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둘러싼 LG家 상속 분쟁…1심 재판부, 구광모 손 들어줬다

고(故) 구본무 전 LG그룹 선대회장의 상속 재산을 둘러싼 오너 일가의 법정 다툼에서 1심 재판부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 구광현)는 이날 오전 구 선대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두 딸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가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회복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세 모녀가 소송에 나선 지 3년 만에 나온 1심 결론이다. 재판부는 “기존의 상속 재산 분할 합의서는 유효하게 작성된 것으로 보이고, 구광모 회장 측의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세 모녀는 구 선대회장이 별세(2018년)한 지 약 4년 만인 2023년 2월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구광모 회장과의 상속 협의 과정이 정확한 이해와 동의가 없는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어 “착오나 기망에 따른 합의는 효력이 없으며, 법정상속 비율(배우자 1.5, 자녀 각 1)에 따라 재산을 다시 나눠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반면 구 회장 측은 “구 선대회장이 생전 ‘다음 회장은 구광모 회장이 돼야 하며, 경영 재산을 모두 승계하겠다’는 취지의 뜻을 밝혔었다”며 “이에 따른 가족 간 합의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상속회복청구권 제척기간 3년 역시 이미 지났기 때문에 소송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1심 재판부는 구 회장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세 모녀의 위임을 받은 재무 관리팀 직원들이 직접 협의서에 날인을 했고, 이러한 사실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증언 내용에 비추어봐도 구 선대회장이 구 회장에게 ‘재산을 모두 승계하겠다’는 취지의 유지를 남겼고, 이와 관련된 메모까지 존재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구 선대회장이 남긴 재산은 ‘㈜LG’ 지분 11.28%를 포함해 약 2조원 규모다. 구광모 회장은 이 가운데 8.76%를 상속받아 현재 15%대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세 모녀는 ‘㈜LG’ 주식 일부(구연경 대표 2.01%, 구연수 씨 0.51%)와 금융투자상품·부동산·미술품 등을 포함해 약 5000억원 규모의 재산을 상속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대기업 임원은 “3년 넘게 이어진 소모적 소송은 이제 마무리돼야 한다”며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법적 분쟁까지 길어지면 기업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과거 한진ㆍ효성 사례처럼 가족 간 소송에서 패소한 뒤 지분을 정리하고 그룹을 떠난 전례도 있다”며 “전통적인 승계 인식 속에서 양자 승계가 이뤄진 데다, 명확한 유언장이 부재하면서 분쟁의 소지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김정재ㆍ김수민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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