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대신 비행기 택했다"‥설 연휴 반납한 '총수 경영학'
국내파도 에너지 재충전하며 경영전략 고심
국내 반도체 '쌍두마차'의 사령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설 연휴를 반납하고 현장 경영에 나선다. '황금연휴'였던 지난해 설에는 대부분의 총수가 자택에 머물며 경영 구상에 몰두했던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총수들도 발품 판다…미국·유럽서 '민간 외교'13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설 연휴 기간 유럽에서 정·재계들 유력 인사들과의 네트워킹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현장으로 날아간 이 회장은 JD 밴스 미국 부통령,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급과 회동하며 '스포츠 외교'를 펼쳤다.
이 회장이 현재 머무는 곳은 프랑스 파리로 알려졌다. 이곳에서도 유럽 곳곳의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만남을 이어가며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이 회장은 2024년 파리 올림픽 현장을 찾았을 때도 2주간 머무르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접촉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슬로바키아,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에 주요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만큼 현지 사업장을 방문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설 연휴 기간 해외 일정을 소화할 전망이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5일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의 한국식 치킨집 '99치킨'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접선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올해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될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공급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당초 이달 셋째 주로 예상됐던 삼성전자의 HBM4 양산 출하가 지난 12일 기습적으로 발표되면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최 회장의 전략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현지에서 파트너사들과의 만남을 이어간 이후 오는 20~21일까지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최종현학술원 주최 환태평양대화(TPD)에 참석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을 맡은 만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특별 연설을 위해 연단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올해로 개최 6년 차를 맞는 TPD는 동북아·태평양 지역의 안보·경제·외교 현안을 논의하는 국제 포럼으로 이번엔 커트 캠벨 전 미 국무부 부장관, 야마다 시게오 주미 일본대사, 스테픈 월트 하버드대 교수 등 주요 오피니언 리더들이 참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연휴 기간 특별한 일정이 없는 총수들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사업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캐나다 방산 특사단에 합류해 잠수함 수주를 지원 사격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명절 기간 서울 한남동 자택에 머물며 기업의 생존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현대차·기아가 합산 매출 '300조 시대'를 열었지만, 미국발 관세 리스크가 재차 불거지면서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미 수출 주력인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로 지난해 2·3분기에만 총 4조6000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별다른 외부 일정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의 저가 공세를 받는 회사 주력 사업들의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피지컬 AI, 로보틱스 등 신성장 플랫폼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이 구 회장의 주요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기선 HD현대 회장 역시 설 연휴 기간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고 올해 경영 계획을 점검할 예정이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 특별한 일정을 소화하는 대신 방산 부문의 유럽 수출, 한미 조선 협력 산업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 전략 등을 고민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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