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이름 효과? 널 뛰는 '교육감 후보 여론조사'

윤근혁 2026. 2. 12. 11:5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같은 후보인데 지지율 6배 이상 편차..."선거법 따른 것" 대 "불합리한 선거법이 문제"

[윤근혁 기자]

 광주민주진보시민교육감공천위원회(아래 공천위)가 지난 11일 민주진보시민교육감 후보로 정성홍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장(오른쪽 세 번째)을 선출했다.
ⓒ 정성홍 페이스북
오는 6월 시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같은 후보인데도 고 노무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 경력 직함을 쓴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널뛰기 수치를 보여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고 있다. "인지도가 높지 않은 교육감 후보들의 특성상 공정한 여론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후보 직함 표기 방식에 대한 기준 개선이 필요하다"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 관련 경력 표기' 놓고 광주·서울 지역 후보들 논란

광주민주진보시민교육감공천위원회(아래 공천위)는 지난 11일 민주진보시민교육감 후보로 정성홍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장을 선출했다고 밝혔다. 시민공천단 온라인 투표 50%와 3차례에 걸친 일반 시민 여론조사 50%를 합친 결과다.

그런데 경선 과정에서 여론조사 직함 불균형 문제를 놓고 후보자 사이에 논란이 벌어졌다. 1차 조사에서 '노무현 대통령' 이름이 들어간 경력을 쓴 후보가 정성홍 후보를 10%p 이상 앞선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결국 3번째 여론조사는 직함 없이 이름만 표기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정성홍 후보가 1등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정성홍 후보는 <오마이뉴스>에 "선관위가 특정 정당 이름을 쓰지 못하게 하면서도 전직 대통령 이름이 들어간 경력 직함 활용은 허용해 여론조사도 이에 준해 진행되고 있다"라면서 "하지만 이런 선관위 기준은 모순이다. 여론조사 등에서 교육기관 관련 직함만 사용하도록 하거나 이번 공천위 3차 여론조사처럼 이름만 표기하는 방식이 더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같은 후보인데 직함 따라 지지도 15.1%·2.5%, 널뛰기
 11일 오전 11시, 서울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추진위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연 경선 후보자 합동 기자회견에 참여한 강신만(앞줄 왼쪽 두 번째), 한만중(왼쪽 세 번째), 강민정(왼쪽 다섯 번째), 김현철(왼쪽 여섯 번째) 후보.
ⓒ 윤근혁
광주와 비슷한 사례가 서울에서도 재현됐다. 한만중 출마 예상자의 경우가 그렇다.

12일 <노컷뉴스>는 '서울시교육감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한만중 출마 예상자에 대해 응답자 2.5%가 지지한다'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C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9~10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무선 자동응답(ARS) 조사를 벌인 결과다. 응답률은 5.0%, 표본오차는 ±3.1%p(95% 신뢰수준)다.

반면, 지난 10일 <스트레이트뉴스>는 '서울시교육감 적합도 조사 결과 한만중 출마 예상자가 15.1%를 차지했다'라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7~8일 서울시 거주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무선 ARS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다. 표본 수는 806명, 응답률은 5.7%이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다. <스트레이트뉴스>는 "보름 전 조사에서도 한만중이 14.2%였다"라고 보도했다.

비슷한 시기 두 언론사가 보도한 한만중 출마 예상자의 지지율 편차는 6배 이상이다. 이렇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한만중 출마 예상자의 직함을 <노컷뉴스> 조사는 '전 서울시교육감 비서실장'으로 했고, <스트레이트뉴스>는 '전 노무현 대통령직인수위 교육분과 자문위원'으로 썼다.

이런 결과에 대해 한만중 출마 예상자는 <오마이뉴스>에 "여론조사 기관이 사실에 입각해 직함을 선정해 사용한 결과이고 중앙선관위도 과거의 대통령 이름을 사용해도 무방한 것으로 판단해 왔다"라면서 "앞으로 여러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올 것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여론의 정확한 추이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경력 직함 사용은 여론조사 결과 등을 반영해 오는 4월 11일쯤까지 단일후보를 결정할 예정인 서울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추진위 경선 과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와 공직선거법 불합리...헌법소원 제기"

당장 강민정 예비후보 쪽이 "후보 경력 직함 기재가 불합리하다"라면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오는 24일쯤부터 중앙선관위 항의 1인 시위는 물론 헌법소원도 제기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강 후보 사무소의 현인철 수석대변인은 <오마이뉴스>에 "여론조사 기관이 특정 후보에 대해 전직 대통령 이름이 들어간 직함을 사용하는 것은 불합리한 공직선거법 때문"이라면서 "강민정 후보의 경우 4년간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활동 경력은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다른 후보의 경우 몇 달간의 특정 대통령 직함이 들어간 경력은 허용하는 형평성에 맞지 않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각 여론조사업체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