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로 이자·배당받는 국민연금…점진적 환율 하락 기대되는 이유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국민연금이 해외자산 투자로 받게 되는 이자와 배당, 수익금 규모가 상당해 중장기 달러-원 환율 하락세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간 100억달러 이상의 달러 수요가 상쇄되므로 외환시장 '큰손' 국민연금의 달러 실수요가 기대 이하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 기준으로 보유한 해외주식 평가액은 549조9천790억원이다.
해외채권은 102조5천740억원 규모로 보유했으며, 상당 부분이 해외투자인 대체투자 평가액은 228조6천80억원이다.
이를 합산해 최근 환율로 환산하면 6천억달러 이상인데 이들 자산에서는 배당과 이자, 임대료 등이 발생한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2~3% 정도의 수익률만 적용해도 100억달러 이상의 수익이 나오므로 국민연금이 신규 투자를 위해 조달해야 하는 달러가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고 추정한다.
최근 국민연금은 올해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늘리는 대신 해외주식 목표비중을 낮춰 달러 수요를 줄였는데 추가로 수요가 감소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외환당국은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줄어드는 달러 수요를 200억달러 정도로 추산했으며, 씨티가 188억달러, 바클레이스는 15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당초 올해 국민연금의 달러 수요는 400억달러에서 500억달러 이상 규모로 예상됐는데 포트폴리오 조정뿐 아니라 이자, 배당까지 더해져 달러 수요가 급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씨티는 포트폴리오 조정을 반영한 올해 국민연금 달러 수요를 370억달러 수준으로 추산하면서 이자와 배당으로 170억달러를 충당해 실제 수요는 200억달러 정도일 것으로 봤다.
해당 자산들의 벤치마크 수익률을 적용해 산출한 수치로 주식은 2~3%, 채권은 3% 내외, 대체투자는 4~5% 정도의 수익률이 반영됐다.
당국에서도 정확한 이자 및 배당 규모와 실제 사용처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이렇게 들어오는 달러 중 일부가 신규 투자에 투입될 수 있으므로 달러 수요가 상쇄된다고 보고 있다.
일부 시장 참가자는 현재 1,400원 중반대에 머물고 있는 달러-원 환율이 점차 1,400원을 향해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면서 줄어든 국민연금의 달러 수요가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관측했다.
워낙 큰 규모의 달러 수요 주체이므로 국민연금이 달러를 덜 사는 것만으로도 환율 하락 흐름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부터 적극적으로 환 헤지에 나서고 있다.
전략적 환 헤지를 본격 가동했으며 태스크포스(TF)를 통해 헤지 판단을 내림으로써 발동 레벨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전술적 환 헤지 역시 지난해 10월과 11월 2개월 동안 28억달러 확대하며 헤지 포지션을 늘려가는 중이다.
또 외화 채권 발행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뉴프레임워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환 헤지 정책 전반을 점검하고 있어 달러-원 환율 하락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의 변화가 예상된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말 목표비중이 8%인 해외채권과 관련해서 상시 환 헤지가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민연금발 수급 부담 감소에도 연초 내국인 해외 주식 투자가 이어지고 있고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 규모가 커 달러 수요가 쉽게 꺾이지는 않는 분위기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내국인은 지난 1월 미국 주식을 50억달러 순매수했고, 2월 들어서도 30억달러 넘게 순매수했다.
지난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1천500억원어치 순매수하는 데 그쳤고, 2월에는 9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내국인과 외국인의 주식 자금이 달러로 향하는 것으로 이는 달러-원 환율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국민연금이 올해 신규 달러 수요를 가능한 없애는 방향인 것 같다"면서도 "최근 개인이 국민연금 공백을 메울 만큼 달러를 사들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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