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고백이 유행? "Z세대, 치부·결점 드러내는 데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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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1997∼2006년생) 사이에서 자신의 약점과 불완전함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취약성'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며 광고·마케팅 전략에도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완벽함을 강조하던 기존 브랜딩 방식에서 벗어나 오히려 결핍과 불안까지 공개하는 방식이 새로운 신뢰 구축 수단으로 주목받는 모습이다.
겉으로 드러난 성공과 완벽함보다 진솔한 감정과 약점을 공유하는 콘텐츠가 더 강한 공감을 얻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취약성은 새로운 소통 언어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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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완벽보다 불완전성에 더 가치"
Z세대(1997∼2006년생) 사이에서 자신의 약점과 불완전함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취약성'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며 광고·마케팅 전략에도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완벽함을 강조하던 기존 브랜딩 방식에서 벗어나 오히려 결핍과 불안까지 공개하는 방식이 새로운 신뢰 구축 수단으로 주목받는 모습이다.

12일 제일기획의 사고 리더십 기반 전략 인사이트 그룹 '요즘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마이너리티 리포트-취약할 권리'를 통해 '취약성(Vulnerability)'을 새로운 브랜드 마케팅 화두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Z세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자신의 불안과 결점을 숨기기보다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문화에 열광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우울, 불안, ADHD까지 여과 없이 공유
대표적인 사례로는 '멘탈 헬스 고백' 콘텐츠가 꼽힌다. 우울, 불안, ADHD 등 정신적 어려움까지 여과 없이 공유하는 이 콘텐츠는 틱톡에서 누적 조회 수 250억 회 이상을 기록하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개인의 약점을 숨기기보다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행위가 오히려 공감과 지지를 얻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일상 속 스트레스와 불편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크래싱 아웃(Crashing out)' 콘텐츠 역시 확산하고 있다. 사소한 상황에서 감정이 폭발하는 모습을 과장해 표현하는 영상들이 인기를 끌며 틱톡에서 60만 개 이상의 관련 해시태그가 생성됐다. 이는 감정을 통제하기보다 솔직하게 드러내는 태도가 하나의 놀이이자 소통 방식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이러한 흐름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Z세대의 성장 환경과 깊이 연결돼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적 불안과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성장한 이들에게 취약성은 예외가 아닌 '기본 상태'에 가깝다는 것이다. 자신의 결점을 숨기기보다 드러내는 것이 오히려 개성과 희소성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완벽보다 '불완전함'에 끌리는 이유
능동적 취약성이 확산한 배경으로는 기술 발전과 사회 변화에 대한 반작용이 지목됐다. 인공지능(AI) 등 기술의 발전으로 누구나 쉽게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오히려 인간적인 결함과 불완전함이 더 큰 가치로 평가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완벽함이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사람다운 모습'이 차별화 요소가 된다는 의미다.
기성세대의 성공 서사에 대한 반작용과 SNS 관계의 가벼움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겉으로 드러난 성공과 완벽함보다 진솔한 감정과 약점을 공유하는 콘텐츠가 더 강한 공감을 얻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취약성은 새로운 소통 언어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흐름은 개인을 넘어 기업과 브랜드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신념과 행동의 일관성을 강조하며 '진정성'을 호소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약점과 한계까지 드러내는 '취약성'이 더 강력한 차별화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브랜드가 가진 한계를 숨기기보다 이를 솔직하게 공개하고 개선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방식이 소비자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제시했다. 취약성을 부정적 요소가 아닌 가능성과 성장의 출발점으로 전환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박미리 제일기획 요즘연구소 소장은 "예측 불가능한 경영 환경에서 취약성을 선제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비즈니스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차별화 전략"이라며 "이는 브랜드의 상처까지 포용하는 '찐팬'과의 강력한 연대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시장의 판도를 뒤집어 우월적 지위를 선점하는 가장 능동적인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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