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동산 교란과 전면전'…이재명 정부 투기근절 기조 선제 뒷받침

최경준 2026. 2. 1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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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하남·성남·용인 담합 적발, 핵심 용의자 4명 검찰 송치 예정... '부동산시장 교란특별대책반' 확대

[최경준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2일 오후 '부동산 수사 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부동산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지시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투기 근절 기조를 현장에서 선제적으로 뒷받침하고 나섰다.

경기도는 지난해 12월부터 김동연 지사의 지시에 따라 '부동산 불법행위 수사 T/F팀'을 발족해 전담 수사팀이 조직적인 집값 담합 행위에 대해 집중 수사를 벌여왔다. 그 결과 주민, 하남·성남 아파트 주민들의 온라인 담합과 용인 지역 일부 공인중개사들의 카르텔 형성 등 부동산 거래 질서를 훼손한 불법행위를 잇달아 적발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부동산 수사 T/F'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집값 담합 행위, 전세사기,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부정 허가 등 부동산시장을 위협하는 3대 불법행위를 집중 수사해 시장교란 세력을 완전히 발본색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또 "우리 경기도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비웃으며 조직적인 담합으로 시장을 교란하는 세력에 대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고 대대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고 강민석 대변인이 전했다.
 21일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관계자가 이재명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2일 오후 '부동산 수사 T/F'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경기도
'특별지시'로 시작된 전담수사… 시장 교란 세력 정조준

김동연 지사는 "공정한 부동산 거래 질서는 경기도가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라며 "집값 담합과 전세사기 등 서민의 삶을 위협하는 행위는 '경기도에서는 절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도록 끝까지 추적하여 일벌백계(一罰百戒)하라"고 '부동산 수사 T/F'에 특별지시했다.

김 지사는 이어 "다가오는 봄 이사철을 맞아 전세사기 등 주거 불안을 야기하는 범죄에 대해서도 수사 역량을 총동원하여 도민의 주거 안정을 지켜내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해 12월 29일 비공개로 '부동산 수사 T/F'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T/F는 토지정보과장을 수사 총괄로 4개 팀, 총 16명 규모로 구성됐으며 기존 특사경 인력을 대폭 확대했다. 수사 방향은 ▲거짓 거래·해제 신고 ▲온라인 커뮤니티·단톡방을 통한 가격 담합 ▲업·다운계약과 허가 회피 등 시세 교란 행위 등이다.

아파트 주민들이 오픈채팅방서 담합... 공인중개사도 피해 호소

'부동산 수사 T/F' 수사 결과, 하남·성남·용인 지역에서 조직적인 집값 담합 정황이 확인됐다.

하남시 A단지 주민들은 카카오톡에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결성한 뒤 가격을 담합했다. 해당 채팅방에는 179명이 비실명으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2023년 7억 8,700만 원에 주택을 매입한 뒤, 2025년 10월부터 해당 오픈채팅방 개설을 주도해 채팅방 회원들과 10억 원 미만으로는 팔지 말자고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특정 가격(10억 원) 이하로 매물이 나오는 경우 공인중개사무소를 '허위 매물 취급 업소'로 낙인찍고, '좌표 찍기'식 집단 민원을 넣으면서 조직적으로 업무를 방해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들은 가격이 10억 미만인 매물을 소개한 인근 공인중개사에게는 항의 전화를 하고, 정상적인 매물인데도 포털사이트에 부동산 허위 매물임을 신고하는 한편, 하남시청에 집단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등의 집단행동을 했다. 담합 가격 아래로 매물이 나올 경우 이를 중개한 공인중개사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공인중개사법 위반이다.

다음은 수사팀이 확보한 채팅방에서의 실제 대화 내용이다.

"2~3월 폭탄민원으로 5천(만원)이상~~~~업"
"20억대 얘기중에 우린 10억 얘기중이니 ㅠㅠ최소 15억은 가야되는 건데 아우 말이 안되네요""11억 12억 이것도 다 조사해야합니다"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 약 15명 인원이 폭탄 민원과 전화 문자로 매일 확인체크해서 그래도 앞자리 10억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해요ㅠ"
"민원넣고 전화문자 하는거 그냥 한동안 해야할 루틴이라고 생각하면 되요. 저는 그냥 회사일이라고 생각하렵니다"
"전 이맘때쯤 12(억)<<되어있겠다 생각했는데 10.5(억)에도 허덕일 줄은 몰랐습니다ㅎㅎㅎ"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2일 오후 '부동산 수사 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경기도
이들은 채팅방 대화 내용을 실제 행동으로 옮겼다. 수사팀은 피해를 당한 공인중개사 4곳에 대한 참고인 진술을 확보했다.

피해 중개사들은 "정상적인 매물을 광고해도 밤낮없이 걸려 오는 항의 전화와 허위 신고로 인해 광고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며 영업 피해와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수사팀은 하남시청 부동산 관리 담당 공무원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마쳤다. 해당 공무원은 "동일한 내용의 민원이 수십 건씩 릴레이 형식으로 접수돼 정상적인 행정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고 진술했다. 담합행위를 주도한 A씨는 2026년 2월 초 자신의 주택을 10억 8,000만 원에 매도했다.

김용재 경기도 토지정보과장은 "A씨는 타인의 정당한 영업을 방해하고 행정력을 낭비시키면서, 본인은 3년 만에 약 3억 원의 시세 차익을 챙겼는데, 불법 담합 조장 행위를 통한 것이므로 공인중개사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성남시 B지역 일원에서도 하남시 사례처럼 아파트 주민들을 중심으로 집값을 인위적으로 띄우기 위해 담합한 정황이 포착됐다.

해당 아파트 주민들 역시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가격을 담합하는 것은 물론 담합 가격 밑으로 나온 매물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리스트까지 만들었다.

주민들은 리스트에 기재된 공인중개사에 대해선 허위 매물 신고를 지속했다. 특히 이 아파트 주민들은 자신끼리 순번을 정해 직접 리스트에 오른 공인중개사를 찾아가 고객인 것처럼 행세하며 해당 공인중개사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용인시 지역에서는 공인중개사들의 '친목회(사설 모임)'를 통한 카르텔 형성 행위가 적발됐다. 현행 공인중개사법은 담합행위 근절을 위해 공인중개사들의 친목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 친목회에서는 친목회 비회원과는 공동중개를 거부하는 등 배타적인 영업 행태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팀은 이미 관련 증거를 확보했으며, 2월 말까지 관련자 소환 및 참고인 진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채팅방 대화 기록과 민원 접수 로그 등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담합을 주도한 핵심 용의자 4명을 2월 말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시장교란특별대책반' 확대…신고포상금 최대 5억 원 검토

경기도는 이번 수사를 단순 단속이 아닌 정부 정책 기조를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실행하는 조치로 강조하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망국적 부동산투기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잡겠다"고 밝힌 가운데, 경기도가 선제 대응을 통해 지방정부 차원의 투기 근절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경기도는 김동연 지사의 지시에 따라 '부동산 수사 T/F'를 '부동산시장 교란특별대책반'으로 확대 개편하고 수사 인력도 추가 보강할 방침이다. 내부 제보 활성화를 위해 신고포상제와 자진신고 감면제(리니언시)도 추진한다.

경기도는 결정적 증거를 제공한 공익 신고자에게 최대 5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거래가격 허위 신고 행위에 대해서는 조사 시작 전 자진신고 시 과태료 전액 면제, 조사 이후 신고 시 50% 감면을 적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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