에 참여하지 못했고 지난 2일부터 진행된 2차 남해 전지훈련부터 천안 선수단에 합류한 상태다.
관련해 라마스는 "계약 관련 사항이 미뤄지는 바람에 태국에 가지 못했다. 듣기론 하루 3번의 고강도 훈련을 진행했다는데 참여하지 못해 아쉽다. 전지훈련은 당연히 강도 높게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힘들지 않은 훈련은 시간 낭비다. 남해 합류한 뒤 팀 훈련과 추가적인 체력 훈련을 하고 있다. 하나 둘씩 팀에 맞추면서 체력을 키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라마스는 천안을 선택한 이유로 박 감독과 '신뢰'를 짚었다. 과거 부산 시절 라마스는 2022시즌부터 2024시즌 중반까지 박 감독과 연을 맺은 바 있다. 당시 박 감독은 라마스의 공격 능력을 극대화하는 맞춤 전술로 라마스의 공격포인트 생산력을 끌어올렸다. 특히 2023시즌 10골 8도움, 2024시즌 9골 9도움으로 현재까지 라마스의 K리그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한 시즌 공격포인트를 연달아 기록했다.
라마스는 "박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 분들의 영향이 컸다. 천안이라는 팀이 예산적으로 여유로운 팀은 아니지만, 정말로 나를 원하고 있다고 느꼈다. 감독님께서도 통화할 때마다 확실하게 표현해 주셨다. 팀에 엄청 중요한 역할을 맡길 거라고 강조하셨다. 마음이 천안 쪽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라며 "가장 끌린 건 신뢰였다. 이제 그 신뢰를 나도 경기장 안에서 충분히 보여줘야 한다"라고 다짐했다.

라마스는 부산 시절 박 감독의 본인 활용법이 축구에 새로운 눈을 뜨게 해줬다고 짚었다. "대구 시절에는 빌드업에 많이 참여했다. 항상 내려가 공을 받아 전진 패스를 뿌리는 역할을 했다. 그런데 부산에 처음 갔을 때 감독님이 파이널 서드에서 마무리 슈팅을 많이 때려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처음엔 의심도 있었지만, 시즌 때 골과 도움을 기록하면서 점차 희열을 느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이번 천안에서도 감독님은 내가 수비보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공격포인트를 강조하셔서 말로만 잘하겠다는 게 아닌 경기장 안에서 감독님이 원하시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라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라마스는 올 시즌 친정 대구와 K리그2에서 맞대결하게 됐다. 커리어 내내 한 번도 없었던 일이 올 시즌 4월 18일 원정, 11월 29일 홈에서 두 차례나 벌어질 예정이다. 라마스는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며 어색함과 새로움이 공존할 거라고 운을 띄었는데 이내 "무조건 이겨야 된다"라며 경쟁의 운명을 피하지 않겠다고 각오했다.
"작년에 대구와 관계가 조금 흐트러지면서 서러움이 있었다. 경기장 안에서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대구에게 보여주고 싶다. 무조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이기고 올해 우리 천안의 성적이 높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포부를 다졌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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