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HBM4 '로직다이' 승부수 적중…다음은 패키징
[한국경제TV 홍헌표 기자]
<앵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HBM4 양산 출하에 성공하면서 SK하이닉스가 독주하던 HBM 시장에 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HBM4부터는 설계 단계에 파운드리 기술이 필요한데, 삼성이 자체 파운드리를 활용해 높은 경쟁력을 보여주면서 역전의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AI 칩 시장에서 메모리와 파운드리, 패키징까지 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는 점은 확장성에서도 경쟁사를 압도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홍헌표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삼성의 HBM4는 어떤 점이 다르길래 세계 최초 양산이 가능해진 겁니까?
<기자>
엔비디아의 까다로운 요구를 삼성이 기술력으로 잘 맞췄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HBM3E와 HBM4는 같은 고대역폭 메모리지만 다른 점이 있습니다.
비유를 통해 설명드리면 HBM3E은 ‘기성품 양복’의 느낌이었다면 HBM4는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맞춤 양복’의 성격이 강합니다.
HBM의 구조는 가장 아래 베이스 다이가 있고, 그 위에 D램을 쌓는 형태입니다.
이렇게 HBM을 만들면 TSMC에 보내서 엔비디아 GPU에 패키징을 하는 흐름입니다.
HBM3E까지는 누가 효율적으로 높게 쌓느냐가 중요했다면 HBM4는 베이스 다이를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중요합니다.
기존 HBM3E는 베이스 다이가 연산 기능 역할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 HBM4부터는 엔비디아가 베이스 다이에 로직을 넣어달라고 주문한 겁니다.
AI가 추론이 중심이 되고, 데이터 처리나 전력 관리 등이 중요해지면서 설계 단계부터 업그레이드를 했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이 로직을 넣어서 입출력과 속도를 빠르게 하고, 발열을 잡는 등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삼성이 로직 단계에서 자체 파운드리를 활용하는 승부수를 던졌는데 이게 적중했는데요,
삼성의 최고기술책임자인 송재혁 사장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송재혁 / 삼성전자 최고기술책임자 사장 : 삼성은 파운드리와 D램 메모리가 같이 있다는 것을 활용을 해서 파운드리의 베이스 다이 핀펫 기술을 선도적으로 도입을 했습니다. 그 결과 고객들하고 협력이 돼 있는데 입출력 속도나 가장 중요한 총 대역폭, 에너지 효율에서 지금까지는 만족스러운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당초 시장에서는 삼성의 HBM 매출이 지난해 대비 1.5배 늘어날 것으로 봤는데, 삼성은 3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번 로직 다이에는 삼성 파운드리 4나노 기술이 적용이 됐습니다. 삼성은 메모리와 파운드리, 패키징까지 종합적으로 해내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는데, AI 칩 생산에서 TSMC를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당장은 TSMC를 벗어날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 삼성이 패키징에서도 많은 고객을 확보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HBM4는 삼성 파운드리가 베이스를 만들고, HBM 코어를 쌓습니다.
SK하이닉스는 TSMC에 위탁해서 베이스를 만들고, HBM 코어는 하이닉스가 만듭니다.
엔비디아는 HBM을 GPU에 붙이는 최종 패키징을 TSMC에 전적으로 맡기고 있기 때문에 두 회사 모두 패키징은 TSMC로 보내게 됩니다.
이런 패키징 기술이 TSMC가 보유한 CoWos인데, AI 칩 병목이 CoWos에 있다는 말이 여기서 나오는 겁니다.
삼성도 I-CUBE라는 패키징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엔비디아가 GPU 설계, 공정, 패키징을 TSMC 생태계에 묶어놔서 삼성이 단기간에 파고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삼성 파운드리가 로직 다이에서 경쟁력을 보여주면서 엔비디아를 제외한 다른 빅테크들에 신뢰를 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삼성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면서 다른 기업들이 '우리 맞춤형 칩에도 삼성을 쓸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되는 겁니다.
실제로 삼성은 빅테크들의 맞춤형 HBM 협력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삼성의 최종 목표인 AI 칩의 '턴키 수주'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합니다. 또 SK하이닉스도 반격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HBM4와 그 이후 시장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기자>
이번 삼성의 HBM4 양산 출하는 엔비디아가 아닌 다른 빅테크들의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까지 턴키 수주가 가능해졌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미 삼성은 구글 TPU, 아마존 트레이니엄, 삼성 AI칩 등에는 자체 패키징 기술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HBM4에 자체 파운드리 기술이 들어가면서 2나노 선단 공정을 적용할 예정인 HBM4E, HBM5까지 삼성의 확장 가능성이 경쟁사보다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에 삼성이 외치는 종합 반도체사로서 '원스톱 솔루션' 목표에 한 걸음 내딛었다는 평가입니다.
SK하이닉스의 선두 자리 수성도 관심거리입니다.
올해까지는 엔비디아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HBM4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현실적으로 파운드리가 없기 때문에 TSMC에 의존해야 합니다.
D램이 없는 TSMC도 삼성전자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SK하이닉스와 동맹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 생태계는 SK하이닉스가 우위에 있지만 다른 ASIC 시장에서는 삼성이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홍헌표 기자 hph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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