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쓰레기 ‘민간 의존’ 논란에…공공 소각장 신·증설 12년→8년 단축

노유지 2026. 2. 1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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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부, 수도권 소각장 27곳 확충 속도…최대 3년 6개월 단축
쓰레기 원천 감량에도 초점…님비 해소는 “지방정부 고유 사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노유지 기자

수도권 직매립 금지가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쓰레기 민간 위탁 처리량 증가로 지역 갈등 역시 연일 심화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서울·인천·경기 관내 공공 소각장 신·증설 기간을 기존 140개월에서 최대 98개월까지 단축하기로 했다. 공공시설 확충 속도를 높여 수도권 쓰레기 원정 소각 논란을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수도권 3개 시도와 논의해 공공 소각장 설치 기간을 단축하고, 전처리시설 보급 확대를 통해 생활폐기물 소각량을 감축할 수 있도록 행정·재정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을 비롯한 인천·경기 등 수도권은 올해 1월1일부터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21년 7월 법제화 이후 준비 기간이 있었지만, 공공 소각장 확충 사업 속도 지연에 따라 민간 위탁 처리량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기후부에 따르면 지난달 사이 서울에서 발생한 쓰레기 8만259톤 중 1만2038톤(15%)은 위탁 계약을 맺은 민간 업체가 처리했다.

수도권에서는 현재 27곳의 공공 소각장 확충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다만 기존 사업 속도로는 생활폐기물 처리를 민간에 의존하는 구조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게 기후부의 판단이다. 김 장관은 “공공 소각장 부족으로 일부 수도권 지자체의 쓰레기가 충청권에 유입되며 지역 갈등이 생기고 있다”며 이번 추진안이 마련된 배경을 설명했다.

기후부는 수도권 내 공공 소각장 확충 사업에 패스트 트랙을 적용해 준공 기간을 최대 3년 6개월 단축하기로 했다. 해당 시설 신·증설 사업 절차는 △사업 구성·입지 선정 △기본 계획·행정 절차 △기본설계·실시설계 △시설 공사 순으로 이뤄진다. 기후부는 동일 부지 내 증설 사업의 경우 주민지원협의체 의결로도 입지 선정이 가능하도록 개선해 소요 시간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기본 계획 단계에서는 소각시설 용량 산정 방식을 표준화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인구수, 쓰레기 발생량 등을 셈하는 방식을 통일해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검토 기관 간 혼선을 없애겠다는 방침이다. 또 시설 설계와 인허가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도록 해 행정 절차 소요 기간을 줄인다. 기획예산처, 행정안전부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해 지방 재정 투자 심사 등의 속도를 높이고 소각장에 대한 재정 지원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김 장관은 “전문가와 중앙·지방정부 공무원으로 구성된 공공 소각장 확충 지원단을 운영해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신속하게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소각량 원천 감축 방안도 마련됐다. 김 장관은 “종량제 봉투를 파봉해 보면 재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30~45%를 차지한다”며 “전처리시설 보급 확대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원천적으로 소각 총량을 줄이고 소각장을 둘러싼 지역 민원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처리시설은 종량제 봉투를 파봉·선별해 폐비닐 등 재활용 가능 자원을 회수하는 시설이다. 기후부는 향후 입법 과정을 거쳐 공공 소각장을 신·증설할 경우 공공 전처리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해당 내용을 담은 자원재활용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현재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또 오는 2030년까지 생활폐기물 발생량 8% 이상 감축을 목표로 분리배출 제고, 폐기물 둔갑 행위 단속 등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다만 공공 소각장을 둘러싼 님비(혐오시설 기피) 현상 해소에 대해서는 “지방정부의 고유한 사무”라며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중앙정부는 소각장 건립이 적극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재정·행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며 “개별 사안에 대해 말하긴 어렵지만 ‘우리 지역에 소각장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주민들의 불편함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지역이든 소각장을 유치하고자 하는 주민은 없는 만큼, 시도별로 적정지를 선정해 사업을 추진하되 주민들의 피해에 대한 지원을 추가하며 공공이 처리해야 할 여러 가지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또 쓰레기 감축 방안을 언급하며 “3개 시도뿐 아니라 2030년까지 전국적으로 직매립 금지가 시행되는 과정에서 원천적으로 소각 총량을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브리핑에 참석한 서울시 관계자는 “패스트 트랙을 통해 기존 자원회수시설 현대화 사업 진행에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절차적인 정당성과 의견을 모으는 과정 또한 중요하다. 그 과정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시는 강남·노원·마포·양천구에 총 4곳의 자원회수시설(소각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화 사업으로 노후 시설을 개선하고 처리 용량 또한 늘릴 계획이다.


노유지 기자 youjiro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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