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밑으로 팔지 마” 이웃엔 으름장…본인은 3억 챙겨 떠났다

장보석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jbs010117@naver.com) 2026. 2. 1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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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적 집값 담합에 중개사 괴롭힘까지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입건
경기도 “시장 교란 세력 발본색원”
기사와 관련된 생성형 이미지. (Gemini AI)
아파트 입주민들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집값을 담합하고, 이에 협조하지 않는 공인중개사무소에 집단 민원을 넣어 업무를 방해한 사실이 드러났다.

13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부동산특별대책반이 집중 수사에 나선 결과, 커뮤니티를 결성해 아파트 가격 상승을 담합한 하남시 A아파트 입주민들이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하남시 한 아파트 주민 A씨는 2023년 7억8700만원에 주택을 매입한 뒤 지난해 10월부터 오픈채팅방 개설을 주도했다. 익명으로 참여한 주민 179명에게 A씨는 “10억원 미만으로 팔지 말자”며 매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들은 10억원 이하 매물이 나오면 해당 중개업소를 ‘허위매물 취급 업소’로 낙인찍고 업무방해를 일삼았다. 정상 매물임에도 포털사이트에 허위매물로 신고하거나 하남시청에 집단 민원을 제기하는 식이다.

경기 하남시 A아파트 주민들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사진=경기도 제공〉
채팅방에선 “2~3월 폭탄 민원으로 5천(만원) 이상 업(Up)”, “20억대 얘기 중인데 우린 10억이니 최소 15억은 가야 한다”는 대화가 오갔고, 민원·항의 전화를 ‘회사 일’처럼 여기자는 독려도 있었다.

담합 가격 이하 거래를 중개한 업소를 집중 공격하는 행위는 공인중개사법 위반이다. 피해 중개사들은 “정상 매물을 올려도 밤낮없는 항의 전화와 허위 신고로 광고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며 영업 피해와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정작 담합을 주도한 A씨는 이달 초 본인 주택을 10억8000만원에 매도했다. 김용재 경기도 토지정보과장은 “타인의 정당한 영업을 방해하고 행정력을 낭비시키며 본인은 3년 만에 약 3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며 불법 담합 조장 행위를 지적했다.

성남시에서도 주민들이 오픈채팅방을 통해 집값을 인위적으로 띄우고, 가이드라인 미만 매물을 중개한 업소 리스트를 만들어 허위매물 신고를 지속한 정황이 포착됐다. 용인에서는 중개사들이 ‘친목회’를 결성, 비회원과 공동중개를 거부하는 등 배타적 영업으로 공정 경쟁을 저해한 혐의가 적발됐다. 현행법상 중개사들의 친목 행위를 통한 담합은 금지돼 있다.

경기도는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주택 가격 담합, 전세 사기,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부정 허가 등 부동산 시장 위협 3대 불법을 집중 수사해 시장 교란 세력을 발본색원하겠다”고 경고했다. 경기도는 제보 채널 마련과 함께 ‘신고포상제’ 및 ‘자진신고 감면제’를 활성화해 부동산 범죄를 뿌리 뽑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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